한국관광공사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맞아 숙박쿠폰으로 국내 관광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형 숙박 플랫폼에 숙박쿠폰의 혜택이 집중될 것이라는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관광공사 관광업계 살리기 팔걷어, 대형 숙박플랫폼 혜택 논란은 여전

▲ 한국관광공사 로고.


8일 숙박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숙박대전 전국편 1부’의 시작에 따라 9일 오전 10시부터 1인 1회 한정, 선착순으로 전국 숙박쿠폰을 발급한다.

이번 숙박쿠폰은 숙박비 7만 원 이하일 때 적용되는 2만 원권, 숙박비 7만 원 이상일 때 적용되는 3만 원권 두 종류 할인권으로 발급되며 물량은 130만 장, 이용기간은 9일부터 올해 12월23일까지다.

숙박쿠폰 발급은 지난해 8월, 11월에도 시도됐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잠시 중단됐다가 1년 만에 위드 코로나 시작에 맞춰 재개된 것이다.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의 침체를 회복하기 위함인 만큼 이번 숙박쿠폰의 예산규모는 지난해보다 200억 원 늘어난 565억 원에 이른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숙박쿠폰 등 소비쿠폰 발행 재개를 놓고 “국민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문화활동이 회복되고 소비가 진작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문화, 체육, 관광 현장이 활력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숙박업계 일각에서는 숙박쿠폰이 온라인을 통해 공급되는 만큼 결국 야놀자, 여기어때 등 대형 숙박 플랫폼기업에 상대적으로 크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놓고 볼멘 소리도 나온다.

숙박쿠폰 발행에 따른 대형 숙박 플랫폼의 수혜는 지난해에도 나왔던 지적이지만 여전히 공급방식을 온라인으로 한정하면서 같은 지적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법 숙박업소에서의 사용 가능성, 숙박업자들의 가격조정 등 결제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고려하면 숙박쿠폰을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는 어려운 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광공사와 문체부는 대형 숙박 플랫폼 관련 논란과 관련해 올해는 상당히 신경을 썼다.

올해는 숙박쿠폰 관련 비용은 전액 정부 예산으로 부담한다.

지난해에 발급된 숙박쿠폰 관련 비용은 일부를 숙박업계에 부담하도록 하면서 플랫폼 사업자와 숙박업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숙박쿠폰의 발급 및 사용처를 대폭 확대한 점도 숙박쿠폰에 따른 혜택을 관광업계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올해 숙박쿠폰 발급 채널에 원픽, 꿀스테이 등 ‘착한 수수료’를 내세운 신생 및 소형 숙박 플랫폼도 포함됐고 참여하는 온라인 여행사는 47곳, 숙박시설은 2만8천여 곳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ESG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숙박대전’인 만큼 중소여행사 판촉 지원을 위한 중소전문관의 별도 운영 등 친환경, 상생,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모션이 추진된다”고 말했다.

플랫폼 독과점과 관련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 등 지난해와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대형 숙박 플랫폼기업들도 상생과 관련된 움직임을 강화할 가능성도 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위드 코로나 시작을 앞두고 일상회복이 가장 빨리 진행될 곳으로 여행업을 꼽고 숙박 플랫폼의 ‘뒷광고’ 의혹을 조사하는 등 여행업계에 칼날을 겨누는 태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뒷광고는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고 콘텐츠를 제작했으나 유료광고임을 표기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0월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책소통 간담회에서 “숙박 플랫폼이 광고사실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은 행위를 조사하고 있고 이를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확산 때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것처럼 일상회복 시기에 발생할 과도기적 병목 현상에도 적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 대형 숙박 플랫폼인 야놀자는 11월 들어 여행, 숙박업계와 상생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및 관광기업 육성을 위한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는 등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추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는 3일 상생 투자방안을 밝히며 “야놀자는 여행, 숙박업계와 더욱 폭넓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방안을 꾸준히 확대하는 등 ESG경영을 적극 실천하겠다”며 “적극적 민관협력과 투자지원을 통해 한국 여행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는 등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