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최신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메이트X’가 디스플레이 관련 품질 논란에 휘말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BOE 등 경쟁기업을 뿌리치고 폴더블폰 제조기업들의 수요를 확보해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기회를 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 화웨이 메이트X 논란에 접는 디스플레이 경쟁력 확인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메이트X의 디스플레이 결함은 BOE와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격차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메이트X는 BOE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최근 일부 중국 이용자는 사용 과정에서 디스플레이의 접히는 부분이 검게 변하며 조작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 채택된 삼성전자 ‘갤럭시폴드’가 9월 정식으로 출시된 뒤 이렇다 할 결함을 지적받지 않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현재 갤럭시폴드는 화면 중앙에 희미한 주름이 잡히는 점을 제외하면 올해 초 제기됐던 내구성 논란에서 거의 벗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품질 차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접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현재 메이트X는 아웃폴딩(밖으로 접는 방식)을, 갤럭시폴드는 인폴딩(안으로 접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인폴딩은 아웃폴딩과 비교해 접는 부분의 곡률(구부러지는 정도)이 훨씬 높아 견고한 내구성과 디스플레이 기능을 함께 갖추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방식이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낮은 방식을 채택했는데도 충분한 내구성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품질 우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폴더블폰용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상당 기간 독점적 지위를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국제 폴더블폰시장은 삼성전자가 대부분 선점한 가운데 화웨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폴더블폰용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점유율도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BOE, 대만 AUO 등 후발주자들이 디스플레이 투자를 늘리면서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을 시도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메이트X와 최근 공개된 모토로라 ‘레이저’ 등 갤럭시폴드에 뒤를 이은 폴더블폰들은 BOE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하지만 메이트X가 내구성 논란에 부딪힌 이상 애플, 샤오미, 샤프 등 차세대 폴더블폰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BOE 대신 삼성디스플레이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게 되는 폴더블폰의 특성상 디스플레이의 품질이 제품 자체의 신뢰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품질 논란이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삼성디스플레이에 더 큰 호재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세계 전체 수요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거대한 시장의 소비자들이 삼성디스플레이 경쟁기업인 BOE 제품에 부정적 인상을 품게 될 수도 있자는 점은 바꿔 말하면 삼성디스플레이에 큰 기회의 문이 열린다는 뜻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보다 브랜드 및 제품의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11월 중국에서 1주일 간격으로 갤럭시폴드와 메이트X를 각각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판매를 시작한 직후 매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