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 진입에 성공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기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LG화학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와 중국 자동차회사에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원통형 배터리와 파우치형 배터리를 모두 공급하게 돼 배터리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LG화학, 테슬라 타고 중국 공략해 전기차배터리 점유율 늘릴 기회잡아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28일 LG화학에 따르면 원통형 배터리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중국 난징 공장 증설이 2020년 안에 마무리된다. 

LG화학이 원통형 배터리공장 증설에 나선 것을 두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회사인 테슬라에 공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3일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전기차브랜드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전기차 대량 생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와 ‘모델Y’ 등 전기차 주력모델에 LG화학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외신보도를 두고 “테슬라 등 고객사와 관련한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LG화학은 원통형 배터리사업 등을 지금까지 잘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관련 경쟁력을 지속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보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완공시점과 LG화학의 공장 증설 완료시기가 겹치고 두 공장이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그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외신보도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LG화학이 테슬라의 중국 공장에 연 13.6GWh의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이 2018년 세계에 공급한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은 모두 7.4GWh 수준이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 중국 진입과 함께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물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G화학이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 다른 고객사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은 기술력의 보증수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파우치형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이미 중국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LG화학은 6월 중국 완성차업체인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는데 당시 지리자동차는 합작법인의 설립 배경을 LG화학의 고품질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의 기술력이 고성능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중국 완성차회사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보조금정책 일몰로 중국 배터리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점, LG화학이 공급을 시작하기에 앞서 테슬라에 독점으로 공급하던 곳이 비중국시장 1위 사업자인 파나소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LG화학의 글로벌 점유율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LG화학은 중국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10.8%를 차지하고 있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수주잔고는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56%를 차지하는 최대시장으로 전기차 LG화학이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중국 공략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싣지 못했음에도 중국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2018년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짓기 위해 2조1천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2020년까지 1공장과 소형 배터리공장 증설에 각각 6천억 원씩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는 우위에 있는 기술력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니켈 배터리(니켈 함량이 높은 고성능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면에서는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회사가 중국 배터리회사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17년 말부터 NCM811 제조기술을 보유했으며 2018년 NCM811(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1:1) 양극재를 적용한 소형 원통형배터리를 전기버스용으로 공급하는 등 중국 배터리회사들보다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중국 배터리회사 CATL와 BYD가 주로 생산하는 배터리는 NCM523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며 제조하기도 어려워진다. CATL는 올해 들어서야 NCM811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