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 자체사업 확대에 분주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10월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로보월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협동 로봇과 다관절 소형 로봇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동안 대형 및 중형 로봇이 주력이었는데 소형 로봇으로 제품 라인업을 넓혔다. 협동 로봇인 ‘YL012’ 모델은 2019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을 가늠해 후속 제품 출시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산업용 로봇 수요가 높은 중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9월 말 중국 로봇업체인 '하궁즈넝'과 산업용 로봇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합자회사를 통해 2019년 상반기까지 산업용 로봇을 연간 최대 2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를 짓고 중국 다른 지역이나 개발도상국으로도 수출 확대를 노린다.
2018년 5월에는 네이버 기술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서비스 로봇의 개발 및 생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이런 움직임은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코스피 입성을 앞두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사업을 하는 사업형 지주사지만 사실상 매출 대부분을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에 기대고 있다. 2018년 2분기 기준으로 이 회사 매출의 77.4%를 현대오일뱅크가 벌어들였다. 자체사업인 로봇사업은 글로벌 제조용 로봇시장에서 점유율 6위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현대오일뱅크가 상장하고 나면 투자자들이 굳이 현대중공업지주 주식을 살 이유가 없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에 직접 투자하면 된다는 것이다. 간접투자 효과가 사라지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현금 흐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91.1% 차지하고 있는데 상장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가 구주매출 비중을 어느 정도로 결정하는지에 따라 향후 배당수익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1분기에 영업이익 3280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3100억 원가량이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권오갑은 수년 동안 별러오던 지주사체제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018년 8월2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하는 안을 의결했다.
당초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분할 및 합병을 거치면 현대중공업 아래에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나란히 자회사로 들어가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손회사였던 현대미포조선이 손자회사로 위치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100%일 때는 예외) 분할합병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을 매입하기로 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합병 뒤에는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자회사로 직접 지배하며 중간 조선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주주와 투자자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사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 안정적 지주사체제 구축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현대중공업그룹 신규 수주 회복
현대중공업그룹의 신규 수주는 2016년 바닥을 쳤다가 2017년부터 회복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는 선박 수주 영업을 그룹 단위로 진행한 뒤 선사의 요청 등을 고려해 각 선박이 건조될 조선사를 결정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는 2018년 10월1일까지 선박 129척, 104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상선부문의 연간 수주목표인 132억 달러의 79%를 채웠다.
수주한 선박을 선종별로 보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6척,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12척, 에탄운반선 3척, 컨테이너선 47척, 유조선 47척 등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상선부문에서 2013년 200척, 139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린 뒤 5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2017년 같은 기간 103척, 62억 달러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 기준으로 60%나 높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 10월 해양플랜트를 4년여 만에 수주하면서 해양부문에서도 수주 가뭄을 이겨냈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석유개발회사인 엘로그 익스플로레이션으로부터 4억5천만 달러(5천억 원) 규모의 '킹스 키(King's Quay) 프로젝트'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추진 중인 원유 개발사업을 위해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1년여 동안 설계 작업을 거쳐 이르면 2019년 8월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낸 것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나스르(NASR) 원유 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7개월 만이다.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 구원투수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이 조선업황 악화로 위기에 빠진 2014년에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권오갑은 인력 감축을 포함한 현대중공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끌면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현대중공업 직원 수는 2014년 말 기준 2만8291명에서 2016년 9월 말 기준 2만3749명으로 4500명 이상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2월 사무직 직원 150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조선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2016년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 희망퇴직도 추진했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3사 임원 260여 명에게 일괄사표 제출도 요구했다.
2015년 11월에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현대중공업그룹 전 계열사 임원의 급여 전부 또는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낸 직원에게 최대 1억 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하는 등 포상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권오갑은 2016년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오갑의 승진과 함께 강환구 당시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대표이사가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시 권오갑이 사업재편과 미래전략, 대외업무 등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할에 집중하고 강환구 사장은 생산과 설계, 안전 등 울산 본사의 내부경영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갑의 승진을 놓고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권오갑의 승진이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에서 장남인 정기선 전무로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울산현대호랑이 축구행정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축구행정을 도맡았다.
권오갑은 2004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단장을 맡은 뒤 2007년에는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대표이사가 됐으며 2009년에는 프로측구 울산현대축구단,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축구단 등을 관리하는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도 맡았다.
2013년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총재로 추대됐다.
권오갑은 2017년 2월에 열린 프로축구연맹 임시 총회에서 새로운 총재후보가 나오지 않자 새 총재에 다시 선출돼 총재를 연임하고 있다. 권오갑의 프로축구연맹 총재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