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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차세대장비 도입 앞당겨 메모리반도체 주도권 쥔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7-30 13: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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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에 차세대 반도체공정인 EUV(극자외선)장비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기술력 차별화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도체공장 증설 효과로 생산 규모에서 앞서나갈 것으로 예상되자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등 고부가 반도체에 역량을 더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차세대장비 도입 앞당겨 메모리반도체 주도권 쥔다
▲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30일 "SK하이닉스의 M16공장은 빠르면 2021년 하반기부터 가동이 예정됐다"며 "2020년 말부터 장비 반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약 3조5천억 원을 들여 경기 이천시에 M16 반도체공장을 증설한다고 27일 발표했다. EUV장비 도입이 예정돼 있어 초기 투자금액이 다른 공장보다 높게 책정됐다.

EUV장비는 반도체 원판에 회로를 인쇄하는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차세대 장비로 기존 미세공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반도체 성능과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경기 화성시에 6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EUV 전용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공장을 짓고 있지만 메모리반도체에 EUV 활용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까지 EUV장비 도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아직 EUV장비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아 메모리반도체와 같이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도체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기업의 한 관계자는 "아직 EUV장비의 생산성이 메모리반도체업계의 요구에 충족하기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며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해야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EUV 도입 계획을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앞으로 반도체사업에서 기술력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데 더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UV장비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이 독점하고 있어 1대 가격이 최대 2천억~3천억 원 대에 이른다. 최근 시스템반도체기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장비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SK하이닉스는 EUV장비 특성상 넓은 공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M16공장 투자 규모를 늘렸고 장비 반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투자금액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어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업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EUV장비 조기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평택 반도체공장에 추가 장비를 반입해 증설 투자를 벌인 뒤 30조 원 이상을 들이는 평택 제2 반도체공장 증설 계획도 이른 시일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평택 2공장의 가동 시기는 SK하이닉스의 M16공장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생산 규모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더욱 불리해질 수도 있다.

EUV장비의 생산성 한계도 고려하면 SK하이닉스가 M16공장에서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보다 그래픽D램과 HBM D램 등 차세대 반도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D램과 HBM규격 D램은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인공지능, 자율주행 반도체 등 차세대 산업분야에 주로 공급되는 반도체로 가격보다 성능과 기술력이 훨씬 중요한 경쟁요소다.

삼성전자는 최신 규격인 GDDR6 그래픽 D램의 성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앞선 10나노대 미세공정을 적용했고 SK하이닉스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10나노대 그래픽D램을 개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차세대장비 도입 앞당겨 메모리반도체 주도권 쥔다
▲ ASML의 반도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에 EUV공정 기반의 앞선 미세공정을 활용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높은 성능을 구현한다면 고객사의 물량 수주에 훨씬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확보한 EUV장비 물량은 당분간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 모두 활용될 수밖에 없다.

미국 마이크론도 최근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을 통해 "아직 EUV를 메모리분야에 도입하기는 시기상조"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런 점에서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시장을 확실히 선점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와 인텔, AMD 등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반도체 선두기업에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공장이 완공되는 시기에 충분히 EUV를 메모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차세대 메모리분야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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