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임기, 악화된 시장상황 대응에 몰두
원기찬은 세 번째 임기를 수행하면서 지난 임기에도 숙제였던 ‘만년 2위’ 삼성카드의 선두 등극을 추진하고 있다. 카드시장의 규제 강화 기조에 대응해 수익원을 계속 찾아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2017년 4월 서울대학교와 손잡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홍채 인증 등의 사용범위를 넓히고 자동차 할부금융인 ‘다이렉트 오토’사업도 강화했다.
2017년 8월 우대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가맹점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삼성카드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빅데이터 관련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대응했다.
2017년 11월 ‘삼성카드 렌탈’ 사이트를 열어 렌탈시장에 진출했다. 2017년 12월에는 온라인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신차에서 중고차로 확대했다.
삼성카드는 2017년에 연결기준 순이익 3867억 원을 올렸는데 2016년보다 10.7% 증가했다. 카드 취급고가 늘고 시장 점유율도 상승하면서 규제 강화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1월 경영 추진 방향으로 회원 기반 강화, 차별화된 개인화 마케팅,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연계, 생각의 틀을 깨고 도전하는 조직문화 구축, 사회적 가치 창출 등을 제시했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CEO들이 2018년 2월 대거 교체됐을 때 원기찬은 자리를 지켰다. 60대 CEO들이 교체된 것과 달리 원기찬은 1960년 생으로 50대여서 당시 삼성그룹의 세대교체 열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웠고 삼성카드의 2017년 실적도 좋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월 삼성카드의 빅데이터를 중소가맹점에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상생 경영’을 강조했다. 2018년 6월 간편송금회사 ‘토스’와 제휴해 전용 카드상품을 내놓고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원스톱 카드 발급체계’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금융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2018년 1분기에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으로 점유율 20% 고지를 눈앞에 두면서 선두 신한카드와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2018년 1분기 순이익이 2017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어들면서 규제 강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 ▲ 삼성카드의 2012~2017년 실적 그래프. |
△삼성카드 수익성 강화에 힘써 또 다시 연임
원기찬은 두 번째 임기 내내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새 수익원을 찾는 데에 힘썼다.
삼성카드는 2016년 한국 SC제일은행과 손잡고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개발을 시작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클럽’에 참여하고 삼성페이 전용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 모집채널을 확보하면서 순이익도 늘었다. 카드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신규 회원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삼성카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대표적 사례로 신용카드 모집과 발급절차의 디지털화가 꼽힌다.
신용카드 모집인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해 전면적 ‘페이퍼리스 업무’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른 카드사들보다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4월 카드업계 최초로 카드 발급 업무를 ‘24시간 365일’ 체제로 바꿔 카드 신청과 동시에 발급 심사를 실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심사가 통과되면 모바일카드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고객의 만족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회원 맞춤형 서비스인 ‘링크(Link)’를 업계 최초로 내놓는 등 삼성전자의 '디지털 DNA'를 삼성카드에 심는다는 목표로 업무의 디지털화를 빠르게 진행했다.
2016년 4월 업계 최초로 아파트 관리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전자고지 결제업에 진출했다. 그해 7월 온라인·모바일 다이렉트 오토 서비스를 내놓고 자동차할부금융을 시작했다.
2016년 9월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상반기 경영성적을 점수로 환산할 결과 원기찬이 52.5점으로 카드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7년 1월 임기를 마쳤지만 박영수 특별검사가 삼성그룹을 겨냥해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가 늦춰졌다. 그 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로 경영을 꾸려가기로 결정했다.
원기찬은 2017년 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안정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 ▲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17년 7월4일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삼성카드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카드> |
△삼성카드 디지털화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맡아 삼성전자의 DNA를 삼성카드에 접목시켜 삼성카드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을 때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핵심인력 확보와 조직문화 개선을 선도한 점을 높이 사 그를 삼성카드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삼성카드가 전년보다 140% 증가한 순이익 6560억 원을 내면서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취임 뒤 ‘숫자카드’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면서 신용카드 구매실적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카드는 2015년 4월 금감원으로부터 민원 발생 평가 3년 연속 1등급 달성을 기념으로 ‘금융 소비자 보호 우수 금융회사’ 표창을 받았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 12월에 첫 연임이 결정됐다.
삼성전자에서 쌓은 IT산업 이해도를 카드업계에 잘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페이와 빅데이터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삼았는데 “카드회사는 빅데이터를 분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원기찬은 모바일 간편결제 플랫폼인 ‘삼성페이’로 삼성카드가 수혜를 보게 되면서 핀테크 열풍 속에서도 삼성카드를 뒤처지지 않게 만들었다.
카드업계에서 최초로 ARS 인증을 대체 인증수단으로 도입하는 등 앞선 행보를 보였다.
삼성카드가 은행계 카드나 다른 기업계 카드사처럼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시장)이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강화에 초점을 맞춰 취임 전 출시된 ‘숫자카드’의 발급 수와 이용실적을 크게 늘렸다. 또 삼성화재, 삼성생명과 제휴를 강화해 삼성카드의 실적을 늘렸다.
△인사 전문가에서 금융회사 CEO로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지만 원기찬이 금융회사 경력이 없고 제조업체 출신 인사가 금융회사 CEO가 되는 일이 드물어 파격적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이인용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은 인사를 발표하면서 “실적에 따른 성과주의 인사를 구현한 것”이라며 “원기찬은 삼성전자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삼성카드에 접목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기찬이 삼성전자에서 28년 동안 인사통으로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삼성그룹이 카드업계 2위권 회사인 삼성카드에 삼성전자의 ‘1등 DNA’를 심기 위해 그를 사장으로 선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인사 전문가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28년 동안 북미, DM 경영지원실 인사총괄 등을 맡으며 21만 명 수준의 삼성전자 직원 인사를 관리한 베테랑 인사 전문가다.
국내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데 기여했고 창조적으로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노사 관계를 안정시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받았다.
1984년 삼성그룹에 들어갔을 때 삼성물산과 해외영업팀을 바랐지만 삼성전자에 입사해 인사팀에 배치를 받았다. 인사팀에 입사한 지 2년 만에 통계학 지식을 활용해 기획한 ‘승진제도 개선안’이 채택되는 등 빠르게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핵심인력 확보와 인력의 체계적 양성에 기여했다. 삼성전자의 자율출근제 도입과 스마트워크 활동 등에도 관여했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경영지원팀에 있던 시절 삼성전자의 미국 인재 채용을 관리했다. 특히 미국 대학교의 MBA 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천재급 인재’를 찾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경영임원으로 승진한 뒤에 마이스터고 학생 우선 채용과 장애인 대학생 인턴십 실시,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인사 업무를 총괄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인사 전문가로서 여성인력 채용을 늘리는 데도 관심을 보였다. 2012년 4월1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지역 전문가 출신 임직원과 연 오찬에서 당시 25% 수준이었던 삼성그룹 지역 전문가 여성인력을 30%까지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2012년 11월 ‘삼성전자 외국인 임직원 부인회’를 창단해 가족들의 적응을 돕기로 하는 등 외국인 인재의 채용과 정착에도 신경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