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상장 뒤 미국 바이오기업 투자로 눈 돌린다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6-26 13: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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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대표이사가 SV인베스트먼트 상장을 발판으로 미국으로 투자 영토를 넓힌다. 

SV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중국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는데 최근 미국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상장 뒤 미국 바이오기업 투자로 눈 돌린다
▲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SV인베스트먼트는 21일부터 이틀 동안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가 7천 원으로 확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희망 공모가 범위(5600~6300원)를 훌쩍 넘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창업투자 전문기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기업 창업을 위한 펀드 결성을 늘리면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SV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철학 등에 기반한 성공사례를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했다”며 “참여기관 대부부은 희망 공모가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을 제시했지만 시장과 신뢰 형성을 감안해 합리적 범위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7월6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상장자금은 우선적으로 미국 현지 벤처캐피탈(VC)인 켄싱턴캐피탈벤쳐스와 추진 중인 1억 달러 규모의 공동운용(CO-GP) 펀드를 결성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이 펀드 자금은 미국 바이오제약회사들에 투자된다.

SV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바이오제약산업을 중심으로 중국에 집중해왔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중국 헬스케어업종에 특화된 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만들고 3년 동안 주로 중국 진출과 관련된 펀드를 꾸렸다. 

올해 중국에서 2호 펀드를 조성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이제 미국에 손을 뻗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헬스케어시장인 만큼 글로벌기업으로 클 만한 바이오제약회사를 발굴하려면 미국 네트워크를 키워야 한다. 

박 대표는 “회사가 많이 성장했지만 대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공개로 자본금을 유치하기 위해 상장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대형 벤처캐피탈로 도약한 운용사의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운용자산(AUM) 기준으로 국내 벤처캐피탈(VC) 120여 곳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2006년 설립됐는데 꼭 12년 만이다. 

상위 9개 벤처캐피탈의 평균 업력이 29년인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눈에 띄게 가파르다. 짧은 업력에도 급격히 성장한 배경에는 박 대표의 투자철학이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표는 기업공개분야의 전문가로 잘 알려졌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테인먼트를 일찌감치 알아본 안목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우리 회사의 투자철학은 기업에 필요한 전략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자주 말한다. 회사이름에 있는 SV 역시 전략적 가치(Strategic Value)를 뜻한다. 

이런 철학에 바탕해 크게 세 가지 투자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투자한 기업에서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직접 도움을 주면서 기업가치를 적극 끌어올리는 '리딩(선진국형) 투자', 산업의 트렌트 변화를 예측하고 중점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트렌드 선제 투자', 잠재적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국내 안팎의 기업에 투자하는 '크로스보더 투자' 전략이다. 

특히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SV인베스트먼트는 2011년부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데뷔 시점인 2013년보다 2년 앞선 것이다. 음반 유통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던 임원의 경험을 살려 해외 네크워크 연결 등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박 대표의 안목은 적중했다. 7년 만인 올해 4월 SV인베스트먼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보유 지분을 넷마블에 모두 팔아 1080억 원을 받았다. 27배가 넘는 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처음 30억 원을 단독으로 투자했고 이후 이 회사의 걸그룹 ‘글램’이 실패로 끝났지만 2차 투자를 밀어붙였다”며 “뛰어난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대표이사의 전략을 신뢰한 결과”라고 말했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말고도 엠플러스와 에스디생명공학 등에 투자해 각각 7.1배와 3.5배의 수익을 올렸다”며 “모두 3가지 투자전략을 고루 적용해 거둔 성과”라고 말했다. 엠플러스가 상장할 때 보유지분의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처분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 선진국형 벤처캐피탈처럼 투자뿐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종합적 자문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실제로 기존에는 기업공개와 인수합병 자문을 집중적으로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해외진출 등에 관해서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한 회사들에게 재무전문가 등 인력도 소개해 준다.

그는 “SV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여러 펀드의 청산이 예정돼 있어 급성장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기업공개를 계기로 글로벌펀드 결성을 확대해 성장세를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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