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신창재는 왜 우리은행을 향해 교보증권 매각 꺼냈을까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6-13 16: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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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대산문화재단>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은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교보증권의 지분 매각카드를 왜 갑작스럽게 꺼내들었을까?

교보생명 상장을 요구하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를 교보증권 지분 매각대금으로 달래려는 선택이라는 시각과 교보생명그룹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꿈을 접은 것이라는 분석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신 회장이 교보생명그룹과 우리은행의 협업기회를 엿보기 위해 교보증권을 중간다리로 삼는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신창재, 내실 탄탄한 교보증권 지분매각 왜 검토하나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매각을 ‘통상적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부인하지 않은 채 우리은행을 인수후보로 내비치면서 교보증권 매각설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교보증권 인수에 선을 그었다.

우리은행이 인수 가능성을 부인한 데다 교보증권이 안정적으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지분매각을 공개적으로 외부에 알린 이유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3월 말 기준으로 교보증권 지분 51.63%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밖에 교보증권이 3.04%, 우리사주조합 0.17%,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0.08% 등을 보유하고 있고 소액주주들이 41.32%를 들고 있다.

교보증권은 1949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대한증권의 후신으로 1994년 교보생명이 인수해 이름을 바꿨다. 올해 창립 69주년을 맞아 ‘최초의 증권사에서 최고의 증권사로 거듭나자’는 목표를 세웠다.

안정적 실적 성장세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내실도 탄탄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733억 원을 내 2016년보다 17.7% 늘어났다. 회사가 설립된 뒤 2015년(789억 원)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 규모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9.4%로 업계 상위권에 올랐고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에서도 운용자산 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교보생명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나쁘지 않다.

자산과 자본규모 모두 교보생명에 이어 교보증권이 그룹내 두 번째인 데다 KCA손해사정과 교보데이터센터, 교보정보통신, 교보리얼코 등이 교보생명 의존도가 높은 것과 달리 독자적 수익을 내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계열사다.

교보증권은 2007년~2008년에도 교보생명의 자본 확충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매각설이 불거졌던 곳이지만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을 매각해야 할 정도로 자본을 확충할 필요성이 크게 높지 않다.

교보생명은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2017년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2018년에도 최대 10억 달러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 달래기인가 종합금융그룹 꿈 접은 것인가

신 회장이 교보증권 지분 매각 가능성을 꺼내든 이유로 크게 세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첫 번째는 교보생명의 상장을 압박하고 있는 재무적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선택 아니냐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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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생명 사옥.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지분을 매각한 대금을 재무적투자자들에게 특별배당해 교보생명 상장지연에 따른 재무적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분의 예상 매각대금이 2500억~3천억 원가량으로 그렇게 크지 않은 데다 중장기적으로 교보생명의 가치를 높여 목표 수익달성의 자금회수 방안을 원하는 재무적투자자들에게 ‘조삼모사’ 카드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신 회장이 교보생명그룹을 은행과 보험, 증권 등을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굽힌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신 회장은 교보그룹을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우기 위해 2012년 KB금융 지분인수건, 2013년 ING생명 인수 합병건, 2014년 우리은행 인수건, 2015년 K뱅크 컨소시엄 참여건 등에 문을 두드리며 은행업 등 신사업 진출 기회를 꾸준히 엿봤다.

그러나 핵심적 역할을 할 교보증권을 매각하기로 한다면 결국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생명보험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의사 출신인 신 회장은 리스크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성장을 선택하기 보다는 보험업의 본질인 안정성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짙은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생명보험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본업인 생명보험업에 집중하기로 경영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교보증권이 다른 계열사와 달리 교보생명과 사업적 시너지가 크지 않은 독립적 계열사라는 점은 이런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교보증권이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면서 유력한 후보자가 등장한 만큼 교보증권을 시장에 내놔 몸값을 저울질하고 있는 셈이다.

신창재, 교보생명그룹과 우리은행의 협업기회 엿보나

신 회장이 교보증권 지분매각을 계기로 비은행부문 강화를 원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협업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교보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증권 지분 51.63% 가운데 절반가량을 우리은행에게 넘겨 교보증권을 교보생명과 우리은행의 합작회사 형태로 만들고 공동운영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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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로고.

교보증권은 12일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에 문의한 결과 교보증권 지분의 지속 보유, 합작회사 추진 또는 지분 매각 등 교보증권의 발전방안으로 고려 가능한 사항 전반을 통상적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지난해 11월 은행 금융지주사가 아니어도 은행과 증권, 보험을 결합한 복합점포를 낼 수 있도록 허용해준 데다 최근 업권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만큼 교보증권을 중심으로 우리은행과 교보생명이 협업체계를 갖출 수도 있다.

게다가 우리은행과 교보생명은 서로에게 필요한 핵심 계열사들을 갖고 있는 만큼 교보증권을 매개로 두 그룹의 협력사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교보생명과 교보증권이 서로 협업체제를 갖추면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 계열사를 두루 갖추게 돼 다른 종합금융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다만 우리은행이 이런 방식에 관심을 보일지는 불확실하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그룹과 느슨한 협업체제를 구축하기보다는 직접 경영권 확보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지주회사 산하에 꾸리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은행보다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지분 매각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양새”라며 “교보증권 지분 매각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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