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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 북한 인프라사업 열리면 공급과잉 해소될까 희망 품어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8-05-13 04: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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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협력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시멘트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북한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면 시멘트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회사 주가도 이런 기대를 잘 보여준다. 남북 정상회담이 결정된 뒤 시멘트회사 주가는 모두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곳도 있다.
 
시멘트업계, 북한 인프라사업 열리면 공급과잉 해소될까 희망 품어
▲ 쌍용양회 동해공장.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현대시멘트 성신양회 등등 증시에 상장된 시멘트회사 6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11일 현재 이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6조6680억 원에 이른다

대북 특별사절단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3월6일 6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4조2188억 원이었는데 무려 2조2292억 원이 증가했다.

시맨트산업은 그동안 공급과잉의 상황에 놓여있었는데 남북 경제협력이 재기되면 이런 과잉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시멘트산업은 과거 건설경기가 호황이었던 시설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면서 성장해왔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건설경기는 내리막을 탔고 시멘트산업은 크게 위축됐다. 2015년부터 시멘트업계 인수합병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졌지만 주요 시멘트회사의 가동률은 60% 안팎에 그치는 등 공급과잉 상황은 여전하다.

북한과 경제협력은 시멘트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인프라 투자 개발사업 규모는 적게는 수십조 원에서 많게는 수백조 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토목사업에서 시멘트 비중이 총원가의 45%에 이를 정도로 크다. 시멘트산업에 수혜를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북한에서 3천만 톤의 시멘트 소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4월25일 “남북 경협을 통해 30조~35조 원의 신규 발주가 창출될 것”이라며 “북한 인프라 경제협력사업이 추진될 때 사용되는 시멘트 사용량은 3천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2017년 국내 인프라사업 규모는 13조 원인데 1114만 톤의 시멘트가 사용된 점을 근거로 북한에서 사용될 시멘트를 추산했다. 2017년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5570만 톤인데 북한에서 개발사업이 확대되면  최대 8천만 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북한의 시멘트공장은 모두 58개로 한국보다 많지만 규모가 작고 노후화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과거 경협 당시 건설사들은 자재를 모두 남한에서 조달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1979년 1400달러에서 1995년 1만 달러를 돌파하는 동안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은 422㎏에서 1223㎏으로 늘어났다. 

이 연구원은 “북한의 현재 1인당 GDP는 1333달러로 우리나라의 1979년 수준과 비슷하다”며 “약 20년 후 1만 달러 GDP를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20년 뒤 북한의 연간 시멘트 총 수요는 3천만 톤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시멘트회사 가운데 해안에 공장이 있는 곳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북한으로 시멘트 해상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경협사업 당시 건설사들은 북한의 육송 도로 인프라가 미비해 모두 해송을 이용했다”며 “시멘트 지원 등 대북사업에서도 우리 정부는 시멘트회사와 관급계약을 맺고 시멘트를 해송으로 운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북 경협사업이 시멘트산업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북한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면 가장 먼저 시멘트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시멘트는 북한 관련 이슈에서 직접적 수혜를 예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판매가격, 중국과 북한의 설비 상황 등의 이유를 들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으로 수출되는 중국 시멘트 가격은 ㎏당 7센트 수준으로 한국 국내 출하가격이 최근 5년 동안 19.7센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극명하다.

이 연구원은 “중국 시멘트 수출량은 최근 감소하긴 했지만 1700만 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수입하는 물량은 30만 톤 수준으로 연간 북한 생산량 700만 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중국의 가격 이점과 생산역량을 무시하긴 힘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북한 자체의 생산역량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식민지 시절 북한에 시멘트 생산설비가 집중적으로 배치됐고 이를 기반으로 1970~1980년에 지금의 시멘트공장 설립이 이뤄졌다. 북한 상원시멘트는 금강이라는 브랜드로 수출까지 진행했다.

북한 시멘트 생산설비는 연간 1202만 톤 수준인데 1998년을 저점으로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해 2016년 708만 톤까지 늘었다. 여기에 30만 톤가량 수입이 이뤄지고 있어 북한 자체 생산설비의 보수만으로도 단기적으로 수요에 대응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대형 시멘트 설비는 평안남도, 황해남북도 등 북한 기준으로 남부에 입지해 있다”며 “향후 복구와 신설 등의 수요대응에 북한 내 자체 생산거점이 주요 이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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