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세대교체 등 변화 주도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이어진 사장단 인사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등 만 60세 이상의 경영진이 대부분 일선에서 퇴진하고 젊은 경영진을 대표이사 등 요직에 앉히는 대규모 세대교체 인사를 실시했다.
2017년 초 삼성 미래전략실의 해체로 고위 임원들이 다수 삼성그룹을 떠난 데 이어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이 이어진 것이다. 당시 경영진 세대교체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던 이재용의 뜻이 반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은 이외에도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경영체제를 투명하게 바꿔내고 주주 환원도 강화하는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세계 선진기업과 같은 문화를 도입하겠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세운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2018년 3월 주주총회 이후부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역할을 분리하고 다양한 출신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또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이사회가 주주환원 강화를 위한 배당 확대 등 중장기대책을 세우도록 했고 삼성전자 주식에 소액주주 접근을 높이기 위해 주식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재벌기업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지배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비판을 받던 순환출자 해소에도 적극 나섰다.
삼성SDI가 공정위 명령에 따라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매각해 순환출자를 해소한 데 이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도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처분해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없앨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이 경영 투명성 강화를 약속한 뒤 이를 차례대로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10월 임시주주총회부터 삼성전자 입사 25년 만에 처음으로 등기이사에 올랐다.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은 회사의 여러 경영사항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며 회사의 주요 결정에 권한을 높이는 등 책임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다. 당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와 단종사태로 최대 위기에 놓였던 만큼 이재용이 주주 신뢰회복을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하만 인수합병으로 전장사업 새 성장동력 확보
이재용은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처음 인수합의를 발표한 지 약 4개월만에 하만 주주들의 동의와 각국 당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금액은 80억 달러(약 9조 원)으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사상 역대 최대규모다.
이재용은 미국 본사에서 하만 경영진과 직접 만난 뒤 인수협상을 담판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뒤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경영능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재임한 기간 전략적 대형 인수합병을 성공하는 등 경영역량을 발휘해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사업팀을 새로 출범하며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전장사업 특성상 완성차 고객사를 새로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삼성전자가 관련사업에 경험이 거의 없어 성과를 낼 지 부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세계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갖춘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하만은 전장사업뿐 아니라 음향 기술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뒤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제품에 하만의 음향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부품에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도 공급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매우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해외 기업과 협력 확대에도 힘쓰다가 5년 만인 2017년 4월 물러났다. 엑소르 측은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 사업 재편과 인수합병
이재용은 삼성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부터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14년 방산사업을 한화그룹에, 2015년 화학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이 대표적이다. 이후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프린팅사업과 해외업체 지분 등을 모두 매각하고 각 계열사의 조직 효율화를 추구하는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이 이어졌다. 2016년 말 삼성그룹의 전체 직원 수는 2015년 말보다 1만 명 가까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이전에도 꾸준히 대규모 인수합병을 이어왔다. 미국 신생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해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출시했고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와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의 지분 등을 사들였다. 인공지능업체 ‘비브’와 클라우드기업 ‘조이언트’, 메시지서비스기업 ‘뉴넷캐나다’ 등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폰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인수합병도 계속 이어갔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사자’와 삼성’팔자’로 나뉘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일각에서 나올 정도로 활발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이어졌다.
비주력사업을 매각한 뒤 전장사업과 바이오사업 등 삼성그룹이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신사업에서 성과가 본격화되면 이재용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경영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용은 2014년 11월 한화그룹에 석유화학 및 방산부분을 팔았다. 2015년 하반기에는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 ▲ 이재용 부회장이 2016년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증인선서하고 있다. <뉴시스> |
△통합 삼성물산 출범
2014년 말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따라 상장했다. 2015년 9월에는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데 대해 엘리엇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가 반대를 표명하면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와 표대결에서 승리하면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이재용은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 19.4%, 삼성전자 4.1%의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물산 지분도 16.54% 확보하게 됐다.
△경영 전면에 등장
이재용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2014년 10월 4년여 만에 공식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고 다음 달인 11월 삼성그룹 3급 신입사원 공채 시스템 개편안을 마련했다.
2014년 나델라 MS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호주 로이힐 최대주주 라인하트 회장, 조 케저 지멘스 회장, 맥 휘트먼 HP CEO, 제프리 이멜트 GE회장 등 글로벌 CEO들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중국 부총리, 베트남 최고지도자 응 웬푸쫑 당 서기장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만났다.
이재용은 경영을 총괄한 이래 삼성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을 줄곧 실시해왔다. 과거 삼성그룹이 상사, 제당, 모직의 3대축을 기반으로 했다면 이재용은 IT, 금융, 바이오 등 새로운 3대 축을 기반으로 그룹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e삼성 실패
삼성그룹이 2000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e삼성’은 이재용이 경영활동에 사실상 처음으로 참여한 사례로 꼽힌다.
e삼성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안과 전자결제 등 IT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로 이재용이 500억 원 정도 사재를 출연해 최대주주로 오르며 설립한 기업이다.
e삼성의 성공은 이재용의 경영승계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았지만 대규모 적자를 내다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정리해 실패로 남게 됐다. 이재용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때 e삼성의 실패는 빠지지 않고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