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의 시너지와 해외사업 강화 추진
전병조는 2017년 12월 연임에 성공한 뒤 기존에 맡고 있던 리서치 등을 윤경은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에게 넘기고 투자금융(IB)과 글로벌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KB증권은 2017년 12월 전병조가 관할하는 성장투자본부를 신설했다. 성장투자본부는 성장기업 투자를 늘리고 운용의 전문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기업금융4부와 중견기업금융부도 각각 신설해 중견기업 대상의 투자금융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2017년 11월 KB증권에서 인수했던 베트남 매리타임증권이 2018년 1월 KBSV로 이름을 바꿔 KB증권의 베트남 자회사로 출범하게 됐다.
전병조는 KBSV를 앞세워 베트남 증시에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하면서 장기적으로 투자금융과 자산관리사업 등도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베트남에 진출하는 국내 회사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자문하고 자금의 조달 주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컨설팅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전병조는 KB증권 홍콩법인이 현지에 진출한 KB국민은행과 협업해 시너지를 내면서 기업투자금융(CIB)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KB증권은 2017년 5월 홍콩 현지법인의 유상증자에 8천만 달러 규모로 참여했다. 9월에는 홍콩법인과 국민은행 홍콩지점의 사무공간을 통합해 기업투자 금융모델을 도입했다.
미국 뉴욕법인을 통해서도 주식 위탁매매와 상품 아웃소싱 외에 투자금융 기반으로 신사업을 추진해 전체 수익원을 늘릴 계획을 세웠다.
전병조는 장기적으로 KB국민은행이 진출한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함께 나가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 ▲ KB증권 2010~2017년 실적(2017년만 통합 KB증권 실적). |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연임
전병조는 KB증권 각자대표 사장으로서 투자금융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2017년 12월 윤경은 사장과 함께 연임했다.
2017년 하반기 들어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면서 ‘2기 체제’에 맞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들도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병조는 2017년 1월 KB증권 출범 당시 KB투자증권 사장으로서 현대증권 사장이었던 윤경은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뒤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에서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두 사장 가운데 한 명만 연임하거나 다른 KB금융그룹 내부인사가 KB증권의 단독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KB금융그룹의 색깔을 KB증권에 입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전병조는 기존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투자증권 사장이었기 때문에 윤경은 사장보다 연임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전병조 역시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인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전병조와 윤경은 사장이 2017년 내내 KB증권의 순이익 호조를 이끌어낸 만큼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두 사람 모두 연임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찮았다.
그 예상대로 전병조와 윤경은 사장은 KB금융지주 상시지배구조위원회가 결정한 2017년 12월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두 사람 모두 자리를 지켰다.
△KB증권 첫 사장의 성과와 아쉬움
전병조는 2017년 1월 KB증권이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했을 때 화학적 결합을 이유로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KB증권 각자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전병조는 이때 투자금융(IB)과 기업금융(홀세일)부문을 전담했다. 윤경은 사장은 이때 리테일(소매금융)과 자산관리, 세일즈앤트레이딩, 경영관리부문을 맡았다.
전병조는 2017년 1월2일 KB증권 출범식에서 “투자금융부문은 베스트 기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투자형 IB로 육성하겠다”며 “홀세일사업부문은 법인 대상으로 최고의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투자파트너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전병조는 KB투자증권 시절부터 강세를 보였던 채권자본시장(DCM, 기업의 채권 발행을 대행하거나 일부를 매입해 판매하는 업무)의 우위를 2017년에도 지키는 데 성공했다.
KB투자증권이 비교적 약세를 보였던 주식자본시장(ECM, 유상증자와 기업공개 등 주식과 관련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업무) 부문에서는 현대증권의 노하우를 살리고 본인도 영업 전선에 나선 끝에 현대상선의 유상증자 등 대규모 거래를 확보했다.
KB국민은행과 연계영업을 통해 2017년 6월30일 상장한 제일홀딩스의 기업공개(IPO)를 단독으로 주관하기도 했다. 이 기업공개는 공모 규모만 4천억 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이 하림그룹 계열사들의 주거래은행이었던 점을 감안해 하림그룹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의 기업공개를 KB증권에서 단독으로 주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KB증권의 복합점포를 통해서도 중소중견기업(SME)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투자금융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KB증권의 복합점포 대다수는 자산관리 위주이지만 은행의 기업금융과 증권의 투자금융 기능을 합친 기업투자금융 복합점포도 전국의 거점지역 9곳에 있다.
이에 힘입어 KB증권이 2017년에 순이익 2353억 원을 내면서 흑자전환했을 때 전병조가 맡은 기업금융부문에서도 영업이익 1264억 원을 낸 점이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이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25.27% 늘어난 것이다.
다만 KB증권은 2017년 7월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의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그해 내내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못했다.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행위를 위반해 기관경고 제재를 받았고 주가연계증권(ELS)의 리스크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기관주의 제재를 받은 점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데에 장애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KB증권은 2018년 1월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KB증권은 나중에 발행어음 인가를 다시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기는 불확실하다.
KB증권 관계자는 “2018년에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등 시장 상황이 바뀌어 발행어음의 사업성도 다시 검토하게 됐다”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어음 인가를 다시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왼쪽에서 세번째)과 맥쾅휘 KBSV 사장(왼쪽에서 네번째)이 2018년 1월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BSV 브랜드 출범행사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통합 작업
KB금융지주가 2015년 하반기에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때 KDB대우증권 출신으로 KB투자증권 사장을 맡고 있는 전병조가 주목받기도 했다.
KB금융지주는 2015년 12월 미래에셋증권에 밀려 KDB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했다. 그러나 2016년 4월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하면서 전병조의 거취도 주목됐다.
전병조는 2016년 5월27일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경영진이 모인 통합 워크숍을 통해 두 회사의 합병 작업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2016년 6월 출범한 통합추진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때부터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통합법인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병조와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 가운데 누가 될지를 놓고 말들이 오갔다.
2016년 11월 각자 열린 KB금융지주, 현대증권, KB투자증권 이사회에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 안건이 처리됐다. 그해 12월에 개별 회사들의 주주총회에서도 합병이 승인됐다.
이때 전병조는 KB증권의 초대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윤경은 사장과 함께 추천됐다. 두 사람은 1년 임기를 수행하면서 통합 KB증권의 기틀을 다지는 역할을 맡게 됐다.
전병조와 윤경은 사장이 임기를 1년만 보장받은 점을 놓고 KB금융그룹에서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두 사람의 경쟁구도를 세웠다는 해석도 나왔다.
2016년 12월 현대증권과 통합을 앞두고 KB투자증권 직원들 가운데 근속연수 3년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52명이 퇴직했다.
△KB투자증권 사장으로 성과 올려
전병조는 2013년 7월 당시 정회동 KB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통해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정회동 사장은 취임 일주일 만에 인사를 실시해 NH투자증권에서 같이 일했던 전병조를 데려왔다.
전병조는 2013년 8월 기준으로 KB투자증권의 기업금융본부, 투자금융(IB)팀, 미래전략실 등 부서 3곳을 총괄하게 됐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4년 12월 KB금융그룹 계열사 7곳의 사장을 교체했는데 전병조가 이때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전병조는 2015년 1월 취임하면서 증권사들의 인수합병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감안해 투자금융부문의 균형성장과 자산관리부문의 흑자기조 유지 등을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KB투자증권은 이전부터 채권자본시장(DCM, 기업의 채권 발행을 대행하거나 일부를 매입해 판매하는 업무)에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전병조는 이 분야의 우위를 굳히는 데에 주력했다.
자산관리부문에서는 KB국민은행과 손잡고 복합점포의 수를 늘려 은행 고객에게 증권 상품도 파는 시너지를 내는 데에 힘썼다.
KB투자증권 홍보팀을 ‘미디어센터’로 개편하고 고객을 위한 방송서비스를 모바일앱으로 내놓는 등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비롯한 리테일 관련 지원도 강화했다.
이에 힘입어 KB투자증권은 전병조의 취임 첫 해인 2015년 순이익 471억 원을 거뒀는데 2014년보다 83.88%, 2013년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2016년 1월에 자산관리 인력을 키우는 PB(개인자산관리)아카데미를 만드는 등 여러 부문에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에 힘썼다.
KB투자증권은 2016년 5월 기준으로 모든 지점에서 세전이익 기준으로 영업이익을 냈다. 국민은행과 함께 운영하는 복합점포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수재 관료, 증권업계로 자리를 옮겨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다니다가 졸업하기 1년 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재무부와 재정경제부 등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2006년 해양수산부로 자리를 옮겼다.
해양수산부 안전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100여 년 만에 한국이 선박안전법을 개정하는 데에 기여했다. 2006년 해양수산부가 중앙부처 최초로 ISO9001 인증서를 획득하는 데도 한몫을 했다.
2007년 2월 우리나라의 선박화재 방지기준이 국제기준으로 채택됐는데 당시 전병조는 "우리가 주도한 기준이 국제기준으로 채택된 것은 1962년 국제해사기구(IMO)에 가입한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에 위기 관리 평가제를 도입했고 해상운송 위험물 콜센터를 개설했다.
2008년 3월 해양수산부에서 기획재정부로 자리를 옮겼다가 그해 9월 공직을 떠나 NH농협증권(현 NH투자증권) IB(투자금융)부문 전무로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NH농협증권에서 일할 때 인력들의 업무영역을 허물고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추진했다. 특히 구조화금융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KDB대우증권 IB부문장 전무로 이직했고 2013년 1월 IB부문 대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투자금융분야의 명가로 알려진 KDB대우증권에서도 능력을 입증했지만 2013년 7월 KB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이 중도 사임했을 때 전병조는 한동안 박동영 전 KDB대우증권 부사장과 함께 KDB대우증권 대표이사 후보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