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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언론 "현대차그룹에게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고민거리"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8-04-06 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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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향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행동'이 현대차그룹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해외언론들이 바라보고 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현대차그룹이 압박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해외언론 "현대차그룹에게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고민거리"
▲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왼쪽)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면서 삼성을 흔들었던 것처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외국언론은 바라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폴 싱어 회장의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매우 공격적 행동주의 투자펀드인데 다른 미국계 투자펀드보다 광범위한 영향을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놓고 논쟁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미국 등 주요 완성차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도 다뤄졌다. 

블룸버그는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이미 중국과 미국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개입으로 또 다른 고민거리를 얻게 된 것”이라며 “폴 싱어 회장의 330억 달러 짜리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한국의 막강한 재벌을 다룰 몇 안 되는 투자자”라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목적을 의심하는 시각도 엿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 박주성 대표의 말을 인용해 “사업 사이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현대차그룹은 단지 순환출자를 해고하고 내부거래 비중을 낮춰 규제를 피하려는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하는 이유를 “자동차사업의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사업에 집중하고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공급망관리(SCM)체계를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점도 주목을 받았다.

블룸버그는 갯플라이(gadfly, 잔소리꾼) 칼럼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기술회사 주식을 선호했던 점을 들면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처럼 변화 속도가 느린 한국 기업을 다루는 데 엄청난 인내심을 지녀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의 기술회사 주가 오름세가 이제는 끝났고 엘리엇매니지먼트에게 아카마이 같은 손쉬운 수확거리는 별로 남아있지 않다”고 파악했다. 

이 칼럼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장기적 평균회귀(적정한 수준에서 유지되던 주가가 별다른 이유 없이 올랐다 떨어지는 것을 비유한 표현)와 같은 고전적 금융 개념을 믿고 있는 한 현대차그룹 주식을 사들인 일은 잘한 일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난해 12월 중순 글로벌 콘텐츠회사인 아카마이 주식을 사들인 뒤 나스닥 지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지만 아카마이 주가는 21%나 올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저평가돼 있다는 점 때문에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관심을 보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 1조 원어치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의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율은 모두 1.5% 안팎으로 추정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 보유 현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만 계열사별 주식 보유현황을 밝히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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