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장수 CEO' 초석 놓은 김영주, '글로벌 종근당'으로 간다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3-16 19:47:52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4년2개월. CEO스코어가 지난해 7월 조사한 제약업계 CEO의 평균 재임기간이다.

이조차도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 등이 2000년대 초반부터 CEO를 맡아 장기집권하면서 평균치를 끌어올린 수치다. 
[오늘Who] '장수 CEO' 초석 놓은 김영주, '글로벌 종근당'으로 간다
▲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12년 동안 CEO를 맡았던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도 이번에 물러나면서 제약업계에서 장수 CEO는 점점 희소해지고 있다.

이종욱 부회장은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상장 제약사 가운데에서 재임기간이 10년 이상이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제약업계는 그만큼 오너 일가가 강력하고 전문경영인이 장기간 한 회사를 맡기 어려운 구조다. 회사가 클수록 더욱 어렵다.

보수적 경영환경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CEO에 오르는 일도 많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 장수CEO가 되려면 수명도 길어야 한다는 농담도 나온다.

이런 제약업계에서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이 장수 CEO에 도전하고 있다. 아니 장수 CEO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유일한 전문경영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김영주 대표는 1964년 생으로 제약업계에서는 젊다. 

종근당은 대표 연임에 제한도 없다. 연임이 한번만 가능한 유한양행과 다르다.

김 대표는 1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에 성공하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15년 3월 종근당 대표에 올랐다.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롱아일랜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면역학으로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한독에 취직하며 제약업에 뛰어들었고 중외제약을 거쳐 스미스클라인비참, 릴리, 노바티스, 머크세로노를 거쳤다.

김 대표가 2015년 종근당 대표로 영입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제약업계에서 상당히 젊은 나이와 비약사 출신의 외부인사라는 점에서 우려 섞인 눈길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 대표의 취임 이후 종근당은 거침없이 성장했다.

종근당 매출은 5천억 원대에 머물다 2016년 8320억 원으로 40%가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612억 원으로 43% 증가했다.

종근당은 지난해에도 매출 8844억 원, 영업이익 778억 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종근당의 고성장은 김 대표의 공동판매(코프로모션)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쌓은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제약사의 핵심 의약품을 도입하는 데 주력했다.

김 대표의 취임 이후 종근당이 도입한 해외의약품만 40개에 육박한다.

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과 ‘아토젯’, 화이자의 폐렴구군 백신 ‘프리베나’,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대웅제약으로부터 이탈파마코의 글리아티린의 판권도 확보했다.

종근당은 이 덕분에 전문의약품 1위 제약사로 도약했다.

종근당은 올해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14%가량 성장이 필요한데 김 대표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의 목표는 종근당을 글로벌 제약사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약 개발이 필수적 과제라고 보고 있다.

종근당은 여러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CKD-504와 CKD-506, CKD-519는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CKD-504는 희귀병인 헌팅턴증후군 치료제다. 헌팅턴증후군은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근육 간 조정능력을 상실하고 인지능력 저하와 정신적 문제가 동반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인구 10만명당 3~10명에게서 발병한다.

종근당은 2017년 4분기 미국에서 CKD-504 임상1상을 시작했으며 올해 국내에서도 임상1상을 진행한다.

CKD-506은 류마티스성관절염 환자를 치료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유럽에서 임상1상을 마쳤으며 올해 상반기에 임상 2상에 들어간다.

CKD-519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호주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개발하고 있는 신약들을 기술수출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임상3상까지 끝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진행하고 있다”며 “임상3상을 마쳐야 글로벌 제약사로서 신약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인기기사

‘팰리세이드가 이렇게 바뀐다고?’, 역대 최고성능에 확 달라진 디자인 입는다 허원석 기자
삼성전자 '엔비디아 GPU' 10분의 1 가격 AI칩 만든다, 경계현 시스템반도체 '대.. 나병현 기자
[여론조사꽃] 윤석열 지지율 25.7%로 급락, 총선 패배 책임은 윤석열 54.1% 김대철 기자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무료 배달 본격화, 그런데 소비자 체감 별로인 이유는 윤인선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작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 삼성SDI 4위 류근영 기자
9년 만에 해외건설 400억 달러 목표 청신호, 대어급 프로젝트 줄줄이 따온다 류수재 기자
나홀로 질주하는 하이브, 국내 아일릿 이어 북미 캣츠아이도 성공신화 쓸까 장은파 기자
구글 '픽셀9' 삼성전자 신형 엑시노스 5G 모뎀 탑재 전망, 위성통신도 지원 김용원 기자
[미디어토마토] 윤석열 지지율 26.3%로 하락, 국힘 당권주자 유승민 26.3% 김대철 기자
50년 만에 중동전쟁 가능성,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쓰나미로 세계경제 대혼란 공포 커져 김승용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