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X 고가전략은 정말 실패했을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2-20 16: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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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 판매량이 올해 초부터 급감하며 무리한 고가전략이 결국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이폰7과 아이폰8 시리즈의 판매는 계속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애플이 아이폰X을 효과적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의 아이폰X 고가전략은 정말 실패했을까
▲ 팀 쿡 애플 CEO.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일 "애플의 올해 아이폰 판매성적은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낮아진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가운데도 평균판매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애플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시장조사기관 SA 홈페이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점유율도 51%로 신기록을 세웠다.

11월 중순 출시돼 판매기간이 약 한 달 반에 불과했던 고가제품 아이폰X의 초반 판매효과가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이폰X의 판매 호조가 올해 초부터 빠르게 힘을 잃어 '반짝 효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며 증권가에서 애플의 고가전략을 놓고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폰X의 출시 초반 출하량은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차별화 실패와 높은 가격정책이 판매부진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올해 아이폰 구매자들의 수요는 대부분 아이폰7과 아이폰8 시리즈 등 가격이 아이폰X과 비교해 낮은 제품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아이폰X은 999달러, 아이폰8은 699달러, 아이폰7은 549달러부터 판매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X을 높은 가격에 출시해 초반에 매출과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한편 다른 제품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아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들에 가격이 높은 상품과 저가상품 등 여러 가격대의 선택지를 제시한 뒤 중간 가격의 제품이 가장 합리적 선택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흔하게 쓰이는 마케팅 기법이다.

애플은 2015년 출시한 아이폰6S를 포함해 현재 역대 가장 많은 8종류의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지를 늘려 중간 가격대 제품에 판매를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애플의 아이폰X 고가전략은 정말 실패했을까
▲ 애플 아이폰8(왼쪽)과 아이폰7.

전자전문매체 매셔블은 "대부분의 소비자는 스마트폰의 가격을 판단하는 뚜렷한 기준을 두지 않고 있다"며 "아이폰X과 같은 고가 스마트폰이 늘어날수록 이전 제품의 가격은 합리적 수준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아이폰8의 출고가는 아이폰7의 출시 때 가격보다 50달러 높게 매겨졌지만 아이폰X과 큰 가격차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목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애플의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X의 고가전략으로 비판에 휩싸였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서 아이폰의 존재감과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혔고 지난해 4분기 실적 급증에도 톡톡한 효과를 봤다.

올해 아이폰7과 아이폰8 시리즈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아이폰 판매량만 유지해도 결국 아이폰X 출시전략은 성공적 결과를 낳는 셈이다.

포브스는 "팀 쿡 애플 CEO는 굳건한 고정 사용자층이 계속 새 아이폰을 구매할 것이라는 데 자신하고 있다"며 "애플은 현재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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