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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들도 치아보험 상품 속속 내놓는 까닭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2-18 1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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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들이 '문재인 건강보험' 정책의 실행에 대비해 치아보험 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들이 고객을 모으기 쉽고 더 비싼 상품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미끼 상품’으로 치아보험에 주목하면서 관련 상품의 출시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 보험사들도 치아보험 상품 속속 내놓는 까닭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치아보험상품을 속속 내놓으면서 시장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뉴시스> 

치아보험은 그동안 틈새시장으로 취급돼 대형 보험사들이 거의 눈여겨보지 않았다. 보험료가 적고 비급여영역이 많아 과다진료로 손해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높았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전체 보험료 가운데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77~78%를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보험영업에서 얻은 이익이 늘어나며 높을수록 손실이 커진다.

그러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 4곳이 연초에 치아보험 상품을 각각 출시했다.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도 지난해 말에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문재인 건강보험(문재인 케어)’의 실행이 가시화되면서 대형 보험사들이 기존에 미끼 상품으로 이용해 왔던 실손의료보험료를 내려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치아보험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문재인 건강보험이 실시되면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급여항목이 늘어나 보험사들이 반사이익을 보게 되는 만큼 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료를 낮춰야 한다고 정부는 압박하고 있다.

반면 치과 진료는 문재인 건강보험의 실시 이후에도 건강보험으로 보장하지 못하는 비급여항목이 많이 남아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남은 비급여항목을 보장하는 보험사들의 치아보험은 현재 수준으로 보험료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치아보험료도 매달 2만~3만 원으로 부담이 적다. 치아보험이 다른 보험상품의 특약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많아 미끼 상품으로 쓰기에 적합한 것으로 꼽힌다.

치아보험시장 규모도 2016년 납입보험료 기준 연간 300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가입자 수가 치아보험 특약을 포함해 600만 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돼 중장기적 성장성이 높다.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2021년 도입에 따른 자본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장성보험의 수익비중을 높이면서 보장성보험으로 분류되는 치아보험에 눈을 돌린 것도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보험부채)을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 금리(원가) 대신 현재 금리(시가)를 적용하게 되고 부채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자본을 더 많이 쌓아야만 한다.

반면 치아보험의 평균 손해율이 아직 명확하게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만 치열해져 개별 보험사들의 보험영업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이나생명이 치아보험상품을 2008년 처음 내놓았을 때 손해율 180%에 이르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 뒤로 손해율이 계속 떨어져 지난해 50~60%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말이 나돌고 있지만 현재 정확한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다.

대형 보험사들이 치아보험을 팔면서 상당한 판매 시책(인센티브)을 주고 있는 점도 일각에서 비판대상으로 꼽힌다. 판매 시책은 보험상품의 판매수수료 외에 추가로 지급되는 금액을 말한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이 치아보험 판매를 놓고 최대 500%의 판매 시책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에는 200~300% 정도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판매 시책이 늘어날수록 경쟁이 과열되고 불완전판매 등이 많아져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갈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출혈경쟁에서 중소형 보험사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면 ‘부익부 빈익빈’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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