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이 충격에 휩싸였다.

롯데그룹은 최근 형제 사이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가 벌어지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오너 리스크를 겪지 않았는데 이번에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신동빈 회장이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외를 오가며 다양한 사업을 직접 챙긴 데다 최근 1년 사이 롯데그룹이 신 회장 주도로 대대적 변신을 해왔던 만큼 신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그룹 임직원의 허탈감도 매우 커 보인다.

롯데그룹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13일 “서로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이긴 한데 임직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부터 총수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한 그룹이다. 신동빈 회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예전과 분위기가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신동빈 회장의 그룹 내 존재감이 매우 크다.

특히 신 회장이 지난 1년 동안 권위적이던 롯데그룹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한 데다 평소에 직원들과 격의없이 지내 임직원 사이에서 신망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이 없는 롯데그룹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롯데그룹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롯데그룹 다른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신동빈 회장이 당연히 무죄판결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검찰이 뇌물공여죄의 법정 최대형량인 5년에서 1년이 줄어든 4년을 구형한 만큼 검찰의 논리가 재판부에 통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롯데그룹 내부에서 안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롯데그룹 경영비리 선고공판은 지난해 12월 열렸는데 신 회장은 검찰의 구형보다 형량이 훨씬 줄어든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검찰과 신동빈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모두 항소해 앞으로 항소심 재판이 남아있다. 이번 재판결과가 롯데그룹 경영비리 항소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항소심 재판은 아직 재판부만 배정되고 시작되지 않았다. 3월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하다면서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판과정에서 증거를 통해 무죄를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임직원과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안심시킬 것”이라며 “당장 차질이 있을 동계올림픽은 대한스키협회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시급히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은 대한스키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당초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평창 인근에 머물며 경기를 관람하고 대외활동을 벌이려 했으나 불발됐다.

신 회장은 구치소에서 63번째 생일도 맞게 됐다. 신 회장은 1955년 2월14일 태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