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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회심작 '염력', 출발 좋았지만 장기흥행은 빨간불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2-04 16: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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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회심작 '염력', 출발 좋았지만 장기흥행은 빨간불
▲ 영화 '염력'의 한 장면.
영화 ‘염력’이 박스오피스에서 4일째  정상을 달리고 있지만 장기 흥행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관객들로부터 혹평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염력으로 지난해 부진을 씻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염력은 3일 하루 동안 관객 20만4085만 명을 모으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68만2671만 명이다. 정상을 사수하긴 했지만 관객 수의 감소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염력은 1월31일 개봉하자마자 26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는데 다음날은 10만1천 명가량에 그치면서 절반이 넘게 줄었다.

좌석 점유율 역시 개봉 당일 21.1%에서 이튿날 8.6%로 곤두박질했다. 주말인 3일 19.8%까지 상승하긴 했지만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면 17번째밖에 되지 않는 낮은 수치다. 

좌석 점유율은 흥행의 척도로 꼽힌다. 좌석 수 대비 관객 수로 계산하는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많은 관객들이 그 영화를 찾아본다는 것을 뜻한다.

당초 주말까지 누적 관객이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런 추세라면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할 수 있다. 

염력의 초반 기세가 주춤한 데에는 추운 날씨만큼 관객들의 싸늘한 평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CGV의 자체 관객 평점 시스템인 '골든에그지수’에서 염력은 67%를 보였다. 박스오피스 2위인 ‘그것만이 내 세상’이 98%, 3위 ‘코코’가 96%인 것에 비교하면 궁색한 점수다. 

네이버 영화 평점을 봐도 염력의 관람객 평점은 7.01점에 불과하다. 그것만이 내 세상 9.22점, 코코 9.19점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영화전문매체 '씨네21'의 박평식 영화평론가는 “허풍에 의미를 부여할 것까지야”라고 염력을 짧게 혹평했고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관객들이 기대했던 통쾌한 액션히어로 영화가 아닐뿐더러 사회적 메시지 역시 그다지 통렬하지 못하고 헐겁다는 것이다. 

염력은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은행 경비원 석헌을 통해 재개발 철거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0년간 석헌과 떨어져 지내던 딸 루미는 철거 용역의 행패로 엄마를 잃지만 철거촌을 떠나지 않는다. 석헌은 루미를 위해 철거민들과 함께 경찰과 용역의 강제진압에 맞선다. 

2009년 용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형식 영화 평론가는 “용산 참사를 내세우기엔 장르적 콘셉트가 너무 강하고 액션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며 “느닷없는 해피엔딩 역시 지나치게 장르적이라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물론 혹평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경찰과 용역업체 앞에서 무기력한 철거민들의 염원을 그리는 데 염력이라는 비현실적 소재를 사용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다. 초능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현실에 관한 냉소를 담아냈다는 것이다.
 
NEW는 염력을 만드는 데 13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370만 명이 손익분기점이다. 

연상호 감독이 실사영화 데뷔작인 ‘부산행’ 이후 내놓은 두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부산행이 제작비 86억 원으로 천만 영화에 등극한 점을 감안하면 NEW가 염력에 품은 기대감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NEW로서는 지난해 국내 투자배급사 빅4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 내놓은 회심의 카드인 셈이다. 

염력이 기대에 부응할지는 설 연휴 본격적으로 시작될 레이스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선두를 지킨다면 장기 흥행을 노려볼 수도 있다. 

염력은 8일이면 개봉하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과 맞붙게 된다. 같은 시기 줄줄이 개봉하는 '패딩턴2' '더 포리너' '베러 와치 아웃' '오직 사랑뿐' '아이 엠 낫 유어 니그로' 등과도 대결을 피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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