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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인공지능답게 발전, 인간을 모방하지 않아
백우진  smitten@naver.com  |  2018-01-26 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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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비행기를 띄운 지 100년도 더 지난 뒤에야 새 로봇이 하늘을 날았다. 이는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즐겨 드는 이야기다. 그들이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에 앞서 인공지능 발달을 둘러싼 두 갈래 아이디어를 살펴보자.

하나는 컴퓨터를 인간 두뇌처럼 만들고 인간의 두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한다는 아이디어다.
 
▲ 백우진 글쓰기 강사·작가.

다른 하나는 컴퓨터로 하여금 인간 두뇌의 개별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는 데 주력한다는 아이디어다.

라이트 형제 이야기를 드는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어떤 동작을 생명체처럼 수행하도록 하는 기계를 만들기는(생명과 비교해) 단순한 공학적 접근보다 훨씬 어렵다고 주장한다.

즉, 사람의 두뇌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는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인간 두뇌의 특정한 활동 결과를 내놓도록 하기보다 더 고난도의 과제이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는 얘기다.

대다수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간 두뇌를 모방한 컴퓨터를 만드는 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편이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본다.

책 '맥스테그마크의 라이프 3.0'은 “그러나 이런 (업로드) 전망은 현재 인공지능 연구자들과 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 소수 의견이라고 하는 게 공정하다”고 전한다. 이어 “그들은 대부분 초지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소프트웨어로 두뇌를 본뜨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한다.

공학이 생명체를 모방하면서부터 개발되지 않고 인공지능이 두뇌를 흉내내면서 발달하지 않는 것처럼 인공지능의 발달 과정은 인간 개인이 지적 역량을 키워나가는 일반적 과정과도 전혀 다르다.

사람은 옹알이하면서 말을 익히기 시작하고 셈을 배우게 된다. 컴퓨터는 자연어를 거의 처리하지 못하는 단계에 벌써 계산에서는 세계 최고인 인간을 따돌렸다. 컴퓨터가 계산 능력에서 인간을 천문학적으로 능가한 지는 오래 됐다.

어린아이는 고양이와 개를 쉽게 분간하지만 체스는 잘 두지 못한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고양이와 개 사진도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체스 챔피언을 꺾었고 퀴즈 쇼 우승자들을 이겼다. 나아가 2016년에는 인공지능이 결코 넘보지 못할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둑에서도 인간을 제압했다.

인공지능은 또 통역에서 능숙한 솜씨를 보인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이어폰 형태의 통역기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아직 하나의 언어도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단계다. 인공지능의 독해력은 신뢰할 수준과는 한참 멀다.

인공지능의 독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데 참고할 기사가 최근 보도됐다.

기사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이 스탠퍼드대학의 독해력 테스트인 SQuAD에서 각각 82.440점과 82.650점을 받았다.

이 테스트의 문제는 예를 들어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은?", "당시 폴란드의 유태인 인구 비율은?" 같이 단답식이다. 답은 지문에 다 있다. 수학능력시험의 독해력 문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단순한 문제다.

내 생각에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거의 이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수능과 같은 독해력 문제라면 인공지능의 점수는 82점보다 더 떨어지리라고 나는 예상한다. 요컨대 인공지능이 독해력에서 인간의 최고 수준을 능가하려면 한참 걸릴 것이다.

인공지능 발달이 생명체와 다른 특징은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한 분야에서 지지부진하다가도 어느 순간 돌파구를 확보한 다음에는 놀랍게 도약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인간이 범접하지 못할 경지로 올라가 버린다.

이를 인공지능은 바둑에서도 보여줬다. 그래서 맥스테그마크 MIT 교수는 인공지능이 여러 영역에서 인간보다 우수해지는 단계에 이르기 한참 전부터 그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의 미래가 과장됐다며 인공지능은 사람과 대화하는 수준이 되려면 멀었다고 타박하는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몰이해의 소치다.

사람처럼 대화하기는 AI가 통과할 가장 마지막 관문 중 하나가 될 것이다.(그 관문이 바로 튜링 테스트다.)그러나 그 관문에 이르기 전에 인공지능은 이미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추월했을 것이다.  
 
백우진은 글쓰기 강사로 활동한다. 책 『백우진의 글쓰기 도구상자』, 『글은 논리다』를 썼다. 호기심이 많다. 사물과 현상을 관련지어 궁리하곤 한다. 책읽기를 좋아한다. 글을 많이 쓴다. 경제·금융 분야 책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주식투자법』, 『안티이코노믹스』, 『한국경제실패학』을 썼다. 마라톤을 즐기고 책 『나는 달린다, 맨발로』를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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