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학자정신으로 바이로메드 유전자 치료제 개발 막바지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1-17 13: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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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메드를 세운 김선영 연구개발 총괄사장(CSO)은 기업인도 '학자 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본다.

학자 정신으로 기술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선영, 학자정신으로 바이로메드 유전자 치료제 개발 막바지
▲ 김선영 바이로메드 연구개발 총괄사장(CSO).

김 사장은 교수 출신으로 국내 첫 학내 벤처인 바이로메드를 세웠는데 ‘10년 안에 암젠의 규모를 넘어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대표에서 물러나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로메드는 유전자 치료제인 VM202 개발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VM202는 바이로메드의 주력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다. 혈관이 막히는 모든 질환에 적용될 수 있다고 한다.

약 하나로 4가지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것인데 가장 빠른 상용화가 기대되는 분야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PN)과 허혈성 족부궤양(PAD)이다. 이 두 적응증은 현재 미국에서 글로벌 3상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미국 시장조사업체 뷰포인트에 의뢰한 결과 ‘당뇨병성 신경병성(VM202-DPN)’을 시판하면 미국에서 한 해 매출을 18조 원까지 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로메드 관계자는 "판매허가 절차 등을 감안하면 VM202의 실제 상용화 시점은 2023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김 사장이 연구개발을 모두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기업 처음으로 항암신약인 카티(CAR-T)의 시장진입도 시도하고 있다. CAR-T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세포를 이용한 유전자치료제다.

CAR-T는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받는다.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분리한 뒤 암세포를 파괴하는 유전자 ‘CAR’를 발현해 환자에게 다시 주입함으로써 암세포를 죽인다.

바이로메드는 2015년부터 CAR-T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VM80X'라는 개발코드의 4가지 CAR 유전자를 개발했다. 이 가운데 1개는 기술이전을 했고 남은 3개 후보물질은 2022년까지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잡아뒀다.

이런 연구개발은 김선영 사장이 주도한다. 그는 바이로메드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에서 연구원과 교수를 지낸 뒤 귀국하면서 1992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국내 처음으로 유전자 치료 연구를 시작했다. 올해로 26년째 유전자 치료제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연구를 시작한지 2년 만에 획기적 성과를 내자 기술을 팔 생각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문을 두드렸지만 유전자 치료제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이다 보니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결국 1994년 직접 연구원 2명과 함께 국내 최초의 학내 벤처 바이로메드를 세웠다. 당시 ‘교수가 연구는 안하고 돈을 벌면서 멋을 부린다’는 오해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사장은 과학자가 실험을 위해 연구비와 인력을 고민하고 결과를 해석해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 등에 회사경영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과학자라고 경영이 서툴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꾸준한 연구성과 끝에 2005년 기술개발 특례로 바이로메드의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는 연구개발에 전념하기 위해 CSO를 맡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10년이 넘게 적자를 내고 있다. 코스닥에 입성한 이듬해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이 겨우 50억 원 수준이다. 누적기준으로 영업손실에 195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17일 2시 기준으로 3조9800억 원가량으로 코스닥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은 바이로메드의 앞날을 밝게 본다.

김 사장은 유전자 치료제분야에서 2025년까지 세계 최고, 최대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연구개발 결과를 보면 허황된 꿈이 아니다”고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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