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남매경영 성과 거둬
정용진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남매경영 2년을 맞아 2017년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호조를 보였다.
정용진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온라인사업과 면세점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2017년 12월 신세계와 이마트 주가가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신세계 주가는 2017년 무려 59.9% 급등했다. 2016년 마지막 거래일에 17만6천 원에 장을 마쳤는데 2017년 12월8일 28만1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마트 주가는 2017년 들어 40.7%나 올랐다.
이마트는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해왔던 온라인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마트의 온라인사업인 이마트몰은 2017년 들어 적자 폭을 크게 줄여 2018년 흑자전환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정유경 당시 부사장이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남매경영시대 신호탄을 쐈다. 2016년 4월에는 각각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분리경영을 본궤도에 올렸다.
남매는 이마트와 신세계를 나눠 경영하기 시작한 뒤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정용진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피코크, 노브랜드 등 실험적 신사업을 여럿 추진해 성공으로 이끌었다.
정 총괄사장도 취임 뒤 백화점과 면세점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정용진 못지않게 주목받았다. 강남 센트럴시티에 들어설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추가로 따내기도 했다.
△사원 복지에 앞장
2017년 12월8일 신세계그룹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 1월부터 신세계그룹 임직원의 주당 근무시간을 기존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임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시간씩 근무하게 된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더라도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한다.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해온 임금인상 역시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유연근무제도 시행한다. 업무특성에 따라 오전 8시와 10시에 출근해 각각 오후 4시, 6시에 퇴근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 성장
2017년 12월3일 신세계푸드가 정용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연 매출 1조 원을 넘겨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세계푸드는 매출이 3년 만에 2배로 뛰면서 신세계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떠올랐다.
신세계푸드는 장기적으로 신세계그룹 계열사 기반의 자체브랜드(PB) 식품 공급 등이 늘어나면서 2018년까지 실적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파악됐다.
신세계푸드는 제빵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7년 10월 519억 원을 들여 경기도 오산에 오산2공장을 새로 지었다.
가정간편식 제품 종류를 200종으로 늘려 1인 가구 증가로 급격히 성장 중인 가정간편식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16년 9월 ‘올반’을 개시해 가정간편식 60여 종을 선보였는데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거뒀다.
신세계푸드는 외식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식뷔페 올반과 데블스도어, 오슬로, 자니로켓, 딘앤델루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중국에서 철수 결정
이마트는 오랫동안 고전하던 중국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9월7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중국사업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이마트 중국점포는 태국 유통기업 차로엔 폭펀드(CP)그룹에 매각됐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이르렀지만 현지 안착에 실패했다. 2016년 중국에서 손실 216억 원을 보는 등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쌓인 영업적자만 1500억 원이 넘었다.
중국사업을 접는다는 소식에 이마트 주가가 4일 연속 오르기도 했다.
△제조업으로 확장
정용진은 유통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제조업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확보한 유통채널을 바탕으로 제조업을 추진하면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조업을 하기로 결정한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식품유통에 주력하던 신세계푸드가 2017년 10월 오산2공장을 신설해 제빵제조회사로 나아가고 있다.
이마트도 2017년 9월 노브랜드를 통해 TV제조영역으로 진출했다. 노브랜드 제품은 대부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마트가 개발과 기획 등을 맡고 생산은 외부에 맡기는 방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탈리아 화장품 ODM 기업인 인터코스와 합작사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고 2017년 2월부터 경기도 오산 공장에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이 2017년 7월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인공지능의 유통사업 접목
2017년 9월 신세계그룹은 인공지능 로봇 ‘나오’를 스타필드고양의 키즈매장 토이킹덤에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나오는 고객과 음성으로 대화를 통해 매장을 안내해준다. 신세계그룹의 S-랩에서 연구에 매진한 결과물이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미래생활상을 연구하는 전문가집단 S-랩을 세운 뒤 ‘아마존고’를 표방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 6월 정용진은 이마트24 무인편의점도 시범적으로 내놨다. 앞으로 다가올 무인점포 시대의 핵심이 모바일 간편결제라고 보고 일찌감치 2015년에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내놓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고객 맞춤형 일대일 소통 플랫폼인 ‘S마인드’를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4년가량 시스템기획팀, 영업전략팀, 고객기획팀 등 30여 명의 인력과 신세계I&C, 데이터분석회사가 개발에 매달렸다.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 자체브랜드 성과
이마트의 PB(자체브랜드) 피코크와 노브랜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이마트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17년 9월 자체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가 홍콩과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마트는 홍콩의 슈퍼마켓 체인 ‘웰컴’과 정식 수출계약을 맺고 2017년 9월22일부터 웰컴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에서 피코크를 판매했다.
미국에서도 2017년 9월25일부터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현지에서 생산한 ‘Emart PK’ 5종을 미국의 중동부 슈퍼마켓 1천여 곳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마트가 기존에 피코크 상품을 행사형식으로 해외에 수출한 적은 있지만 피코크 상품이 해외 대형 유통채널에 정식으로 입점하는 것은 처음이다.
피코크는 출시 3년 만인 2016년 매출이 5배 이상 뛰었고 노브랜드는 별도의 전용매장을 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피코크는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에서 출발해 제품 수를 크게 늘리고 홈쇼핑, 오픈마켓, 수출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며 종합식품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아예 전문점까지 따로 내고 중국에도 수출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아직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아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다양한 유통채널로 판로도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2017년 9월 이마트는 푸른밤이라는 브랜드로 알코올도수 16.9도와 20.1도의 제주소주 두 종류를 출시했다. 소주분야에서도 자체적 사업을 하게 됐다. 푸른밤은 ‘정용진 소주’라는 별명도 얻었다.
△온라인사업 SSG닷컴 부진
온라인사업 SSG닷컴이 거래규모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SSG닷컴의 연간 거래액은 2조 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의 14조 원, 11번가의 7조 원 수준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의 노하우와 인프라, 사업 스타일이 상당부분 다른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아마존 같은 외국 온라인 유통사와 손잡고 노하우를 얻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정용진은 2014년 신세계그룹 내 온라인쇼핑몰들을 하나로 통합해 SSG닷컴을 출범했다.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고양, 복합쇼핑몰 사업 속도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이 2016년 9월 개장 후 성공적 첫해를 보낸 것으로 평가됐다. 2017년 상반기에 흑자 100억 원 이상을 냈다. 영업 첫 해 입주업체 매출목표가 8200억 원이었는데 목표를 넘어 1년 동안 매출 8500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8월까지 2500만 명이 다녀갔다. 수도권 거주 인구 전체(지난해 기준 2539만 명)와 맞먹는 규모다. 고객 평균 체류시간(주차시간 기준)은 기존 유통시설의 2배 이상인 5.5시간에 이르렀다.
애초에 신세계그룹이 내세운 '체류형 복합쇼핑몰'이 어느 정도 통한 셈이다. 정용진은 스타필드의 사업전략을 두고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고 강조해 왔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스타필드하남은 지역경제에도 기여했다. 스타필드하남 직원 가운데 60%가 하남시민이다. 또 방문객 가운데 하남시 이외 지역에서 온 소비자가 85%를 차지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하남에 1조 원을 투자하며 그룹 차원의 역량을 쏟아부었다.
정용진은 2016년 9월 열린 개장행사에서 “지난 5년 동안 연구와 고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쇼핑시설을 만들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별마당도서관은 2017년 5월 말 문을 열었는데 스타필드코엑스몰은 집객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17년 8월24일 스타필드고양도 문을 열었다. 부지면적 9만1천 ㎡, 전체면적 36만4천 ㎡, 매장면적 13만5500㎡에 동시주차 4500대 규모다. 스타필드하남(1호점), 스타필드코엑스몰(2호점)에 이은 신세계의 세번째 복합쇼핑몰이다. 스타필드고양의 연간 매출목표는 6500억 원이다.
정용진은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코엑스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통해 서울 강남권에서 사업확장을 노리고 있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이 2017년 8월24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스타필드고양에서 열린 오픈식에서 최성 고양 시장에게 어린이 놀이공간인 '토이 킹덤'을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
△트렌드에 밝아 경영에 반영
재계 3세 경영자들 가운데 얼리어답터이자 트렌드세터로 알려졌다.
2017년 9월24일 일본의 유명 드럭스토어 ‘돈키호테’를 방문해 올린 사진에는 3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정용진은 이 사진에 #어슬렁어슬렁 #시장조사 중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단순히 일상의 공유처럼 보이지만 이마트가 개시한 한국형 드럭스토어 헬스앤뷰티숍 ‘부츠’에 새로운 제품을 들이기 위한 시장조사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2017년 3월 테슬라의 스타필드하남 입점도 정용진이 평소 첨단 자동차에 쏟았던 관심이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용진은 테슬라 매장이 문을 열던 날 직접 매장을 찾아 테슬라 자동차를 주문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공식 수입되기도 전인 2014년에 전기차 ‘모델S’를 직접 들여와 국내 첫 고객이 되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소비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유통업을 주력으로 한다. 정용진이 재계 오너경영인으로 보기 드물게 SNS 등을 활용한 소통을 활발히 하고 유행에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업적으로 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이 지분 참여를 통해 운영하는 스타벅스의 경우도 이런 예로 꼽힌다.
정용진은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유학생활을 통해 스타벅스를 접하고 국내 진출을 끌어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수제맥주전문점 '데블스도어'도 정용진이 수제맥주 애호가인 데서 사업적 아이디어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SNS 활동을 즐기는데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글 가운데 음식은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식가인 그를 통해 숨은 맛집들이 속속 알려지며 이마트의 자체상표 식품들이 줄줄이 개발되는 계기가 됐다.
해외출장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힘쓰고 있다. 세계의 디저트가게와 유명 카페 등을 둘러보면서 경험한 외국의 쇼핑공간을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등에 적용했다. 해외 PB박람회를 방문해 이마트 PB 상품을 개발하는 데 영감을 얻기도 했다.
△'SNS 경영'
정용진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홍보와 고객과 소통 등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의 SNS를 보면 신세계그룹의 전략이 보인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스타필드고양 개장을 앞두고는 2017년 8월 인스타그램에 ‘언제 올고양?, 스타필드 고양’이라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올려 직접 홍보에 가세했다. 남성 전문편집숍 ‘하우디’, 외식브랜드 ‘데블스다이너’ 등의 개점소식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고하기도 했다.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역시 개시할 때부터 정용진의 SNS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정용진이 2017년 8월 페이스북에 올린 이마트 홍보용 웹드라마는 2017년 9월25일 조회 수 72만 회를 기록했다.
회사 내부에서 아직 발표하지 않기로 한 제품개발 소식 등을 정용진이 먼저 SNS에 올려 ‘엑스맨’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듣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소비자들은 SNS 댓글을 통해 정용진에게 이런저런 ‘민원’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낚시매장을 만들어 달라’, ‘스타필드고양 트레이더스몰은 주차하기가 힘들다’, ‘신세계백화점 남자화장실 변기 개수가 부족하다’, ‘이마트 장바구니를 차에 실어 들고 가는 걸 봤는데 보안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 ‘신세계I&C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어 불만이다’, ‘스타필드하남 근처 숙소로 호텔 건축계획은 없느냐’ 등 민원의 종류는 다양하다.
△신세계그룹 재계 10위 등극
신세계그룹은 2017년 1월 재계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통부문만 주력하는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뤄낸 성과다.
정용진과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마트와 신세계를 따로 맡으면서 남매의 ‘책임 분리경영’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 시내면세점 진출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성장한계에 직면하자 시내면세점 진출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실패에도 불구하고 재도전에 성공하며 오너경영인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2015년 7월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떨어지자 곧바로 실패요인을 분석하고 보완해 다시 도전했다. 그 결과 2015년 11월 신세계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며 신규사업자로 선정됐다.
정용진은 실무진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고 서울 면세점사업을 준비해 달라”며 “이번에 떨어져도 우리는 끝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7년 3월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결제시스템을 둘러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올렸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