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회사 3곳의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GS리테일의 GS25,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은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BGF리테일의 CU만 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BGF리테일은 점포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순수가맹점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뚝심있는 전략’으로 실속을 차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리테일을 마지막으로 BGF리테일, 코리아세븐 등 국내 편의점 3곳이 모두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BGF리테일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828억 원, 영업이익 85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4%, 영업이익은 20.2% 늘었다.
반면 코리아세븐과 GS리테일은 모두 3분기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치며 실속을 차리지 못했다.
코리아세븐은 3분기 매출 1조410억 원, 영업이익 17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27% 줄었다.
GS리테일도 실적이 감소했다. GS리테일은 3분기 매출 2조2593억 원, 영업이익 556억 원을 내면서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1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9% 줄었다. GS리테일은 올해 들어 세 분기 연속 실적이 감소했다.
최근 편의점업계는 출점경쟁의 심화, 정부의 규제강화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인데 BGF리테일만 홀로 좋은 실적을 거둔 셈이다.
편의점 출점전략이 확연한 차이를 불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BGF리테일은 ‘순수가맹점포’ 위주로 출점하는 전략을 통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 전체점포 가운데 순수가맹점포의 비중은 93%에 이른다.
GS리테일은 순수가맹점포의 비중이 46%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코리아세븐도 위탁가맹점포와 직영점의 비중이 높다.
순수가맹점포의 경우 본사에서 임대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BGF리테일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유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의 가맹형태는 순수가맹, 위탁가맹, 직영점포로 나뉘는데 순수가맹의 경우 점주가 임대비용을 부담하지만 위탁가맹은 본사가 임대비용을 내야 해 부담이 크다.
편의점회사는 위탁가맹계약을 맺을 경우 임대비용을 내주는 대신 수수료를 40~55%로 높게 받고 있다. 순수가맹계약은 20~35%의 수수료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위탁가맹점포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본사의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S리테일의 경우 최근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면서 위탁가맹점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점포수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는 위탁가맹이나 직영점포의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GF리테일은 3분기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독점판매한 효과도 누린 것으로 보인다.
필립모리스는 전자담배를 본격적으로 내놓기 전 ‘하나의 회사, 하나의 도시’에 시범적으로 판매하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에서는 BGF리테일이 6월부터 3개월 동안 아이코스를 독점판매했다.
8월 이후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탑도 아이코스 판매에 뛰어들었지만 BGF리테일은 3분기 아이코스 독점판매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누렸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6월 “아이코스가 국내 담배시장에서 점유율 3%에 도달할 경우 BGF리테일의 매출은 8%, 영업이익은 3.3% 오를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기준 전체담배시장에서 아이코스의 점유율은 2.5%였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3곳 가운데 유일하게 담배매출이 늘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물론 아이코스 등을 독점판매하면서 매출상승 효과를 봤겠지만 내부적으로는 도시락이나 간편식 등 식품의 구조적 성장에 따른 성과로 보고 있다”며 “여름철 수입맥주와 안주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점도 실적에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