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 반도체기업인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이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영입을 제안받은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TSMC의 반도체 경쟁력이 삼성전자와 맞대결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5일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창 회장은 TSMC의 연례 체육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회사가 걸어온 역사를 재조명하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창 회장은 올해 만 86세인데 대만에서 '반도체산업의 아버지’로 불린다. 내년 6월부터 경영에서 완전히 은퇴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창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1989년 대만을 직접 방문해 나를 영입하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며 “반도체사업의 성공에 훌륭한 기술자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이 대만 반도체산업의 성장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을 영입하려 했던 것일 수 있다며 당시 이 회장과 마찬가지로 반도체사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다고 밝혔다.
TSMC는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거대기업으로 연간 매출규모가 36조 원에 이르는 대만의 대표적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위탁생산 공정기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창 회장은 과거 삼성전자에 영입제안을 받았으나 TSMC를 지금과 같은 거대기업으로 키워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자로 자리잡게 한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이 회장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닛케이는 “TSMC는 삼성전자와 가장 앞선 반도체기술을 놓고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며 “일부 사업영역에서는 TSMC가 기술적 우위를 보이는 분야도 있다”고 평가했다.
창 회장은 향후 애플 ‘아이폰X’ 등 제품에 탑재된 인공지능 반도체 확대가 본격화되면 TSMC에 수혜가 집중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는 아이폰X에 탑재되는 ‘A11바이오닉’ 인공지능 반도체의 독점생산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