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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취임 1개월 만에 ‘필벌’ 꺼냈다, 신세계건설 정두영 다음 대상자는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4-02 16: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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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경질’ 카드를 꺼냈다.

실적이 부진한 신세계건설의 대표이사를 정기 임원인사까지 기다리지 않고 교체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18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회장 취임 1개월 만에 ‘필벌’ 꺼냈다, 신세계건설 정두영 다음 대상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향후 쇄신 인사를 어떻게 펼칠지 주목된다.

지난달 8일 회장 승진 이후 첫 쇄신 인사에 나선 만큼 다른 계열사 대표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일 신세계그룹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신임대표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건설 영업본부 본부장과 영업담당도 함께 경질했다.

신세계건설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2022년 영업손실 12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1878억 원으로 확대됐다.

악화된 수익성은 모회사인 이마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경질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사용하며 이번 인사가 ‘필벌’의 의미임을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에서 보도자료를 내면서 경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대내외적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낸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안팎에 따르면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 내부에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참고해 수시로 임원진 인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기 임원인사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겠다는 얘기다.

정 전 대표는 2022년 10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건설 대표에 올랐다. 취임한지 1년반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까지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종합해보면 취임 1년 정도 된 대표들은 교체 대상에서 제외되고 1~2년 더 지켜봐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정 전 대표를 1년반 만에 바꾼 것을 봤을 때 앞으로는 취임 시기와 상관없이 성과에 따라 교체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수시 임원인사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연 신세계그룹에 도움이 되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수시 임원인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봐야 알겠지만 계열사 대표들이 당장 보여주기식 성과에만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며 “언제 교체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룹을 위해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충성할 수 있는 경영자가 얼마나 되겠나”라고 바라봤다.

신세계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 전에 또 다른 대표 교체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18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회장 취임 1개월 만에 ‘필벌’ 꺼냈다, 신세계건설 정두영 다음 대상자는
▲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먼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에게는 올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9조4722억 원, 영업손실 469억 원을 냈다. 사상 첫 적자를 낸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마트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해 9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 대표를 맡았다. 원래대로라면 한 대표가 2년 정도는 이마트를 이끌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신세계건설을 봤을 때 한 대표가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한 씨앗을 뿌리지 못하면 정 회장이 교체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이사도 올해 성과를 보여야 할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543억 원, 영업이익 487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57.7%나 줄었다. 별도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이 64.7%가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실적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는 새로운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조정기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적 개선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윌리엄 김 대표도 교체 대상에 오를 수 있다.

SSG닷컴도 실적이 좋지 않다. 이인영 SSG닷컴 대표이사도 정 전 대표와 같이 2022년 10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 자리에 올랐다.

SSG닷컴은 지난해 매출이 3.8% 줄었다. 적자폭을 82억 원 줄이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은 1천억 원이 넘는다. 3년 연속 1천억 원대 적자 늪에 빠져 있다.

지난해 실적이 잘 나오거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계열사들도 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좋은 실적을 냈다. SCK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12.9%, 영업이익 14.9%가 증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매출이 15.9%, 영업이익은 81.5%나 늘었다.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와 이주희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는 정기 임원인사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룹 안팎에서는 전항일 지마켓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정 회장이 일단 지켜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이마트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지마켓이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기 때문이다.

지마켓은 지난해 매출 1조1967억 원, 영업손실 321억 원을 냈다. 2022년보다 매출은 9.2% 뒷걸음질했지만 적자 규모를 334억 원 줄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 2억 원을 내며 이마트에 인수된 이후 8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다.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푸드도 영업이익이 각각 300.0%, 28.2%가 늘며 이마트 실적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 계열사 가운데는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15배가 넘게 증가했다. 신세계까사도 영업손실을 277억 원에서 169억 원으로 108억 원 줄였다.

재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첫 희망퇴직을 받고 수시 임원진 교체까지 진행되면서 그룹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룹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승진 이후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어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이번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소위 시범케이스로 신세계건설 대표를 교체한 만큼 각 계열사 대표들은 앞으로 경영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위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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