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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 수소사업 보릿고개, 정형락 정부 마중물 앞서 시장 개척 총력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6-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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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두산퓨얼셀이 수소경제시대의 잠재력 높은 기업으로 꼽히고 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흐름을 보이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형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사장은 수소경제시대로 향하는 여정을 준비하며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한편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산퓨얼셀 수소사업 보릿고개, 정형락 정부 마중물 앞서 시장 개척 총력
▲ 정형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사장은 수소시대로 향하는 여정을 준비하며 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한편 지역적으로도 외연을 확장하며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실적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 사업 환경과 관련한 제도적 불확실성 해소가 절실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두산퓨얼셀은 올해 1분기 개별기준으로 매출 499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6% 줄었으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은 회사의 유동성 부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퓨얼셀은 1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현금성자산이 66억 원에 불과하다. 현금화가 비교적 용이한 단기투자증권(183억 원)을 더해도 250억 원이 채 못 된다. 

반면 단기매입채무는 477억 원, 단기차입금은 1040억 원에 이른다. 두산퓨얼셀이 4월 700억 원을 차입한 것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두산퓨얼셀은 고객과 체결한 장기유지보수(LTSA) 계약에 따라 수금하게 될 서비스대금을 신탁재산으로 한 제1종 수익증권증서를 담보로 차입했다. 100억 원은 연 7% 고정금리를, 나머지 600억 원은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구조적으로 유동성을 개선하려면 실적 개선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데 여의치 않아 차입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두산퓨얼셀은 1분기 경영실적과 함께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로 매출 5084억 원과 영업이익 233억 원, 수주목표 248MW를 제시했다. 

이를 놓고 증권업계에선 다소 보수적 전망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적 영향을 많이 받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제도적 불확실성을 반영해 전망치를 낮춘 것으로도 풀이된다. 

두산퓨얼셀을 비롯한 수소발전 관련 연료전지 기업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수소입찰시장 개설이다. 

천연가스를 분해해 생산하는 개질수소나 석유화학이나 철강공장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포함한 ‘일반수소’ 발전입찰시장은 올해 6월 열리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청정수소’ 발전입찰시장은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다만 수소발전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청정수소 입찰시장 개설 시점이 너무 늦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6월 열리는 일반수소 발전입찰시장 역시 기대보다 규모가 줄었다. 

애초 정부는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을 통해 올해 연료전지 시장 규모를 연 400MW로 잡았는데 일반수소 발전입찰시장 개설 효과를 반영해도 올해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그 절반인 200MW에 머무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청정수소 발전입찰시장 제도 도입으로 추가 시장 확대가 예상되나 2023년 한 해 동안에는 시장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정 연구원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고객사가 소수 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데다 최근 대규모 영업적자로 신규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은 한국전력이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는 측면에서 신규 연료전지 수주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두산퓨얼셀이 주력으로 하는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는 수소경제를 가동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가 배출되는 화석연료를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는 추세다.

수소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데는 대체로 수소연료전지가 활용되는 만큼 두산퓨얼셀의 성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7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아직 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정부가 마중물 차원에서 수소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단계라 수소 관련 사업들이 정부 정책에 의존하는 측면이 많다. 그만큼 불확실성도 높은 분야로 꼽힌다. 
 
두산퓨얼셀 수소사업 보릿고개, 정형락 정부 마중물 앞서 시장 개척 총력
▲ 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이미지.
정형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사장은 이런 수소사업의 현실을 고려해 지역적 영업기반을 확장하고 사업영역을 다변화하며 먹거리를 늘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정 사장은 호주와 중국, 중동으로 해외사업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2월 남호주 주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친환경 수소와 파생제품 생산을 위한 기기·전문지식 교류, 수소 수출 관련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래 탈탄소 가속화를 위한 연구 역량 확보 및 프로젝트 수행, 친환경 수소 공급 및 활용 인프라 구축을 통한 내수시장 개발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남호주 주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100%로 높이겠다는 목표 아래 관련 인프라 확대를 위한 법안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두산퓨얼셀의 해외사업 확대에 중요한 거점이 될 잠재력이 있다. 

정형락 사장은 남호주 주정부와 업무협약식에서 “호주는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친환경에너지원이 풍부해 이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이 용이할 뿐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높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호주에서 수소 관련 사업기회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중국에서 모두 110MW(메가와트)에 이르는 수소연료전지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해외 수출을 본격화했다.

두산퓨얼셀은 중동 내 비즈니스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중동이 역내 수소 밸류체인을 형성하며 대규모 청정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소 모델 중심의 수요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기존 발전용 연료전지 외에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에는 고체산화물(SO)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주력품목인 발전용에 쓰였던 인산형(PA)에서 제품과 기술의 확장도 이뤄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두산퓨얼셀은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Shell)과 조선기업 HD한국조선해양 등과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쉘, HD한국조선해양, 하이엑시엄(두산 자회사), DNV(노르웨이 선급)과 ‘선박용 연료전지 실증을 위한 컨소시엄’ 본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두산퓨얼셀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스택 공급 △선박용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및 서비스 지원을 맡는다. 하이엑시엄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및 보조동력장치 설계 및 공급을 담당한다.

두산퓨얼셀은 2024년까지 선박용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시스템 개발과 납품을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1년 간 실증에 나서기로 했다.

정형락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쉘 등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기존 제품과 비교해 전력효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기대수명이 긴 두산의 중저온형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선박에 적용함으로써 선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양분야 탈탄소화 시점을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산퓨얼셀은 제품 다각화와 해외 수주를 추진하면서 국내 시장 외에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중”이라며 “신사업 추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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