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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도 뛰어든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경쟁, 국내 첫 신약개발은 누구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5-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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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도 뛰어든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경쟁, 국내 첫 신약개발은 누구
▲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경쟁이 벤처기업에 이어 대기업의 참여로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개척 분야로만 여겨졌던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집합) 치료제 분야에서도 상업화에 성공한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스위스 페링파마슈티컬스, 미국 세레스테라퓨틱스 등이 잇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었다.

국내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초기에 벤처기업이 앞장섰다면 현재는 신시장을 노리는 대기업도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첫 ‘K-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영광이 어느 기업에게 돌아갈지 주목된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중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에서 가장 선두권에 있는 기업은 고바이오랩과 지놈앤컴퍼니로 꼽힌다.

고바이오랩은 면역질환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주요 후보물질은 건선 치료제 ‘KBLP-001’과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KBLP-007’이다. 모두 미국에서 임상2상을 승인받아 환자 모집 및 투약이 진행되고 있다. 또 천식 치료제 ‘KBLP-002’도 임상1상을 마친 뒤 미국 임상2상을 앞뒀다.

지놈앤컴퍼니의 경우 후보물질 ‘GEN-001’을 앞세워 항암 임상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GEN-001은 독일 머크와 화이자, MSD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기반으로 위암과 담도암에 관한 임상2상에 들어갔다. 기존 치료제와 병용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찾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두 기업은 신약개발을 지원할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을 마련하는 데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고바이오랩은 지난해 이마트와 협력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위바이옴을 설립했다. 위바이옴은 1분기 매출 74억 원, 순이익 1억 원을 내며 비교적 단기간에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립했다.

지놈앤컴퍼니가 선택한 것은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미국 자회사 리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를 통해 현지에 CDMO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장차 늘어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생산 수요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벤처기업들의 활약에 더해 최근에는 대기업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진출이 두드러진다.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작년 3월 고바이오랩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과민성대장증후군,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서는 다른 국내기업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스시스와 손잡고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유한양행과 CJ제일제당은 아예 유망한 마이크로바이옴 개발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유한양행은 에이투젠을 인수했고 CJ제일제당은 천랩을 사들여 CJ바이오사이언스로 출범시켰다.

인수 후 통합이 마무리된 현재는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에이투젠은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질염 치료제 ‘LABTHERA-001’의 임상1상 투약을 시작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면역항암제 ‘CJRB-101’의 임상1/2상을 승인받았다.

이들 가운데 어느 기업이 국내 첫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내놓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앞서 개발에 착수한 벤처기업들이 먼저 신약허가에 성공할 수 있지만 대규모 재원을 투입하는 대기업이 더 빠른 성과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대부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체내 미생물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미생물이 질병 치료에 작용하는 원리를 설명하기 어려워 규제당국 승인이 가능할지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페링파마슈티컬스, 올해 4월 세레스테라퓨틱스가 각각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장질환 치료제를 앞세워 차례로 FDA 신약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이런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4월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의 수많은 임상시험에도 불구하고 규제 프레임워크의 부재는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곧 예상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승인으로 해소된다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자본이 바이오제조·재료·식품기술과 같은 저위험, 빠른 수익 창출 분야의 투자에서 벗어나 고수익 창출 및 기술혁신이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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