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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에 '파업 전운' 감돌아, 물량 감소 대책 두고 노사 견해차 커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5-27 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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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에 '파업 전운' 감돌아, 물량 감소 대책 두고 노사 견해차 커
▲ 25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전국택배노조 한진본부 조합원들이 쿠팡 물량 이탈에 따른 생존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인 한진에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진은 쿠팡 물량 감소에 따라 추가적인 물량을 유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한진이 내놓은 대책이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을 만회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7일 택배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한진과 택배노조는 쿠팡 물량 감소에 대한 대책을 두고 의견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택배노조와 한진의 갈등은 쿠팡이 기존에 한진에 맡겨왔던 택배 물량의 일부를 쿠팡이 자체배송하기로 한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진은 그동안 쿠팡이 자체배송하지 않는 중소도시과 군단위 지역을 중심으로 쿠팡에서 물량을 받아 처리해왔다. 한진이 맡아왔던 쿠팡 택배 물량은 월 700만 개가량으로 한진 전체 택배 물량의 15% 수준이었다. 

하지만 쿠팡에서 자체배송을 늘리면서 이달 12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순차적으로 한진이 그동안 맡아왔던 물량 가운데 월 360만 개가 빠지게 됐다. 

이에 한진은 쿠팡 물량 감소를 벌충하기 위해 공영홈쇼핑을 비롯한 대형 고객사의 물량을 추가로 유치하기도 했다. 

한진이 추가로 유치한 물량은 월 357만 개로 빠져나가는 쿠팡 물량인 월 360만 개를 만회할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같은 한진의 물량 확보가 한진의 실적 벌충에만 보탬이 될 뿐 택배노동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쿠팡 물량이 중소도시와 군 단위에 집중돼 있던 만큼 해당 지역 택배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진에서 맡아온 쿠팡 물량은 중소도시와 군 단위에 40~70%가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추가 물량은 전국 단위로 배분되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절반 이상 감소한 물량을 벌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그동안 한진 택배노동자 8천~9천 명이 고르게 쿠팡 물량을 배송했던 게 아니고 중소도시와 군 단위 같은 일부 지역에 물량이 몰려있었다”며 “쿠팡 물량이 빠지면 일부 지역 택배노동자들은 월수입이 200만~300만 원 가량 감소하는데 추가 물량을 받아서는 월 32만 원정도 밖에 추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역의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 해당 택배노동자가 다른 택배로 이탈하게 되면 남아있는 택배노동자들이 해당 지역까지 모두 담당하게 돼 업무강도가 더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한진이 택배노동자들의 분류작업 참여로 수입을 보전하는 추가 대책도 내놨지만 택배노조는 이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 

택배노조는 빠진 쿠팡 물량이 만회될 때까지 한진이 택배노동자들에게 특별 수수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은 쿠팡 물량 감소에 따른 대책은 마련하고 있지만 노조가 요구하는 특별 수수료 지급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쿠팡 물량 이탈에 따른 택배기사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대책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며 “쿠팡과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추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쿠팡 물량 이탈에 따른 택배기사의 영향 최소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터미널 자동화 시설 투자, 심야배송 중단,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 건강검진 지원, 선물 지급 등을 통해 택배 종사자의 근로조건 개선과 복지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한진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6월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간 상황에서 2위인 한진까지 파업에 동참한다면 택배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이달 23일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온 파업을 올해 3월 마치면서 대리점연합과 합의를 했지만 제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택배노조 우체국본부도 6월14일 경고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위탁배달원들에게 제시한 신규 계약서가 계약을 쉽게 해지할 수 있게 하는 등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강민욱 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택배회사별로 문제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조만간 택배회사를 가리지 않고 택배노동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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