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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SK하이닉스의 3D낸드 수익확보 낙관불허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4-15 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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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의 3D낸드 수익확보 낙관불허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삼성전자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3D낸드 양산에 성공하고 신제품을 공개해 기술력을 증명했다.

3D낸드는 고성능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낸드플래시의 생산단가도 낮출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낸드플래시의 수익 개선이라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 3D낸드 양산에서 경쟁사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5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회의에 참석해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1테라바이트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신제품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월부터 36단 3D낸드 제품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뒤 내놓은 첫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메모리반도체에서 D램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낸드플래시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3D낸드 기술개발에 속도를 냈고 최근 들어 그 성과가 가시화됐다.

3D낸드는 반도체소자를 입체적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설계방식으로 속도와 전력효율 등 성능에서 기존의 2차원 낸드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3D낸드는 고용량의 메모리 생산단가를 2차원 낸드에 비해 크게 낮출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D램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D램시장이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에 빠지면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자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비중확대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에서 D램 가격은 지난해부터 하락한 데 이어 올해 2분기까지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D램업체들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D램업황의 악화가 지속되면서 SK하이닉스가 올해 낼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이 반토막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SK하이닉스로서 낸드플래시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의 3D낸드 수익확보 낙관불허  
▲ SK하이닉스가 공개한 36난 3D낸드 공정 기반 SSD.
도시바와 마이크론 등도 같은 상황에 놓인 만큼 D램보다 낸드플래시에 승부를 걸기 위해 3D낸드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3D낸드 양산에 성공하고 제품도 출시하면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치고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도시바도 3월부터 3D낸드 양산을 시작하는 등 빠르게 추격에 나서 안심하기 이르다.

도시바는 매년 4조 원 규모를 3D낸드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신규공장 증설에도 나서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  인텔도 마이크론과 협력해 3D낸드 기술개발에 나서 중국에 4조 원을 투자해 3D낸드공장을 짓고 있다.

박성욱 사장은 3D낸드분야에서 선두인 삼성전자와 기술격차를 따라잡고 다른 경쟁업체들의 추격도 뿌리쳐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것이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D램업황은 당분간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가 3D낸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 낸드플래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수익성 개선은 불투명

박 사장이 SK하이닉스의 3D낸드 양산 성공에 이어 수익성 개선을 실제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SK하이닉스는 현재 2차원 낸드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 낸드플래시부문에서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에서 영업이익률 12%를 거두고 있다. 도시바의 영업이익률은 13%에 이른다.

박 사장이 새로운 공정인 3D낸드의 비중을 높인다면 수율이 안정화할 때까지 낸드플래시부문의 수익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3D낸드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수율 안정화에 완전히 이르지 못해 2차원 낸드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SK하이닉스의 3D낸드 양산시기를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경쟁사보다 앞당기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로 실적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의 3D낸드 수익확보 낙관불허  
▲ 도시바가 양산을 시작한 3D낸드 메모리.
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메모리반도체업체들이 생산량을 오히려 늘리며 치킨게임에 뛰어들고 있어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3D낸드 양산 성공에도 불구하고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수익을 확보할 방안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부진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문제는 낸드플래시의 원가개선 속도와 취약한 기술경쟁력"이라며 "3D낸드 기술 외에 아직 생산량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 가능성은 결국 D램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보다 낸드플래시의 기술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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