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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현대차’ 소프트웨어 경쟁력 과시, 정의선 ICT기업과 인재확보 경쟁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11-08 16: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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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정보통신기술)기업보다 더 빨리 변해야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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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그 뒤 정 회장은 자율복장 도입, 임직원 직급체계 개편, 점심시간 유연화, 신입사원 공채제도 폐지 등 기업문화 측면에서 변화의 기반을 다졌는데 소프트웨어분야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10일과 11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2021 HMG 개발자 콘퍼런스’는 오프닝 기조연설 두 번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석학의 특별강연 두 번을 빼고는 매 시간마다 50분짜리 별도세션 4~5개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번 개발자 콘퍼런스에는 임원진이 아닌 현대차그룹 일반 연구원급 개발자 62명이 나서 첫 날 24개, 둘째 날 22개 등 모두 46개 주제를 발표한다. 

현대차그룹과 협력하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 개발자를 포함하면 발표자는 67명, 발표세션은 51개에 이른다. 발표자와 주제 모두 사전 심사를 거쳐 엄격하게 선정됐다.

특히 자율주행 관련 세션만 봐도 ‘자율주행을 위한 영상인식’,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퓨전 개발’, ‘자율주행을 위한 주변객체 경로 예측’, ‘주행안전 조향제어 기능의 충돌회피 경로생성’,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최적화’ 등 주제를 세분화해 구체적 개발경험을 나눈다.

현대차그룹이 그만큼 충실히 개발자 콘퍼런스를 준비한 셈인데 이번 행사를 통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린다고도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자 콘퍼런스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발자 콘퍼런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기술 프로젝트와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 진행하는 행사로 그동안 ICT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들어 부쩍 소프트웨어 개발역량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IT현대차’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개발자 콘퍼런스는 물론 최근 현대차그룹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실력을 겨루는 ‘제1회 소프티어(Softeer) 프로그래밍 페스티벌’도 처음 진행했다.

현대모비스는 9월 소프트웨어 개발문화 확대를 위해 일반인까지 참가 범위를 넓힌 ‘2021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경진대회’를 처음 열기도 했다.

정 회장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것은 자율주행, 서비스로서 수송(TaaS) 등 차량을 제어·통제하고 이를 서비스로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미래 모빌리티의 전반적 경쟁력이 소프트웨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미래 모빌리티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체적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여겨지고 있다.

테슬라는 8월 AI(인공지능)데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알렸고 제너럴모터스(GM)는 10월 ‘GM 인베스터데이 2021’에서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얼티파이(Ultifi)를 발표했다.

정 회장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 만큼 ICT기업과 인재확보 경쟁에도 더욱 치열하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산업은 인적자원에 크게 의존해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유능한 개발자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 회장은 이번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서도 인재 확보에 욕심을 낸다.

현대차그룹은 콘퍼런스 기간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주요 계열사의 온라인부스를 운영하며 채용정보를 알리고 인사담당자와 채팅상담 등을 진행한다.

둘째 날 오프닝 기조연설을 송창현 현대차그룹 TaaS본부장 사장이 맡았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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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현대차기아 TaaS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송 사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에서 최신기술 개발경험을 쌓았다.

국내 최대 ICT기업인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네이버랩스 설립을 주도했으며 국내 개발자 콘퍼런스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네이버 데뷰(DEVIEW)를 기획했다.

송 사장은 2019년 초 네이버를 떠나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설립했는데 2021년 4월 이례적으로 포티투닷 대표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차그룹 사장으로 영입됐다.

송 사장이 글로벌 제조업체인 현대차그룹의 사장을 맡고 있다는 점은 현대차그룹을 향한 개발자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데 충분히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는 현대차그룹이 내외부 개발자들과 생생한 연구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대규모 기술 커뮤니케이션 축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HMG 개발자 콘퍼런스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으로의 여정(Journey for Smart Mobility Solution)’을 주제로 열린다. 모빌리티와 소프트웨어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행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모든 세션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시청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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