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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형 파운드리도 증설 추진, 최시영 반도체 공급부족을 기회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1-11-03 15: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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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최신 공정 이외에 오래된 레거시(legacy) 공정 기반의 생산라인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레거시 공정 반도체의 수요 증가와 가격 인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구형 파운드리도 증설 추진, 최시영 반도체 공급부족을 기회로
▲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에 활용되는 레거시 공정에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새 공정기술도 적용하는 계획이 순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레거시 공정은 주로 28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 생산공정을 말한다.

성능이 중요한 스마트폰 프로세서나 인공지능 반도체가 아닌 단가와 전력효율 등이 중요한 저사양 반도체에 주로 쓰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동안 14나노 이하 미세공정기술 개발과 생산비중 확대에 집중해 온 성과를 봐 퀄컴과 엔비디아 등 대형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 사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의 중심에 있는 레거시 공정 반도체에서 성장기회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 전략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 사장은 10월 열린 파운드리포럼에서 “레거시 공정 기반 반도체의 사용처가 넓어지고 위탁생산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생산 확대를 위한 새 공장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른 시일에 레거시 공정 생산라인 신설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 사장이 그동안 최신 공정과 비교해 레거시 공정 생산투자에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으로 대응하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사업 방향성을 바꿔 시장수요에 적극 대응하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약 20조 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공장 투자에 레거시 공정을 대거 도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레거시 공정 반도체는 자동차부품과 전자제품 등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미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춘다면 고객사 확보에 장점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현재 최신 파운드리 공정 생산라인은 한국에서, 비교적 오래된 14나노 공정은 미국 공장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에서 레거시 생산라인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생산투자 계획과 관련해 어떤 공정을 도입할 지 등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레거시 공정 생산투자 확대를 통해 대부분 대형 IT기업에 그쳤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본격적으로 외형 성장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1년 파운드리 생산량을 2017년의 1.8배 수준으로 늘렸는데 2026년에는 3배에 이를 정도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최신 미세공정 반도체의 수요처가 비교적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시설투자 계획은 레거시 공정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최 사장이 레거시 공정 증설을 추진하는 것은 글로벌 주요 파운드리 경쟁사에 맞서기 위해 충분한 생산능력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17% 안팎이었지만 레거시 공정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약 1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UMC와 SMIC 등 레거시 공정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업체가 난립한 탓도 있지만 삼성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레거시 공정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최 사장이 계획대로 레거시 공정 생산라인을 증설해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확대한다면 전체 실적에서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있게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레거시 공정 생산라인 증설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글로벌파운드리 CEO 톰 콜필드는 최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레거시 공정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최소한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극적으로 생산투자를 확대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파운드리시장 1위 업체인 대만 TSMC도 일본과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레거시 공정을 포함한 파운드리 생산라인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세계 파운드리 전문업체의 레거시 공정 반도체 생산가격은 공급부족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4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구형 파운드리도 증설 추진, 최시영 반도체 공급부족을 기회로
▲ 삼성전자의 레거시 파운드리 공정 안내.

따라서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에 맞서 적기에 생산투자를 확대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면 큰 성장기회를 노릴 수 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의 17나노 공정기술을 새로 도입해 레거시 공정 생산라인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주요 경쟁사들의 28나노 레거시 공정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17나노 반도체공정은 이론상 레거시 공정에 주로 사용되는 28나노 공정과 비교해 반도체 성능을 39%, 전력효율은 49% 높이고 면적은 줄일 수 있는 기술로 비용 효율성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28나노 공정을 주로 활용하는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다양한 제품을 점차 17나노 공정 기반으로 전환해 생산하며 다양한 고객사의 주문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최 사장은 파운드리포럼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기술혁신도 이어가겠다”며 “레거시 공정 고객사와 응용처를 다양화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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