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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합종연횡 기치 든 박정호, 아마존 손잡은 플랫폼 경쟁력 별러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1-03-29 15: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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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이커머스 1위 아마존와 힘을 합쳐 한국 이커머스시장에서 11번가를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만들 수 있을까?

SK텔레콤이 아마존과 손을 맞잡는다면 11번가의 이커머스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1번가 합종연횡 기치 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 아마존 손잡은 플랫폼 경쟁력 별러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9일 증권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앞으로 한국 이커머스시장에서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체제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커머스기업의 가치가 본업인 유통사업 이익 창출력보다 플랫폼의 경쟁력에 따라 결정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런 분석의 근거로 꼽힌다. 

박 사장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11번가는 기업공개(IPO)보다 합종연횡이 우선과제라고 말한 것도 플랫폼 경쟁력에 관한 고심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커머스부문에서든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 영역에서든 11번가 플랫폼의 매력과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쿠팡은 누적 영업손실이 4조 원에 이르는데도 미국 증시에서 100조 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커머스 사업성이 인정받았다기보다 손실을 보면서도 로켓배송, 최저가 전략으로 공격적으로 회원 수를 확대하며 플랫폼 자체의 힘을 키워둔 것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중장기 사업 방향성은 유통업이 아닌 플랫폼산업”이라며 “플랫폼 힘만 갖춰지면 진출할 수 있는 사업영역은 무궁무진하다”고 바라봤다.

네이버 역시 거대 포털이라는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이커머스시장에서 선두로 자리잡았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한국 이커머스시장에서 단단한 영업이익을 내왔으나 인수합병시장에서 기업가치 5조 원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11번가도 이베이코리아와 입지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시장 점유율, 영업실적 등으로 보면 오픈마켓 플랫폼 경쟁력도 이베이코리아보다는 한 단계 아래로 평가된다.

박 사장은 우선 아마존과 협력을 통해 11번가 플랫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시동을 걸고 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사업자가 합종연횡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할 때 더 바랄 수 없이 강력한 파트너다.

본업인 이커머스사업부문의 기술력, 입지에서도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최근 시장의 추세인 미디어콘텐츠와 결합부분을 생각해도 그렇다.

SK텔레콤과 아마존은 11번가에서 아마존 판매상품들을 직접 유통하는 ‘해외직구’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SK텔레콤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서비스 제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1번가가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결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용자 유입 측면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이커머스 배송서비스 멤버십인 아마존프라임에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를 묶어 제공하는 방식으로 플랫폼 가입자를 크게 늘린 기업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2016년 한 콘퍼런스에서 “아마존프라임에서 비디오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으면 사람들이 아마존프라임 구독기간이 끝났을 때 갱신하는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현재 미국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시장에서 넷플릭스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면서 콘텐츠서비스 자체로도 크게 성장했다.

아마존은 콘텐츠 자체제작에도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키우고 있는데 이는 최종적으로는 콘텐츠를 통해 아마존 플랫폼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이 자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론칭하고 네이버쇼핑이 CJENM의 티빙과 결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등이 모두 아마존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사장도 이미 2019년 12월 한 달 9900원에 11번가의 온라인 쇼핑서비스, 웨이브 등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SK텔레콤의 모바일서비스를 결합한 구독형 상품 ‘올프라임’으로 11번가를 비롯한 SK텔레콤 ICT 플랫폼들의 시너지효과를 높이려는 시도를 했었다.

SK텔레콤 올프라임은 가입자 확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가세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박 사장은 25일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직접 언급하며 “쿠팡의 100조 원 상장은 커머스사업의 긍정적 시그널이기도 하고 국내에 강력한 경쟁자가 탄생했다는 의미도 있다”며 “SK텔레콤은 쿠팡과 커머스뿐 아니라 미디어 등에서도 경쟁관계에 있고 이에 따라 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아마존과 서비스 협력을 가시화하며 자신감도 보였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은 2020년부터 진행한 아마존과 협력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아마존과 협력을 통한 이커머스혁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아마존과 서비스의 구체적 론칭시점 등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11번가는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을 계속 강화하고 있고 올해 자체 시스템도 갖출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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