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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에게 결정적 한 방이 없다, 민주당 견제심리에 머물러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2-10 14: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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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보궐선거를 맞아 법관 탄핵이슈를 끌고가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 

'중도 외연 확장'이라는 애초의 전략은 사라지고 결정적 한 방도 없어 '거대 여당 견제심리' 자극에 머물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5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인</a> 국민의힘에게 결정적 한 방이 없다, 민주당 견제심리에 머물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은 10일에도 여권이 주도한 법관 탄핵을 비판하며 사법부의 독립성 문제를 제기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4일 국회가 의결했으니 일주일이 되도록 논쟁을 이어간 셈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책임지고 지켜줘야 하는 자리인데 내부로부터 독립성과 중립성을 깬 사례들이 숱하게 나와 있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법원장의 배석판사로 있던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비서관으로 갔다”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교류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7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휴에도 의원들이 각자 지역구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이를 동영상이나 사진 형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설연휴 민심 잡기의 소재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김 대법원장을 향한 비난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법관 탄핵 다음 날인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법복만 걸친 정치꾼’, ‘피노키오 대법원장’ 등의 거친 표현을 여럿 사용했다. 평소 '정치의 품격'을 강조해온 모습과 달라졌다. 

그는 8일 밤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김 대법원장을 두고 “입법부의 로비스트가 돼 ‘탄핵거래’를 하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연일 김 대법원장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정부·여당 견제심리를 키워 보궐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며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사법부를 좌지우지한다고 주장하면서 국정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유권자를 설득하고자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공세가 국민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낼 지 미지수이다.

일단 법관 탄핵의 찬반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관의 '거짓말 논란'과 임 부장판사의 몰래 녹음사실도 여론의 골을 깊게 할 뿐이지 그 흐름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많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4.3%, 반대한다는 응답이 45.4%로 집계됐다. 

정치성향이나 지지 정당별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조사는 18세 이상 9155명을 대상으로 진했으며, 리얼미터 홈페이지 등에 자세한 내용이 실려있다. 

답답한 대목은 김 위원장에게 다른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애초 정부의 탈원전정책 기조와 북한 원전지원 의혹을 묶어 "이적행위"라며 강하게 몰아붙이려 했다. 하지만 9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관련 검찰수사는 물론 정치공세에도 힘이 빠지게 됐다.

부동산정책 실패나 백신확보 미흡을 문제 삼는 것도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 안에서 김 위원장에게 실망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그동안 남들보다 앞서 중요한 화두를 던지면서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했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자충수’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의 미혼·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애란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신질환 미혼모를 두고 “정상적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에 한 이야기라고 해명했지만 장애인 비하라는 비판이 가시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이 1일 부산에 찾아 내놓은 ‘한일 해저터널’ 계획도 별 효과 없이 ‘친일 논란’을 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궐선거의 전반적 분위기도 김 위원장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박 장관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양자대결에서는 38.9%(안 대표 36.3%), 나경원 전 의원과 양자대결에서는 39.7%(나 전 의원 34%)의 지지를 얻었다.

오차 범위(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 안의 접전이지만 박 전 장관 등 여권 인물들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그나마 가장 경쟁력 있는 야권 인물이 국민의힘 밖의 안 대표라는 점에서 마땅치 않을 듯하다. 김 위원장은 줄곧 안 대표를 무시 또는 비판해 왔다. 

이 조사는 YTN과 TBS의 의뢰를 받아 7~8일 이틀 동안 18세 이상 서울시민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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