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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안전 내걸어, 현대제철 안동일과 현대건설 윤영준은 발등에 불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1-06 16: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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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안전’을 강조하면서 그룹 안에서 상대적으로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안전의 고삐를 더욱 죌 수밖에 없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안전 내걸어, 현대제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049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동일</a>과 현대건설 윤영준은 발등에 불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왼쪽)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6일 현대차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의선 회장이 신년사에서 3일 현대차 울산 1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에 애도를 전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한 것을 놓고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그룹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한 환경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3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4일 오전으로 예정돼 있던 온라인 신년회도 취소하고 이메일로 신년 메시지를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매년 1천 명에 육박하는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지만 그룹 오너는 물론 전문경영인 대표가 애도 성명을 내는 일은 매우 드물다.

산업현장의 안전환경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나날이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신년 메시지를 통해 안전 예방을 주요 경영지표로 삼겠다는 뜻을 보인 셈이다.

정 회장이 직접 안전을 꺼내 든 만큼 현대차그룹 계열사 대표들은 안전을 놓고 긴장감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한 관계자는 “혹여나 안전 사고가 날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안전 매뉴얼을 점검하며 안전 예방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과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긴장감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과 건설업은 산업재해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업종으로 평가된다.

철강업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처음 발표한 ‘하청노동자 사고사망 비중이 높은 원청사업장’ 상위 10곳 가운데 4곳에 이름을 올렸고 건설업은 매년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한다.

현대제철과 현대건설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제철은 2013년 협력업체 노동자 5명이 아르곤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뒤 한동안 사고가 없었으나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대건설도 사망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는데 2019년에는 건설현장에서 6명의 노동자가 숨져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선정하는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산재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안전대책을 지속해서 강화해왔다.

하지만 철강업과 건설업은 고위험작업이 상대적으로 많아 순간의 방심이 산업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안동일 사장과 윤영준 사장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안동일 사장과 윤영준 사장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입법 과정에서 처벌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경영계의 요구가 일부 반영될 수 있지만 이 때에도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는 현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적용될 중대산업재해의 정의를 산업안전보건법의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재해’가 아니라 ‘사망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재해’로 엄격히 규정해줄 것을 핵심 건의사항으로 요구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안전 내걸어, 현대제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049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동일</a>과 현대건설 윤영준은 발등에 불
▲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5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원인 규명과 요구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그동안 산업재해 사망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만큼 국회가 경영계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해도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늘 해오던 것 이상으로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안전경영을 추진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안동일 사장은 2019년 3월 현대제철 대표에 취임했는데 취임 직전 당진제철소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취임 때부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자문단을 설립하고 안전관리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등 안전경영을 화두로 내세웠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안전을 최우선 사항으로 강조했다.

안 사장은 “안전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다”며 “임직원 모두가 안전규정을 준수하고 안전활동을 실천하는 자율안전문화를 정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준 사장은 지난해 12월 현대건설 대표에 내정돼 3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에 오른다.

현대건설은 안전관리자를 정규직으로 모두 바꾸고 안전관리 투자비용을 1천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관리 강화방안’을 제정해 전 현장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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