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을 상대로 추진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의 심문기일을 맞아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25일 입장자료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한진칼의 유상증자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붕괴되고 10만 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진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아시아나항공이 연말까지 긴급히 필요한 6천억 원의 자금조달도 불가능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신용등급 하락과 각종 채무의 연쇄적 기한의 이익 상실,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면허취소로 이어져 대규모 실업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KCGI를 향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그룹은 “항공산업과 관련한 이해도 없고 회사들이 처해 있는 상황도 알지 못하는 투기세력의 욕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생존이 위기에 놓였고 나아가 한국 항공산업 재편까지 발목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고 KCGI를 비난했다.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면 된다는 KCGI의 주장도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에 연말까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KCGI가 주장하는 방식으로는 연말까지 자금조달이 불가능하다”며 “산업은행이 실권주를 인수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억지논리”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실권주가 발생하면 자본시장법 제164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그 부분과 관련된 발행을 철회해야 한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은 자산 매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이 좋지 않아 적정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과 자산 매각 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KCGI의 주장은 현실을 잘 모르는 얘기”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5시 KCGI가 제기한 한진칼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심문한다. 항공업계에서는 늦어도 12월1일까지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