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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정의선시대 현대차, 스마트모빌리티 변화의 속도 달라졌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11-13 15: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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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속도다.

변화의 방향성은 그대로지만 변화를 추진하는 속도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시대 현대차, 스마트모빌리티 변화의 속도 달라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 회장이 2018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그룹’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변화의 토대를 다졌다면 이제는 변화의 속도에 집중하고 있다.

정 회장이 13일 회장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정 회장은 10월14일 ‘고객중심경영’을 앞세워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뒤 대통령과 총리, 4대그룹 총수는 물론 현대차 노조 지부장까지 만나며 그야말로 광폭행보를 보였다.

그 사이 현대차그룹도 사업적으로 많은 변화를 추진했다.

화물 운송용 무인항공기 개발 착수,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타진,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과 친환경차 중심의 미국시장 전략 발표, 글로벌 수소전기트럭 전략 공유, 고급 브랜드로 중국시장 회복 추진 등 미래 모빌리티솔루션 그룹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였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올랐을 때부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했는데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과감성과 속도로 보인다.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그룹을 가리키며 변화의 방향을 잡았다면 회장에 오른 뒤에는 과감한 방식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수석부회장 시절 지분투자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외부 협력을 추진했지만 회장에 오른 뒤에는 경영권을 확실히 쥘 수 있는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수석부회장 때 수시채용을 도입했지만 연구인력이 수요가 늘자 연구개발본부의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하늘 길을 열기 위해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에 이어 화물 운송용 무인항공기 개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규모 품질비용을 반영하고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을 만난 것도 마찬가지다.

품질 개선과 노사상생은 현대차그룹의 오랜 과제인데 정 회장은 품질 개선에서는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해 조직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노조와 만남에서도 품질을 화두로 잡고 관계 개선을 위한 손을 내밀었다.

기아차가 회사이름 변경을 추진하는 일은 정 회장의 속도경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례일 수 있다. 기아차는 회사이름에서 ‘자동차(Motors)’를 빼고 ‘기아(KIA)’로 새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최고 의사결정자가 아니면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기아차가 회사이름에서 자동차를 버리는 것은 단순 자동차제조업을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서비스로서 이동(MaaS, 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로서 교통(TaaS, Transportation as a Service)’ 등 수요 맞춤형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버(Uber), 리프트(Lyft), 그랩(Grab) 등 글로벌 모빌리티 솔루션 선도업체 가운데 회사이름에 자동차(Motors)를 달고 있는 곳은 없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시대 현대차, 스마트모빌리티 변화의 속도 달라졌다
▲ 10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이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공영운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 이상수 노조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현대차 사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차 사장. <현대자동차>

정 회장이 취임 이후 싱가포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일도 눈 여겨봐야 할 지점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전날인 10월13일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착공식을 열었고 최근에는 싱가포르 전동화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싱가포르 최대 충전사업자인 SP그룹과 사업협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를 생산하며 미래차 생애주기 전반을 연구한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업체이자 동남아시아 최대 모빌리티솔루션 플랫폼인 그랩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협력 가능성이 열려있다.

인구와 경제 규모 등을 놓고 볼 때 미래차시장이 본격 개화한 10년 뒤면 아세안시장은 미국과 유럽, 중국처럼 글로벌 주요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 회장이 동남아시아 미래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전진기지로 삼고 투자에 속도를 낸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한동안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경영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소전기차분야에서 빨리 움직여 성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정 회장은 사업을 추진하는 데 누구보다 속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다음 날인 10월15일 수소경제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수소전기차사업과 관련해 “문제점이 산적해 있지만 우리가 좀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세상의 빠른 변화보다 한 발 더 먼저 움직이고자 의지는 취임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서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와 이동의 제한으로 일상생활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디지털경제로 전환도 더욱 빨라지면서 미래 인류의 생활방식과 수요 변화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산업 또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 더욱 크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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