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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온라인광고 본 정용진, 이마트 SSG닷컴 오픈마켓 전환 가닥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0-10-12 15: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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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자회사 에스에스지닷컴의 오픈마켓 진출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월마트는 최근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인수를 추진하는 등 온라인광고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정 부회장도 이런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온라인광고 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18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이마트 SSG닷컴 오픈마켓 전환 가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에스에스지닷컴의 온라인 통합쇼핑몰 SSG닷컴(쓱닷컴)을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온라인 광고라는 새 사업모델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이란 인터넷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여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쓱닷컴은 그동안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 때문에 오픈마켓과 비교해 품질관리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취급 품목 수(SKU)가 제한적이어서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쓱닷컴의 취급 품목 수는 1천만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픈마켓으로 전환되면 취급 품목 수가 최소 1천억 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스에스지닷컴은 연내 추진 중인 오픈마켓 전환을 통해 추가적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픈마켓으로 전환된다면 취급 품목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총매출(GMV)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오픈마켓 진출은 신세계그룹이 온라인광고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오픈마켓은 플랫폼사업자가 거래의 일부 금액을 수수료로 받는 사업이지만 트래픽 확대를 통한 광고수입의 비중이 만만치 않게 크다. 국내 오픈마켓업체 11번가는 1년에 광고 매출로 3천억 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전체 11번가 매출의 50% 이상이다.

미국 아마존도 배너광고, 검색결과 창에 스폰서 목록를 표시하는 광고 등을 통해 광고사업에서만 매년 100억 달러(약 11조4780억 원)를 거두는 것으로 추청된다.

인터넷쇼핑몰 외에 전통적 유통업체들도 온라인광고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월마트는 2019년부터 온라인 플랫폼 ‘월마트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광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온라인 제품 판매보다 온라인광고를 통해 훨씬 높은 마진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라클과 손잡고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어 온라인광고업계에서 새로운 강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틱톡 인수는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가 2014년 취임 이래 갈망해 온 '브릭 앤드 모르타르(오프라인 매장 기업)'의 뿌리를 넘어서는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용진 부회장도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등 기존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월마트처럼 온라인광고사업에서 새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을 보면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유통업체 본연의 수익활동이라기보다 트래픽 확대를 통한 광고수입 증대 목적이 큰 것 같다”며 “플랫폼 사업이란 것이 규모의 경제효과가 커서 오픈마켓을 병행하지 않으면 독자생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는 오픈마켓 진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개인사업자에게 쓱닷컴 내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등록 판매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면 가품 등이 많아져서 관리가 힘들고 온라인몰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또 개인사업자의 상품이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 등 계열사가 판매하는 상품과 겹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에스에스지닷컴 관계자는 “오픈마켓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시기나 방법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오픈마켓으로 전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은 모두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을 통해 온라인플랫폼사업자의 규제를 강화하려는 점도 부담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업체는 현재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돼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고지하면 소비자 피해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공정위는 법 개정을 통해 온라인플랫폼사업자의 거래 관여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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