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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 엔비디아 ARM 인수는 어떤 영향을 줄까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  2020-09-14 12: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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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스마트폰용 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 ARM을 인수하면서 삼성전자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ARM의 설계자산을 떼놓을 수 없는 만큼 ARM을 안은 엔비디아와도 협력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 쪽에서도 당분간 엔비디아로부터 반도체 일감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엔비디아가 시스템반도체를 선보이면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다.

엔비디아가 장기적으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반도체사업 영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4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산하 기업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ARM은 스마트폰 AP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자산을 주로 개발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다.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분야에서 ARM은 독보적 1위를 자랑한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가운데 90% 이상에 ARM의 설계자산이 적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와 함께 ARM의 모든 설계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사업에서 ARM과 지속해서 협력해 왔다.

삼성전자는 ARM의 설계자산 ‘코어텍스’와 ‘말리’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ARM의 고객사 맞춤형 설계자산 프로그램 ‘코어텍스-X 커스텀(CXC)’에 참여해 코어텍스-X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출시를 암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따라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더라도 큰 변화 없이 ARM의 설계자산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중요한 설계자산을 엔비디아가 차지한다는 사실 자체는 삼성전자에게 위협적일 수 있다. 엔비디아가 수익성 극대화를 목적으로 라이선스 비용을 인상하면 당연히 스마트폰 완제품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등 기존 ARM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라이선스 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많은 기업이 ARM 설계자산을 이용한 이유는 저렴하면서도 모든 기업에 동등하게 제공됐던 이유가 크다. 바꿔 말해 이런 조건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대체재를 찾을 수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RM 설계자산은 사실상 반도체업계에서 공공재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설계자산에서 오픈 소스인 MIPS와 RISC-V라는 ARM의 대체재가 존재하고 거대기업이 새로운 설계자산을 개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러 국가의 독점규제도 엔비디아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설계자산에 관해 독점적 지위를 지닌 ARM과 합병을 최종적으로 성사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라이선스정책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ARM 인수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영국 등의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을 거쳐 18개월 뒤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매체 시킹알파는 "엔비디아가 라이선스를 중지하거나 더 많은 지불을 강요할 가능성은 독점규제에 따라 제외된다"며 "엔비디아는 이전과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라이선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발표하며 “계속해서 오픈 라이선스 모델을 운영하고 글로벌 고객 중립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에는 엔비디아의 행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엔비디아는 현재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협력관계에 있다.

삼성전자는 9월 초 엔비디아 신형 그래픽카드 RTX30 시리즈에 필요한 8나노급 GPU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간 20억 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이전 제품 RTX20 시리즈는 세계 1위 파운드리기업 대만 TSMC에서 생산됐다.

삼성전자가 TSMC 못지않은 파운드리 기술력과 생산력을 입증한 만큼 엔비디아는 다음 제품을 내놓기 위한 파운드리 거래처를 섣불리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RM을 인수해 스마트폰 AP 설계능력을 확보하게 된 엔비디아가 파운드리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를 멀리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과 비슷한 종류의 시스템반도체를 선보이면 삼성전자로서는 파운드리사업에서 또다른 시스템반도체의 경쟁자를 맞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분야에서 자체 브랜드 엑시노스, 엑시노스오토 등을 출범한 뒤 지속해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현재 퀄컴, 미디어텍이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장차 ARM의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새로운 데이터센터용 GPU 등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엔디비아는 기존에 주력하던 PC·서버용 GPU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IT매체 더버지는 “엔비디아는 GPU 선도업체지만 중앙처리장치(CPU)나 모바일 분야에서는 많은 일을 하지 않는다”며 “ARM 인수는 이런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위해 소프트뱅크그룹에 지불할 매각대금 400억 달러를 환수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이 절실하다. ARM의 라이선스사업만으로는 들인 돈에 비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IP네스트에 따르면 2019년 ARM 매출은 16억1천만 달러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은 ARM이 상장폐지하기 전인 2017년의 영업이익률을 기준으로 하면 2억5천만~3억 달러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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