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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다툼 장기전 각오, 경영권 뒤집기 노린다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0-08-26 16: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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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은 왜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뒤늦게 참여하기로 결정했을까? 

조 부회장은 성년후견심판이 인정되는데 그치지 않고 조 회장이 동생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대상으로 지분 전량을 넘긴 것을 무효화하는 데까지 싸움을 길게 이어가기로 단단히 마음먹은 것으로 보인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다툼 장기전 각오, 경영권 뒤집기 노린다
▲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26일 재계와 타이어업계분석을 종합하면 조 부회장이 성년후견 심판에서 법무법인 원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배경을 두고 성년후견심판 뒤 경영권 다툼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조 부회장이 장기전을 각오하고 경영권 뒤집기까지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원은 삼성그룹, 한진그룹 등 재계에서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을 도맡을 만큼 이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이 성견후견 심판에서 승소해 조양래 회장의 법적 후견인이 지정돼도 효력이 과거 사건까지는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끌어내게 되면 조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을 견제할 수 있는 두 가지 카드를 쥐게 된다.

우선 조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량을 넘긴 조양래 회장의 결정에 효력이 없다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조 부회장은 조 사장이 현재 배임 및 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직접 입장문을 내 조현범 사장에게 승계 의지를 분명히 한 상황에서 승기를 굳히려면 여론전을 활용해 명분을 확보해야 한다.

법무법인 원은 바로 이 점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대개 대기업의 경영권 분쟁에는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일반대중들의 시선도 몰리는 만큼 오너의 이미지도 재판에 영향을 주는데 법무법인 원은 남다른 정무적 감각으로 의뢰인의 이미지까지 관리하며 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 원은 2009년 세워진 로펌으로 현재 윤기원, 강금실 변호사가 대표로 있다. 

조현범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매달 수백만 원씩 6억여 원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 2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두 번째는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추가로 현금 등을 증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방법은 조 부회장이 조현범 사장과 벌일 경영권 다툼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조현범 사장은 주식 매입자금 2447억 가운데 2200억 원을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등을 담보로 한 차입금으로 마련했는데 재계에서는 이 돈을 결국 아버지로부터 받아 갚을 것으로 본다. 조 부회장은 이 길을 차단할 수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당장 성년후견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조양래 회장이 마음대로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성년후견심판이 인정돼 조양래 회장이 피후견인이 되면 조 회장이 재판 기간에 내린 결정들은 효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조 사장이 지금의 지분율(42.90%)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진다.  

조 부회장이 25일 입장문에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조양래 회장과 조 사장측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뒤늦게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별도로 법률대리인을 세우고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 뛰어든 데는 이처럼 장기전에 단단히 대응할 태세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그룹의 사례에 비춰보면 당장 성년후견심판에만 최소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민사소송까지 따지면 경영권 분쟁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입장문을 내기 최소 한 달 전에 법무법인 원을 선임했으며 성견후견 문제 이외에도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 부회장의 법률대리인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성년후견 문제를 포함해 여러 가지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재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진행되는 법적 절차와 관련해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법원은 조 회장의 가족들을 법원으로 불러 의견을 듣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절차가 끝난 뒤에는 조 회장의 정신 건강상태를 판별하기 위해 병원을 통해 정신감정 절차가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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