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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두산밥캣 지키고 싶은 박정원, 두산중공업 회생의 자금줄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  2020-08-07 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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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팔고 두산그룹을 친환경사업 위주로 재편에 성공할까?

박 회장은 두산밥캣을 최대한 지키며 핵심계열사 두산중공업의 사업 전환을 위한 자금줄로 활용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해 8월 안 예비입찰을 거쳐 9월 본입찰을 진행한다.

두산중공업이 매물로 내놓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치가 6천억 원가량이다.

입찰 과정에서 경쟁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가치가 최대 1조 원까지 뛸 수 있다고 투자업계는 바라본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사업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박 회장은 이 매각이 끝난 뒤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투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두산밥캣이 벌어들이는 현금을 두산중공업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두산그룹의 친환경사업 중심 재편에서 두산밥캣이 자금줄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자금 3조6천억 원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두산그룹을 친환경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채권단과 약속했다.

연료전지계열사 두산퓨얼셀과 수소드론계열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이 한국판 뉴딜정책과 맞물려 그룹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아직 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만큼의 규모를 갖추지 못했다.

2019년 기준으로 두산퓨얼셀의 매출은 2212억 원,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매출은 7억 원이다. 두 회사 매출을 합쳐도 2019년 두산그룹 전체 매출인 12조29억 원의 1.8%에 그친다.

결국 박 회장의 두산그룹 사업재편에서 중심에 세워야 할 할 계열사는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가스터빈과 풍력터빈 등 친환경발전 관련 신사업을 주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서남권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풍력터빈사업 확대의 기반으로 삼고 김포 열병합발전소를 가스터빈 실증의 기회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두산중공업이 사업재편을 버틸 힘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서남권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은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해상풍력이 2022년 착공하며 두산중공업이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가스터빈을 납품하는 시점은 2023년이다. 두산중공업이 두 사업에서 이익을 본격적으로 낼 시점은 아직 멀리 있다.

그런데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나 원자력발전소의 주기기 제작사업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 이익 창출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두산중공업은 별도기준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가운데 2017년 순이익 158억 원을 제외하고 4년 동안 순손실만을 봤다. 이 기간 누적 순손실은 1조8871억 원이다.

이 기간 두산밥캣은 2015~2019년 30~4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두산인프라코어에 넣었다. 그런데 두산밥캣의 모회사 두산인프라코어는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두산밥캣이 창출한 현금이 두산중공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앞서 6월 사내메세지를 통해 “두산중공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사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며 “경영 정상화와 사업구조 개편의 기조에 맞춰 자산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한 뒤 그룹 지배구조를 두산중공업이 두산밥캣을 직접 거느리는 형태로 개편한다면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캣의 현금 창출력을 사업재편의 밑천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

두산중공업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전환한다면 두산퓨얼셀과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성장에 필요한 시간도 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산밥캣이 자금줄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박 회장도 두산밥캣은 최대한 지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 박정원의 3조 마련계획 조금씩 흔들려, 두산밥캣 끝까지 지킬 수 있나

물론 두산밥캣의 매각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박 회장이 그룹 계열사들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 매각은 앞서 7월 대우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가격 차이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돼 상장폐지되기 전 시가총액이 4천억 원가량이었으나 대우산업개발 측은 2천억 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두산건설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두산건설을 물적분할하고 부실자산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넘겨뒀다. 가격 협상에서 물러설 이유가 없는 만큼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

두산그룹 지주사 격인 두산의 모트롤BG(유압기기사업) 매각은 중국 시공그룹이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와 국내 사모펀드인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모트롤BG의 방산부문이 중국에 매각된다면 유압기기 독자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어 산업부와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박 회장은 이를 염두에 두고 매각가격 하락도 감수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두산그룹 자산이나 계열사 매각은 아직 끝이 아니다.

두산건설의 매각을 놓고 부동산 투자전문회사 마스턴투자운용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의 화공플랜트 자회사 두산메카텍도 잠재적 매물로 여겨진다. 이들의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입찰이 흥행하지 않거나 매각 과정이 수월하게 풀리지 않는다면 박 회장도 두산밥캣을 지킨다는 기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채권단은 두산그룹에서 3조 원 이상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수십 가지 계획을 세워뒀을 것”이라며 “두산그룹이 무엇을 더 아끼고 최대한 매각을 늦추는지의 순번은 있을 것이나 두산밥캣도 매각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일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전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태평양을 자문사로 삼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7일 현대중공업지주가 공시를 통해 인수 검토사실을 부인했으나 재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패키지 매물로 나온다면 현대중공업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지금까지 영업 인프라를 공유하는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대형 건설기계, 두산밥캣이 소형 건설기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을 지키지 못한다면 박 회장은 이익 창출능력이 부족한 두산중공업과 규모가 작은 두산퓨얼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그룹을 꾸려야 한다.

두산그룹을 친환경사업 중심으로 재건한다는 과제가 크게 무거워지는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자산이나 계열사 매각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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