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자산과 계열사 매각
박정원은 두산그룹의 보유자산과 계열사들을 매각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맡고 있다.
이는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 K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6천억 원의 자금을 수혈한 데 따른 경영 정상화방안의 이행 과정이다.
두산그룹은 보유자산과 계열사들을 매각해 3조 원을 마련해야 하며 이 가운데 1조 원은 2020년 안에 준비해야 한다.
박정원은 먼저 두산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했던 두산퓨얼셀(연료전지)과 두산솔루스(동박) 가운데 두산솔루스를 매물로 내놨다.
두산솔루스는 회로기판용 동박뿐 아니라 전지박(2차전지용 동박)도 생산한다. 전지박 생산공장이 헝가리에 위치해 현지 배터리 제조사들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두산그룹은 2020년 7월7일 ‘진대제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각대상은 지주사격 두산과 두산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61.27%다. 정확한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투자업계는 대체로 7천억 원가량으로 추산한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골프장 클럽모우CC는 2020년 6월29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이 1850억 원에 사들였다.
두산그룹은 부동산 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과 서울 중구 두산타워의 매각을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예상 매각가격은 6천억~7천억 원 수준이나 2018년 두산타워를 담보로 빌렸던 4천억 원과 두산타워 입점 점포의 보증금을 상환하고 나면 실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1천억 원가량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의 벤처캐피털기업 네오플럭스는 신한금융지주가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예상가격은 네오플럭스의 보유 자산가치인 707억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박정원은 다른 계열사들을 매각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지주사격 두산의 유압기기사업인 모트롤BG는 방산부문이 포함돼 있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쉽지 않다.
두산은 2020년 7월20일 본입찰을 진행했는데 중국 건설그룹인 시공그룹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체로 지정된 회사는 인수합병 거래의 성사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해외거래일 때는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도 받아야 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모트롤지회(모트롤BG 노조)와 창원시는 기술 유출의 위험을 들어 모트롤BG의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산건설은 중국 펑화그룹 계열사인 대우산업개발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매각가격을 놓고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돼 상장폐지되기 직전 시가총액이 4천억 원가량이었다. 반면 대우산업개발이 제시한 가격은 2천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박정원은 두산그룹의 두 현금 창출원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도 매물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2020년 9월 예비입찰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도 쉽게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법인 DICC가 얽힌 소송문제가 해소돼야 한다.
2011년 IMMPE(IMM프라이빗에쿼티), 하나금융투자PE, 미래에셋자산운용PE는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의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20%를 인수했다. 여기에는 3년 안에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돌려준다는 약속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두산그룹은 사모펀드들과 합의했던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3년 내 기업공개에 실패했고 2015년 공개 매각마저 실패했다. 이에 사모펀드들은 두산그룹이 계약 이행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두산그룹이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사모펀드들이 이겼다. 대법원의 결정만이 남아 있으며 판결은 2021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상고심에서 두산그룹이 패소한다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배상금 리스크가 현실화해 매물로서 매력이 크게 훼손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241.6%의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어 8천억 원의 배상의무는 인수 희망자들에게 부담스럽다.
두산그룹과 채권단 모두 어떤 자산이나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는지와 관련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채권단은 박정원에 매각을 재촉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2020년 6월17일 산업은행 현안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두산그룹의 자산 매각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기한을 정해 놓으면 쫓기게 되고 실제 적정가격 이하로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경영위기
두산그룹은 2020년 들어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이했다. 계열사 두산건설의 재무위기가 중간지주사 두산중공업을 거쳐 그룹 전체로 퍼졌다.
두산중공업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동안 단 한 해도 순이익을 내지 못한 채 순손실만을 쌓았다.
글로벌 발전시장이 석탄화력과 원자력 등 고전적 발전원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흐름에 발을 맞추지 못했다.
두산중공업은 그런 와중에도 두산건설에 2조 원이 넘는 자본을 수혈해 주면서 차입금이 늘어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탓에 자본시장이 얼어붙자 두산중공업은 4조 원이 넘는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리파이낸싱(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며 재무구조를 다시 짜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두산그룹은 K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에 3조6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수혈했으며 두산그룹도 보유자산과 계열사의 매각을 통해 3조 원을 확보하기로 약조했다.
박정원은 채권단과 두산그룹의 경영 정상화방안을 합의한 뒤인 2020년 6월11일 두산그룹 모든 임직원에 사내 메시지를 보내 그룹의 경영위기를 설명했다.
박정원은 “그룹 경영진은 시장 흐름의 변화에 대응하고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등 최선을 다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목표에 미치지 못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나빠졌다”며 “다행히 국가 기간산업을 향한 정부의 관심과 채권단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두산중공업의 위기에 따른 사회적 파장과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두산은 금전적 부채를 넘어 사회적 부채를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9년 두산의 실적 호전
두산은 2019년 좋은 실적을 냈다.
두산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8조5357억 원, 영업이익 1조2619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7.3% 늘었다.
성장사업인 전지박(두산솔루스)과 연료전지(두산퓨얼셀)가 2019년 10월 인적분할돼 연결실적에서 제외된 가운데서도 자체사업과 계열사 실적이 모두 호조를 보이며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섰다.
자체사업은 영업이익 2271억 원을 내 전년보다 9.7% 증가했다. 전자BG(비즈니스그룹)의 5G통신(5세대 이동통신) 및 네트워크용 소재사업이 성장궤도에 올라섰고 산업차량BG가 북미를 중심으로 선진시장에서 매출이 늘어 모트롤(유압기기)BG의 외형 축소를 상쇄했다.
자회사 두산중공업도 2019년 영업이익이 1조769억 원으로 전년보다 7.3% 늘었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가 사상 최고치였던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 8404억 원을 냈고 두산건설은 2018년 적자 522억 원에서 흑자 810억 원으로 전환했다.
분할 신사업인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은 2019년 4분기에 각각 영업이익 102억 원, 영업이익 195억 원을 거뒀다.
△CES에서 구체화한 디지털 전환의 의지
박정원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등 경영진들을 이끌고 2020년 1월7일~10일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을 처음으로 찾았다.
그룹 계열사들도 CES에 부스를 내고 참가했다. 두산그룹의 CES 참가도 처음이다.
두산그룹은 CES에서 에너지, 건설기계, 로봇, 드론 등 각 사업분야에서 두산그룹이 지향하는 미래상을 선보였다.
두산 부스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DJ와 함께 사인 스피닝(Sign Spinning) 공연을 펼쳤다. 사인 스피닝은 광고판을 회전시키며 시선을 끄는 광고기법으로 북미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바리스타는 관람객들에게 커피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CES 2020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연료전지 드론도 주요 전시제품이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CES 현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드론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5G통신에 기반을 둔 건설현장 종합관제솔루션 ‘콘셉트X(Concept-X)’를, 두산밥캣은 증강현실(AR) 작업 프로그램을 각각 선보였다.
박정원은 CES 현장을 둘러본 뒤 경영진에 “우리 사업분야에서 기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한다”며 “올해 CES에서 두산그룹이 제시한 미래 모습을 앞당기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자”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박정원은 2019년 4분기 두산그룹의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먼저 2019년 10월1일 두산그룹 지주사 격인 두산의 전지박을 포함한 소재사업을 두산솔루스로, 연료전지사업을 두산퓨얼셀로 각각 인적분할했다.
두 분할회사는 2019년 10월18일 다시 코스피에 상장했다.
박정원은 2019년 두산그룹 신년사에서 “그룹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울 것”이라며 “연료전지사업은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전지박사업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두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다.
두 회사의 분할을 시작으로 박정원의 그룹 사업구조 개편이 본격화됐다.
두산은 2019년 10월29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시내 면세점인 두산타워 면세사업장 ‘두타면세점’의 특허를 반납하기로 의결했다. 면세점사업에 진출한지 4년 만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두산은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두타면세점 매장 임대, 면세점 직원 고용승계, 자산 양수도 등 상호협력 방안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5월 개점해 2016년 적자 477억 원, 2017년 적자 139억 원을 냈다. 2018년 영업이익 10억 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두산은 두타면세점이 2019년에 다시 영업수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은 “시내면세점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두타면세점이 단일지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면세점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특허권을 반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타면세점은 2020년 1월25일을 마지막으로 운영을 끝냈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2월28일 두타면세점을 넘겨받았다.
두산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화공플랜트 자회사 두산메카텍은 두산중공업에 넘겼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을 대상으로 신주 4410만2845주를 발행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대신 두산메카텍 지분 전량을 넘겨받았다.
2020년 2월18일 두산중공업이 발행한 신주가 상장됐다.
박정원이 과거 몸담았던 두산건설도 사업구조 개편작업의 대상이었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12월12일 지분 89.74%를 보유한 자회사 두산건설을 완전자회사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 100%를 확보하기 위해 두산건설 주주들에게 두산건설 주식 1주당 두산중공업 신주 0.2480895주를 배정해 교부하는 포괄적 주식교환계약을 맺었다.
주식교환은 2020년 3월10일 진행됐고 두산중공업 신주는 2020년 3월24일 상장됐다. 이후 두산건설 주식은 상장폐지됐다.
박정원이 진행한 일련의 그룹 사업구조 개편작업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서는 철수하고 성장 기대치가 높은 사업의 저평가 여지를 없애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그룹 재무위기의 뇌관이 된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돼 경영 효율성이 증대되고 유관사업에서 중장기적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물류사업 육성 본격화
두산은 2019년 7월10일 ‘종합 물류서비스 선두주자 도약’ 선포식을 열고 물류사업의 본격 육성에 나섰다.
선포식에서는 두산 산업차량BG의 전동식 지게차, 팔레트 트럭, 리치 트럭, 스태커 등 창고 물류장비 18종도 전시됐다.
두산의 종합 물류서비스사업은 두산 산업차량BG의 지게차 제조사업을 주축으로 두산로지피아의 다운스트림서비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의 물류 자동화서비스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동현수 두산 사업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게차 제조, 다운스트림 서비스,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통합한 혁신인 비즈니스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종합물류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해 가겠다”고 말했다.
△신사업 성장의 의지
박정원은 2019년 1월8일~11일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2019(CES 2019)’에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을 파견했다. 박지원 부회장은 2년 연속 CES를 참관했다.
동현수 두산 사업부문 부회장과 형원준 두산그룹 최고디지털경영자(CDO) 사장, 스캇성철 박 두산밥캣 사장이 박지원 부회장과 동행했다.
단순히 최신 기술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두산이 진행하고 있는 전지박과 연료전지 등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라는 판단 아래 그룹의 최고 경영진들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은 2019년 신년사에서 “그룹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울 것”이라며 전지박과 연료전지를 중점 육성대상으로 지목했다.
전지박은 전기차배터리의 핵심소재로 CES에 전시된 전기차들이 관찰대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의 연료전지사업은 최근 드론용 수소연료전지로 활용도를 넓혀가고 있다.
|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과 함께 2020년 1월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의 두산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두산> |
△디지털 혁신 강조
박정원은 2018년 11월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차이나’를 참관한 자리에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혁신을 통한 차별화의 결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며 “첨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혁신과제들을 계속해 추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원은 이날 이현순 두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 동현수 두산 사업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건설기계산업의 흐름을 확인했다.
상하이 전시장의 두산인프라코어 부스에서 원격제어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공장에 있는 굴삭기를 직접 작동하며 기술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박정원은 최근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에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해 전통적 기업 운영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정원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을 잡았다.
두산그룹은 2019년 12월16일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의 도입을 결정했다.
인프라부터 플랫폼까지 전사의 시스템을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도록 해 민첩한 개발환경을 구축하고 시장 변화와 고객 요구사항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두산그룹은 우선 IT인프라를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로 전환한 뒤 두산그룹 계열사의 2천여 개 가상머신으로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 적용폭을 넓혀가기로 했다.
형원준 두산 최고 디지털책임자(CDO)는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통한 제조혁신의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두산그룹도 전통적 제조업을 넘어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기반을 둔 미래 신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며 “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인프라 투자 부담을 덜고 신제품시장 진출시기를 앞당기는 등 제품 혁신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지박, 협동로봇 등 신사업 추진
박정원은 앞으로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지박을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정했다. 전지박은 2차전지의 필수소재 가운데 하나다.
2018년 7월 두산은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전지박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 10월에는 전지박을 포함한 소재사업을 두산솔루스로 인적분할했다.
두산솔루스의 헝가리 전지박공장은 2020년 2월 기준으로 첫 단계인 1만 톤 분량의 설비가 기계적 준공을 마쳤으며 8월부터 양산을 본격화한다.
두산솔루스는 2020년 하반기 전지박공장의 1만5천 톤 증설을 시작하며 2024년에 5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지박 5만 톤은 전기차 22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박정원이 미래 먹거리로 2015년부터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해 키워온 협동로봇 사업은 2018년부터 성과가 나오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7년에 양산체제를 갖춘 뒤 일진그룹에 납품하기로 하면서 첫 거래처를 확보했다.
박정원은 2018년 6월 독일에서 열린 ‘오토메티카 2018’에 참석해 지엘엠, 아이넥스 등 독일 자동차부품회사와 협동로봇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협동로봇시장은 2018년부터 연평균 68%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로보틱스는 2022년에는 협동로봇 9천여 대를 팔아 매출 3천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연료전지사업의 시장 안착
박정원이 두산 회장을 맡을 때부터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연료전지사업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박정원은 2019년 10월 연료전지부문을 인적분할해 두산퓨얼셀을 출범시켰다.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두산은 연료전지부문에서 2018년과 2019년 모두 1조 원이 넘는 수주를 쌓았다. 국내 연료전지시장을 독점했던 포스코에너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8월에는 충청남도 서산에 세계 최초로 지어지는 부생수소 연료전지발전소에 연료전지 114대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박정원은 2014년 당시 포스코에너지가 독점하고 있던 연료전지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미국 클리어엣지파워와 국내 퓨얼셀파워를 품에 안는 등 적극적 인수합병 전략을 펼치며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두산은 인수합병을 통해 인산형 연료전지(PAFC) 생산기술을 확보했다.
두산은 2017년 5월에 64MW(메가와트) 규모의 인산형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준공하며 연료전지사업의 생산과 판매, 시공까지 전 부문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체제를 구축했다.
두산은 2019년 10월 연료전지사업을 진행하는 퓨얼셀BG를 두산퓨얼셀로 인적분할해 독립시켰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연료전지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두산밥캣 상장
박정원은 2016년 11월에 자금조달을 위한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두산밥캣 상장을 마무리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두산밥캣 지분을 66% 보유하고 있었고 두산엔진은 지분 11.8%를 들고 있었다.
두산밥캣은 2016년 7월 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해 본격적 상장작업에 들어갔다. 두산밥캣 시가총액은 당시 4조~5조 원 안팎으로 평가받았는데 두산그룹이 상장을 통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 1조 원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두산밥캣은 한 차례 연기 끝에 공모물량을 줄이고 공모가도 낮춰 2016년 11월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두산밥캣 상장으로 2500억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는 두산그룹이 애초 기대했던 자금조달 규모에 한참 못 미친다.
두산밥캣 상장 후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규모가 그룹이 계획했던 수준을 하회하는 등 높은 유동성 부담이 지속되면 두산그룹 계열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두산건설 경영
박정원은 2005년부터 두산건설에서 일했는데 2009년 두산건설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 경영을 전면 지휘했다.
하지만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건설업계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두산건설의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두산건설은 2011년 영업손실 2601억 원, 2012년 영업손실 4491억 원을 봤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개선되는 듯 보였지만 2015년 다시 3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참여와 두산중공업의 일부 사업부 양도를 통해 두산건설을 지원했지만 두산건설은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2010년대 들어 대규모 적자로 휘청인 것은 불과 한 해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산건설의 경영이 계속 개선되지 못한 점은 박정원에게 뼈아픈 대목으로 볼 수 있다.
박정원이 그룹 회장에 오른 2016년 두산건설은 매출 1조2746억 원, 영업이익 128억 원을 내 흑자로 전환했다. 박정원은 그룹 회장이 된 후에도 두산건설 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입차사업
박정원은 2004년 일본 혼다와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입차 판매시장에 뛰어들었다가 2012년 철수했다.
당시 두산뿐 아니라 SK와 GS, 효성, 코오롱 등에서도 오너일가의 2~4세 경영인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수입차사업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경쟁양상을 보였다.
박정원은 당시 두산그룹의 핵심축인 두산 상사BG를 통해 수입차사업을 벌였다.
사업 초기에는 과거 볼보와 딜러사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혼다 판매에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사업 진출 첫 해인 2014년에 두산은 수입차사업에서 영업이익 11억9천만 원을 냈다.
하지만 이는 박정원이 그동안 다져온 네트워크를 활용한 착시효과였다는 평가가 이듬해부터 불거졌다.
두산은 2005년 수입차시장에서 영업손실 9700만 원을 냈다. 두산그룹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입차시장의 경쟁 심화 등으로 제대로 된 실적을 내기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원은 2006년 혼다차를 판매하는 두산모터스 대표이사를 유지했으나 실제 판매 업무는 다른 인사에게 일임한 채 지주회사 업무에만 전념했다.
두산그룹은 2012년 수입차 판매사업에서 최종적으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