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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눈치보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포기 위해 버티고 있나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  2020-06-02 14: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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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 위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일까?

제주항공이 재무구조가 부실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에 부담을 느끼지만 인수전을 지원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인수 지연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2일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는 배경에는 인수계약에 6월을 시한으로 하는 계약 자동해제조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계약 자동해제조항이 있는지를 두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맺은 이스타항공 인수계약에 비밀 유지의무가 있어 자세한 계약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보다는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재무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이스타항공을 떠안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292억 원, 영업손실 657억 원, 순손실 1014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1.7% 줄었고 영업이익은 570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 원을 나타내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데다가 280억 원 규모의 임금체불 문제로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시정지시를 받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제주항공으로서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보다는 이스타홀딩스에 지불한 계약금 119억 원을 포기하더라도 계약을 완료하지 않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다만 인수가 무산되면 그동안 인수를 지원해온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위치가 난처해지기 때문에 제주항공으로서는 명시적으로 인수거부를 할 수 없어 버티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들과 함께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1700억 원을 빌려주는 신디케이트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참여가 저조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한 달에 리스로 빌린 항공기 1대당 8억 원 정도의 고정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현재 보유한 항공기 18대 모두 임차한 것이기 때문에 그 비용으로 한 달에 들어가는 고정비는 모두 15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700억 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자본총계가 -1042억 원을 보이는 이스타항공을 살리는데 역부족일 수 있다.

제주항공이 명시적으로 인수 포기를 말하지는 못하지만 산업은행의 눈치를 보며 이스타항공 인수를 지연해 계약을 무위로 돌리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이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고 폐업하게 되면 가지고 있던 운수권과 운항 슬롯을 다른 항공사에게 배분한다는 점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주저하도록 하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가 폐업하게 되면 나머지 항공사들의 재정상황과 운항능력 등을 고려해 배분하게 되는데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회사인 제주항공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과적으로 제주항공으로서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모험을 하기보다 현상을 유지해 폐업을 기다렸다가 실리를 취하겠다는 전략도 가능한 시나리오가 되는 셈이다.

또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을 지니고 재무구조 개선과 임금체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인수계약의 무산을 염두에 두고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 안팎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심각한 재정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스타항공 인수는 섣부른 결정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스타홀딩스 등 오너일가가 사재출연 등으로 제주항공의 부담을 줄여주는 전향적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제주항공의 버티기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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