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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당근마켓 이용자 700만 명, 김용현 지역광고 수익모델 눈앞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20-05-22 14: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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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당근마켓 공동 대표이사가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을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중고거래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중고거래 과정에서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역업체와 주민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키워 광고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중고거래 당근마켓 이용자 700만 명, 김용현 지역광고 수익모델 눈앞
▲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 대표이사.

22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지역 소상공인과 개인, 비영리업체를 위한 광고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가게를 홍보하는 ‘동네업체’ 3곳 가운데 1곳 정도가 유료모델을 이용하고 있다.

'동네업체'에 등록하는 것은 따로 비용이 들지 않지만 초기화면에서 보여지지 않고 검색을 통해서만 이용자들에게 노출된다.

초기화면을 비롯해 반복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광고는 노출횟수와 노출기간 등에 따라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는 유료모델이다.

또 업체가 있는 동네를 기준으로 근처 동에 사는 주민들을 상대로한 ‘좁은 지역 광고’와 근처 구와 시에 사는 주민들을 겨냥한 ‘넓은 지역 광고’로 구분돼 있다.

당근마켓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이 실질적 구매력을 지닌 24~44세에 집중된 만큼 광고효과가 크다는 것이 당근마켓의 설명이다.

‘당신 근처에서 만나는 마켓’이란 뜻을 가진 당근마켓은 사람들끼리 중고물품을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 할 수 있는 앱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실질적 수익은 지역광고 수수료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동네업체들은 전국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필요하지 않고 무가지 등 전단지만으로는 충분한 홍보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을 파고든 전략이다.

김 대표는 2018년 “돈을 버는 것은 뒤로 미뤄두고 지금은 사람들을 더 많이 모아서 몸집을 키우고 싶다”며 당근마켓 이용자수가 충분해질 때까지 이익을 쫓지 않겠다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었는데 덩치가 충분히 커진 만큼 본격적으로 수익모델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김 대표가 카카오 출신인 만큼 카카오톡 이용자 수가 충분해진 뒤에 카카오가 수익모델을 시작한 것과 비슷한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당근마켓은 4월 말 기준 이용자 수(MAU)가 700만 명을 웃돌면서 국내 모바일앱 가운데 쿠팡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상위 5개 모바일앱을 살펴보면 쿠팡, 당근마켓, 11번가, 위메프, G마켓 순으로 당근마켓이 쟁쟁한 이커머스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당근마켓이 모바일앱을 내놓은지 5년 만에 누적 내려받기 수가 1900만 건을 넘었으며 모바일앱에서 이뤄지는 거래액도 2016년 46억 원에서 2017년 500억 원, 2018년 2천억 원, 2019년 7천억 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당근마켓은 2018년부터 전국으로 중고거래 서비스를 확대했는데 큰 마케팅도 없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성장세가 빨라졌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중고거래에 관심이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에서는 지하철역에서 약속을 기다리는데 누군가 와서 “당근이세요?”라고 물어봐 당황했는지만 뒤늦게 저 질문이 ‘당근마켓에서 중고물품을 거래하기로 한 사람이세요?’라는 의미를 알았다는 내용의 글도 돌아다닌다.

부인이 돈만 주고 어떤 물건이지 알려주지 않고 ‘중고거래를 하기로 했으니 가서 물건을 사오라’고 해서 나왔는데 거래하는 상대방도 부인이 시켜서 나와 어떤 물건을 파는지도 몰랐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만큼 당근마켓의 인지도가 대중적으로 크게 올라가 친숙한 서비스가 됐다는 의미다.

당근마켓은 2016년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13억 원, 2018년 카카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68억 원 투자를 이끌어낸 데 이어 2019년 9월 알토스벤처스와 카카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자금 숨통도 트였다.

김 대표는 “올해는 ‘지역광고’ 시스템 개편, ‘동네생활’ 서비스 지역 확장 등 당근마켓 이용자들이 동네, 이웃과 더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며 “모바일 중고거래 1등을 넘어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동네업체 지역광고’ 외에 지역 주민들끼리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답변하는 커뮤니티인 ‘동네생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동네주민이 진행하는 취미 강좌나 동네주민에게 하는 소소한 부탁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전국 이용자들이 모두 이용하는 콘텐츠가 아닌 지역주민들만의 콘텐츠로 채우고 중장기적으로 원하는 지역에만 광고를 하고 싶은 광고주와 자기 지역의 정보만을 원하는 주민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른 중고거래 모바일앱들이 중개수수료를 얻기 위해 결제대행서비스 및 배달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과 비교하면 수익모델이 크게 다르다.

광고사업을 다루는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방문빈도와 모바일앱에 머무는 시간이 매우 중요한데 당근마켓의 관련 지표들은 이미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이용자 1인당 한달 평균 모바일앱 사용빈도는 20일, 한달 평균 사용시간은 3.16시간이다.
모바일앱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당근마켓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평균적으로 거의 매일 들어와 오래동안 머문다는 것”이라며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을 꿈꾸는 김 대표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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