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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허은철 공익 기치, GC녹십자 코로나19 치료제 무상공급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0-05-18 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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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A'를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내놨다.

국내 대표 혈장 치료제 제조사로서의 GC녹십자 이미지를 각인시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GC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허은철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혈장 치료제는 질병완치자의 혈장에 다량 포함된 항체를 활용한다. 이 때문에 개발 가능성이 높고 개발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출한 혈장을 직접 환자에 투약하는 혈장치료와 달리 의약품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기에 유통기한,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GC녹십자는 8일 글로벌 혈액제제기업들과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공동개발연합에 참여하는 등 국내에서 혈장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GC녹십자는 이에 앞서 자체적으로 혈장 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국내 상용화를 진행해왔다.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7월 안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의 무상공급이 공익적 목적임을 강조했다.

허 사장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상 초유의 감염병 치료를 위해 쓰이는 의약품은 오롯이 국민 보건 안정화를 위해 쓰이는 것이 타당하다"며 "3억 원의 정부지원금을 제외하고 혈장치료제 개발에서부터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비용 일체를 부담하고 무상공급 수량 제한 등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GC녹십자는 2009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에도 수익을 쫓기보다 세계에서 8번째로 개발한 신종플루 백신 전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해 1700만 여명이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5월4일 "코로나19 환자 치료는 물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치료제 플랫폼 확보라는 미래 대비 차원의 목적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K방역, K바이오 등 국산 의료기기나 의약품을 향한 신뢰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GC녹십자가 국가의 지원을 받고 국가재난 해결에 힘쓰는 제약사라는 이미지까지 얻게 된다면 해외진출에도 한층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효능이 입증된다면 GC녹십자의 혈장 치료제의 우수한 제품력까지 공인받을 수 있는 셈이다.

GC녹십자는 미국에서 1차성 면역결핍질환 혈장치료제인 액상형 면역글로불린제제 'IVIG-SN 10%'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BLA)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제제시장은 10조 원 규모에 이르고 매년 5%가량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IVIG-SN 10% 제품 시장이 전체 면역글로불린제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GC녹십자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에 GC녹십자가 개발하는 혈장 치료제를 무상공급하겠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4월2일 "치료제가 가장 시급한 중증환자 치료와 일선 의료진과 같은 고위험군 예방을 위해 혈장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무상공급으로 손실이 크지 않으면서도 성공적으로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GC녹십자는 그동안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용 혈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GC녹십자는 최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혈장 치료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8일 혈장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대한적십자에서 연구용 혈장 채취를 허용하는 등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GC녹십자를 방문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도 들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GC녹십자가 4일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국책과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난 뒤 정부와 계속적으로 연구용 혈장을 확보하는 것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각국의 제약사들이 앞다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11일 14만 명을 10일 동안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세계 127개 국에 공급하기로 하는 등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하는 것에 가장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진행된 '코로나19 완전 극복 치료제·백신개발 등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에서 "앞으로 개발되는 치료제는 렘데시비르와 견주어서 더 낫거나 최소한 못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치료제를 개발하는 우리에게는 뚫고 나가야할 장벽이 하나 더 늘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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