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WM)부문에서 ‘과정가치’ 내세워
정영채가 구상하는 자산관리(WM)부문 운영방식의 핵심은 ‘고객가치’다.
내부로 향한 핵심성과지표 평가를 던져버리고 회사 밖으로 시선을 돌려 고객을 최우선으로 살피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실적만이 아니라 ‘고객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NH투자증권을 바꾸고 있다.
정영채는 2020년 들어 영업점 및 영업직원 평가에 들어가는 고객 만족도 조사 비중을 기존 30%에서 40%로 확대하는 방안, 새로운 성과관리체계인 OKR(목표와 핵심 결과 지표, Objective and Key Results)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OKR’은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핵심결과(Key Result)지표를 세운 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2020년 4월16일부터 과정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5주에 걸쳐 고객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과정가치에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손실사태 때문에 핵심성과지표(KPI)를 손질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영채의 파격적 시도가 더욱 눈에 띈다.
정영채는 2019년 초 증권업계 최초로 자산관리(WM)부문에서 영업직원을 평가할 때 수수료수익 등 실적 중심 핵심성과지표(KPI)를 없애고 고객과 소통하는 횟수, 고객 만족도 조사결과 등 고객만족지표로만 평가하는 과정가치 평가를 도입했다.
핵심성과지표는 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인사평가지표다. 직원마다 직무에 관한 목표를 설정해 성과 달성 정도를 평가한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10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주관한 2019년도 한국산업 고객 만족도(KCSI) 조사에서 증권부문 1위로 뽑히기도 했다.
△2019년 사상 최대 실적 거두며 2년 연임에 성공
정영채는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가 1년이 아닌 2년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영채는 2019년 NH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점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세전이익 6332억 원, 순이익 4764억 원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18년보다 세전이익은 25.4%, 순이익은 31.8% 늘었다.
특히 2019년 투자금융(IB)부문 수익은 2018년과 비교해 21.32% 늘어난 3260억 원에 이른다.
투자금융(IB) 수수료수익 가운데 인수주선 수수료수익은 2018년보다 72.1% 뛴 1117억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금융부문 안에서도 인수합병(M&A), 인수·주선금융, 기업공개(IPO) 등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투자금융뿐 아니라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법인영업 등 모든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디지털역량 강화로 신규 거래계좌 크게 늘어
NH투자증권에서 2020년 1분기에 신규계좌 47만4천 개가 만들어졌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552% 늘었는데 주요 증권사 가운데 최고치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 395%, KB증권 255%, 신한금융투자 216%, 미래에셋대우 173%의 신규계좌 증가율을 보였다.
정영채가 NH투자증권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공을 들였던 성과로 볼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4월 모바일앱을 비롯한 비대면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손잡고 ‘NH투자증권-카이스트 UX디자인연구센터’를 세워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 2월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지털혁신 및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 체결해 디지털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상반기까지 고객 거래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영채는 마이데이터산업 활성화에 기대를 품고 빅데이터역량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통합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비대면 자산관리, 맞춤형 투자 등의 서비스에 투자패턴 등 개인정보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할 수 있다.
2019년 2월 리치플래닛, 그해 9월 레이니스트와 협력관계를 맺으며 마이데이터산업 활성화에 대비하고 있다.
정영채는 2019년 8월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며 디지털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실었다.
디지털혁신본부 새로 만드는 조직개편을 하면서 디지털혁신본부장으로 정중락 상무를 선임했다.
정중락 상무는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정보통신학 석사학위를 땄다. 2016년부터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일하며 프로세스 혁신, 빅데이터, 디지털 전환 등의 프로젝트를 맡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
△기업공개(IPO)시장에서 1위 올라
NH투자증권은 2019년 기업공개시장에서 상장주관실적 1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모두 16건의 기업공개 주관을 맡아 1조1112억 원의 공모규모를 달성했다.
한화시스템(4026억 원), SNK(1697억 원), 지누스(1692억 원), 현대오토에버(1685억 원) 등 비교적 큰 규모로 꼽힌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0년 이후 기업공개시장 성적을 결정할 상장주관사 선정 경쟁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4월 공모규모만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SK바이오팜 대표 주관사에 이어 카카오페이지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2020년 2월에는 한국투자증권, JP모간과 함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주관사로 뽑혔다.
△홍콩과 인도네시아 중심으로 NH투자증권 해외법인 성장 속도내
정영채는 홍콩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자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9년 NH투자증권 홍콩 법인은 순이익 266억7400만 원, 인도네시아 법인은 84억4천 만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홍콩 법인은 약 115%, 인도네시아 법인은 약 134%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홍콩, 뉴욕, 인도네시아, 베트남, 베이징, 싱가포르 등 해외법인 6곳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해외법인 순이익은 351억 원으로 NH투자증권 순이익에서 7.4%를 차지하고 있다.
1년 전보다 2.9% 포인트 증가했다.
정영채는 홍콩 법인을 해외 투자금융의 핵심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2018년 10월 1억2500만 달러(약 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정영채가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뒤 처음 이뤄진 해외법인 투자였다.
정영채는 홍콩 법인도 수익 다변화를 위해 전통적 수익 영역인 브로커리지 외 부문에서 수익 비중을 높이도록 독려했다.
정영채는 2018년 9월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투자가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사회를 설득해 12월에 304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끌어냈다. 유상증자를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를 525억 원 수준으로 높였다.
NH투자증권은 2018년에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 현지 기업 3곳을 상장하는 성과를 내면서 인도네시아 국민연금(BPJS), 건강보험 등 연기금을 비롯해 현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다수의 기관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2019년 4월 메타엡시, 5월 블리스프로퍼티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NH헤지자산운용 설립
정영채는 2019년 12월 헤지펀드본부를 떼어내 독립법인으로 만들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헤지펀드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해지펀드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해외자금 유치에 적극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인하우스 헤지펀드가 분사해 법인을 세우는 것은 국내 업계에서 최초다.
헤지펀드시장은 2016년 6조5720억 원이었으나 2019년 11월 말 기준 34조9천억 원까지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6년 헤지펀드본부를 설립한 뒤 해외자금 유치에 힘썼지만 헤지펀드본부가 증권사 안에 있는 부서라는 점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문성과 독립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헤지펀드본부가 증권사 소속일 때는 차이니스월(부서 사이 정보 교류 제한 장치) 때문에 기관 자금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분사를 통해 독립성을 확보했다.
정영채는 NH헤지자산운용을 글로벌 헤지펀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NH헤지자산운용은 ‘NH앱솔루트리턴 전문투자형’을 운용하고 있다. 펀드규모는 7천억여 원으로 국내에서 단일 펀드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NH투자증권의 자체투자 3천억 원과 12곳의 기관 자금 4천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영채는 자산운용 규모를 1조 원으로 늘려 글로벌 헤지펀드의 기준을 먼저 충족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외 연기금은 보통 1천억 원 단위로 자금을 위탁하는데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려면 전체 운용자금이 1조 원은 돼야 한다.
|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찰스 린 뱅가드 아시아 대표가 2019년 7월24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업무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H투자증권 > |
△발행어음 통해 원활하게 자금조달,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
NH투자증권은 2019년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 4조1천억 원을 보이며 빠르게 발행어음 잔고를 늘려가고 있다.
발행어음 첫해인 2018년 말에는 1조8천억 원가량 발행어음 잔고를 보였다.
투자금융(IB)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NH투자증권은 투자금융 강화를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발행어음을 활용하고 있다.
정영채는 발행어음을 자금조달 수단뿐 아니라 마케팅 수단으로도 적극 활용했다.
2019년 7월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적립식 발행어음상품을 내놓으며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당시 NH투자증권이 판매하던 1년 만기 적립식 발행어음의 금리 3%와 비교해도 파격적 수준의 금리를 제공했다.
정영채가 공격적 마케팅 수단을 꺼내 든 것은 20~30대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 증권사에서 온라인 주식 거래수수료 무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어음을 활용할 수 있는 증권사는 국내에서 NH투자증권을 포함해 3곳뿐이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5월23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5월30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았다.
정영채가 대표이사에 오른지 2개월 여 만에 발행어음사업을 할 수 있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따냈다.
단기금융업이란 금융회사가 만기 1년 안의 어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으로 발행어음사업이라고도 불린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금융투자사업자(IB)만 인가받을 수 있다.
△투자금융사업부 두 개로 나눠 조직개편
정영채는 2018년 5월 투자금융사업부를 두 개로 나누는 NH투자증권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적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이 조직개편안은 투자금융사업부를 1사업부와 2사업부 두 개로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중점으로 삼았다.
1사업부가 인더스트리본부와 투자금융본부, ECM본부를, 2사업부가 구조화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를 총괄한다.
뉴욕 법인에 ‘IB데스크’를 설치해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하기로 했다.
자산관리부문에는 소매금융(리테일)사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관리 전략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고객자산운용본부 및 전략투자본부를 수익부서로 바꾸고 성과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정영채는 NH투자증권에서 투자금융(IB)사업부 대표로 활동하며 인수합병과 기업공개 주관 등의 업무를 이끌다 2018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NH농협금융지주는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투자금융을 강화하는 데 정영채가 꼭 필요한 인재라고 보고 대표이사에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영채는 20년 가까이 투자금융업무를 다뤄 온 투자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김광훈 전 NH투자증권 경영총괄지원 부사장도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유력 후보였는데 일각에서는 정영채와 김 전 부사장이 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3월6일 정영채를 새 대표이사 사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2018년 3월23일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투자금융 성과 돋보여
정영채는 2002년 대우증권에서 투자금융(IB)담당 부장으로 근무하며 NHN을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NHN은 한국거래소로부터 2차례나 재심의를 요구받을 정도로 기업공개(IPO) 작업이 어려웠다.
정영채는 "당시 NHN 대표들을 직접 만나 보니 이 회사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NHN의 성장성을 입증하고 설득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밥 먹듯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영채는 2005년 8월 박종수 사장 시절 우리투자증권에 영입됐다.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투자증권의 투자금융(IB)을 이끌여 우리투자증권을 국내 대표 투자금융(IB) 하우스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엉채가 영입된 첫 해 우리투자증권 투자금융(IB)본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선과 채권인수부문에서 업계 1위에 올랐다.
정영채는 2005년 우리투자증권에서 직원들에게 밖으로 나가 현장에서 발을 넓히라고 당부했다. 우리투자증권 직원들은 1등 회사가 아니어서인지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을 살펴 보니 다양한 사업콘텐츠를 갖춘 것을 발견하고 직원들에게 당장 회사 밖으로 나가 무조건 손님을 많이 만나라고 했다. 사업콘텐츠의 장점이 있으니 걱정 말고 나가서 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