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건설

호반건설 전국구 가는 징검다리 상장, 김상열 코로나19 뒤 다시 본다

홍지수 기자 hjs@businesspost.co.kr 2020-04-23 16:44:3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숙원인 호반건설 기업공개(IPO)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은 호반건설이 기업공개를 마무리할 최적의 시기로 여겨졌는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히면서 김 회장의 기다림도 더욱 길어졌다.
 
호반건설 전국구 가는 징검다리 상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1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상열</a> 코로나19 뒤 다시 본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23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호반건설이 기업공개를 위한 주관사단의 실사작업을 중단하면서 올해 목표로 했던 유가증권시장 입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호반건설은 ‘코로나19에 따른 증권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업공개 작업을 잠정보류했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투자심리가 언제 다시 살아날지도 현재로선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하반기 실사작업을 재개한다 하더라도 예비심사 청구 뒤 승인 심사에만 일반적으로 2~4개월이 걸리는 데다 그 뒤 증권신고서 작성, 수요예측 등 거쳐야 할 과정도 남아 있다.

김상열 회장에게 호반건설 기업공개는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대기업 못지않은 시공능력과 자금력을 갖췄지만 아파트 브랜드 ‘호반써밋’, ‘호반베르디움’의 인지도는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대형건설사의 전유물로 통하는 서울 강남권 랜드마크 단지 확보도 번번이 실패했다.

올해 4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는 ‘역마진’을 감수한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도전했지만 삼성물산 ‘래미안’의 높은 벽을 넘지는 못했다.

김 회장은 2017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면서 국내 주택사업의 브랜드 측면에서 한계 극복과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했다. 하지만 2018년 초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 문제로 인수가 불발된 뒤 기업공개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호반건설이 기업공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는 것은 김 회장 개인으로서도 중요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호반건설의 예상 기업가치를 최대 3조~4조 원, 공모규모 1조 원으로 바라봤다. 호반건설은 4월 기준 김 회장의 첫째아들인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이 지분 5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92.8%에 이르는 만큼 상장을 통해 볼 수혜도 크다.

만약 지분의 일부를 구주매출로 현금화하면 김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유지한 채 쥐게 되는 현금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2018년 말 호반건설과 호반을 합병하면서 외형을 키우는 등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실제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018년 16위에서 2019년 10위로 오르는 등 합병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합병으로 호반의 최대주주였던 김대헌 부사장이 호반건설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작업도 마쳤다.

호반건설은 애초 2019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합병 전 호반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 등 문제로 미뤄졌다.

김 회장은 올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삼고 준비작업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말에는 금융 전문가인 최승남 호반그룹 총괄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체제도 강화했지만 코로나19로 증권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기업공개 절차를 중단하게 됐다.

김 회장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신중한 경영 스타일을 지닌 것으로 유명한 만큼 호반건설이 불리한 여건에서 섣불리 일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2년 연속 3천억 원대 수준의 순이익을 내고 있고 부채비율은 2019년 말 16%로 재무구조가 탄탄한 등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조달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주택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향후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사업에서 호반건설이 지금까지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변수로 꼽힌다. 올해 7월 발표되는 시공능력평가에서 10대 건설사 지위를 유지할지도 건설업계의 관심사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건설업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신규 주택공급이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등 올해도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로 증권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때 기업공개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

인기기사

'틱톡 강제매각'이 메타와 구글에 반사이익 전망, 광고매출 최대 절반 뺏는다 김용원 기자
화웨이 포함 중국 반도체 'HBM 연합' 구축, SK하이닉스·삼성전자 대안 찾는다 김용원 기자
롯데월드타워·몰 '포켓몬타운'으로 변신, '피카츄 아트벌룬'에 '퍼레이드'까지 남희헌 기자
SK온 수석부회장 최재원 '캐즘 극복' 주문, “대여섯 마리 토끼 동시에 잡아야" 류근영 기자
[한국갤럽] 윤석열 지지율 24%, 금투세 ‘찬성’ 44% ‘반대’ 38% 김대철 기자
시프트업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 대박 조짐, 하반기 기업공개 '청신호' 조충희 기자
유아인 리스크 ‘종말의 바보’ VS 정종연 없는 ‘여고추리반3’, 넷플릭스 티빙 조마조마 윤인선 기자
하이브 '어도어 경영권 탈취' 정황 증거 확보, 민희진 포함 경영진 고발 장은파 기자
마이크론 '미국 메모리반도체 재건' 주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의존 낮춘다 김용원 기자
어도어 대표 민희진 경영권 탈취 의혹 정면돌파, "오히려 하이브가 날 배신" 장은파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