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사회

'트럼프가 코로나19보다 더 위험', 재선 노려 경제활동 재개 밀어붙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04-16 12: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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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4월 말부터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조치를 해제하고 경제활동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 경제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자 올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강수'를 둔 것으로 분석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불안감이 여전하고 기업과 정치권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가 코로나19보다 더 위험', 재선 노려 경제활동 재개 밀어붙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5월 경제활동 정상화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각계각층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4일 미국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미국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50개 모든 주에서 적극적으로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연방정부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날짜도 정해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4월 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에서 여전히 매일 2만 명대의 코로나19 확진자와 2천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5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경제회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종결계획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비중은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81%는 경제 타격에 관계없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러들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며 경제보다 감염병 확산을 막는 것을 우선순위로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포브스가 인용해 보도한 퓨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의원의 89%, 공화당 의원의 71%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능한 연장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활동 재개 명령에 맞서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금융업계 경영진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지금보다 크게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경제활동 재개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적 동의와 정치적 공감을 모두 얻지 못한 상태에서 경제 활성화계획을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최근 미국 경제상황 지표가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5.9% 떨어져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미국 유통업계 소비액은 2월보다 8.7% 줄어 대공황 때보다도 큰 감소폭을 보였고 4월에 더 심각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브스는 증권사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2월 3.5%, 3월 4.4%를 기록한 미국 월간 실업자 증가율이 3분기 들어 1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의 본격적 확산 뒤 4주만에 2200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이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연말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부정적 평가를 최대한 피하려는 목적으로 무리하게 경제활동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악화로 재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을 막으려 미국 정부의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들과 의견을 달리해 경제활동 재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미국이 지금까지 약 300만 명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조치를 해제하려면 수백만 명이 추가로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확실한 근거가 없다면 경제활동 재개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 경제활동 재개 명령이 경기 회복과 미국증시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대로 섣부른 사회적 거리두기조치 해제가 미국에서 최근 주춤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다시 불을 붙인다면 미국과 세계경제는 더 심각한 수준의 침체를 겪게 될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독재자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6일 미국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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