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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박정원, 두산 자구안 진정성 담기 위해 두산퓨얼셀도 팔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4-10 14: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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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솔루스에 이어 두산퓨얼셀까지 매각하는 강수를 둘까?

10일 재계에서는 두산그룹 지주사 격인 두산의 두산솔루스 매각 추진을 놓고 채권단의 ‘오너일가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에 박 회장이 한 차례 응답한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294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원</a>, 두산 자구안 진정성 담기 위해 두산퓨얼셀도 팔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지주사격 두산의 두산솔루스 보유지분을 넘어 오너일가 보유지분까지 매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두산솔루스의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3월30일 기준으로 61.27%이며 두산의 보유지분은 16.78%에 그친다.

그런데 논의되는 지분 매각의 최소 규모가 경영권 이전을 동반하는 51% 이상으로 전해진다. 

두산이 두산솔루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 두산중공업의 재무위기 극복을 지원할 가능성은 재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박 회장이 두산솔루스 경영권까지 넘길 것이라는 정도는 아니었다.

박 회장이 두산중공업을 위해 두산솔루스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린 만큼 두산퓨얼셀 매각까지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솔루스와 특별관계자 지분구조가 똑같다. 다만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두산솔루스는 1조 원에 이르지만 두산퓨얼셀은 4천억 원 수준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상환 만기가 다가오는 단기차입금이 4조2천억 원가량이며 이 가운데 채권단으로부터 1조6천억 원어치 지원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스스로 남은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워 추가로 지원을 받기 위한 자구안을 준비하고 있다.

채권단은 1조 원을 자구안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두산솔루스에 이어 두산퓨얼셀의 특별관계자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금액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나 자구안에 진정성을 담는다는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회장은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을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전지박(두산솔루스)과 연료전지(두산퓨얼셀) 등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두산퓨얼셀마저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채권단에 ‘미래를 팔아서라도 두산중공업을 구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박 회장으로서는 채권단의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때문에라도 진정성을 더욱 내보일 필요가 있다.

현재 두산그룹 중공업 계열사의 지배구조는 크게 지주사격 두산-중간지주사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진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이나 두산큐벡스 등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배고리를 끊고 두산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직접 지배하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이 두산 아래 놓이게 되면 두산중공업 아래에 의미 있는 규모의 자회사는 부실회사인 두산건설만이 남는다.

이 개편안은 두산중공업의 재무 위기가 ‘알짜 계열사’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해석하기에 따라서 채권단이 알짜 계열사가 떨어져나간 두산중공업을 두산건설과 함께 포기하는 준비 작업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이 개편안이 현실화하면 두산중공업의 현금 창출력이 크게 약화하며 매각할 만한 자산도 해수 담수화사업을 진행하는 워터BG(비즈니스그룹)와 화공플랜트 자회사인 두산메카텍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워터BG는 가치가 3천억 원가량으로 거론되며 두산메카텍은 지난 2월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됐을 때 가치가 2382억 원이었다. 모두 매각한다고 해도 차입금 상환에 큰 도움이 될만한 수준은 아니다.

바꿔 말하면 개편된 지배구조 아래에서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의 지원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두산의 유통사업인 두타몰을 매각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두타몰의 담보가치가 5400억 원으로 평가되며 이 가운데 4천억 원이 이미 담보로 잡혀 있다.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자금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산밥캣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알짜 계열사는 살려낸다는 채권단의 기조와 맞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

결국 박 회장은 채권단에게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선택지로 두산퓨얼셀의 매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솔루스나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나 자산의 매각과 관련해서 아는 바 없다”며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최선의 자구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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