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실적 승승장구
정유경이 2015년 말 신세계 총괄사장에 오른 뒤 2019년까지 4년 동안 신세계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는 2018년과 2019년에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신세계 매출은 2015년 연결기준으로 2조6천억 원이었는데 2018년 5조2천억, 2019년 6조4천억 원으로 2015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영업이익도 2015년 약 2600억 원에서 2019년 약 4700억 원으로 80% 가까이 늘었다.
다른 백화점들이 실적 부진을 겪으며 구조조정 및 부실사업 정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호실적을 거두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이 안정적으로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화장품 사업과 면세점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실적 호조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9년 매출 2조 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최초 연매출 2조 원대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17년 이후 3년 연속 백화점 단일점 매출 1위를 지켰다.
정유경은 백화점사업에서 초대형 점포를 앞세워 1등을 차지하는 전략을 펼쳤는데 이런 전략이 성과로 돌아왔다.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한 전략도 신세계백화점의 대표적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이커머스업체들의 약진 등으로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정유경의 경영능력이 더욱 주목받았다.
| ▲ 정유경(가운데) 신세계 총괄사장이 2016년 12월15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개점식에 참석해 권영진 대구시장(왼쪽),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등과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
△'캐시카우’로 거듭난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사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은 2017년 처음 흑자를 거둔 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정유경이 2012년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해 화장품사업을 시작한 뒤 5년 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지만 꾸준한 투자가 결실로 돌아온 셈이다.
비디비치는 이른바 ‘정유경 화장품’으로 불릴 만큼 정유경이 공을 들였던 신사업인데 특히 중국에서 ‘비디비치’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정유경은 2018년 10월 한방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선보이며 화장품 브랜드를 늘리고 같은해 12월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사업부문 대표이사를 따로 신설하는 등 더욱 화장품사업에 공을 들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사업은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해 영업이익의 60~80%가량을 도맡고 있을 만큼 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0년 국내 주요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유통망을 꾸준히 늘리고 해외 화장품 유통사로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화장품사업에서 매출 2천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면세점사업, 롯데와 신라 이어 3강으로 부상
신세계디에프가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은 2016년 명동점을 처음 연 뒤 2017년 흑자를 보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 이어 ‘빅3’에 이름을 올렸다.
정유경이 면세점에 뛰어들었던 비슷한 시기에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던 한화갤러리아와 두타면세점이 모두 2019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정유경의 경영능력은 더욱 주목받았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으로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딴지 1년 반 만인 2018년 6월 기존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인천공항면세점 여객터미널 DF1구역과 DF5구역 사업권을 모두 따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시내면세점인 강남점 문을 여는 등 확장세를 이어갔다.
신세계면세점은 2020년 2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입찰에서도 사업확장을 위해 입찰경쟁에 뛰어들었다.
DF3(주류·담배·포장식품)구역과 DF4(주류·담배)구역에는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이 각각 입찰했다.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던 DF7(패션·잡화)구역에는 롯데면세점와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모두 입찰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정유경 승계 지렛대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정유경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자 정유경의 경영권 승계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정유경은 2018년 4월 아버지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21%를 증여받아 신세계인터내셔날 2대주주에 올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최대주주는 지분 45.76%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다.
정유경이 아버지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물려받을 때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13~17만 원 사이에서 움직였지만 2020년 2월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26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정유경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일부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 납부 및 신세계 지분을 확보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2019년 11월부터 정유경의 남편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사업을 기획하는 사업기획본부를 맡아 신사업 추진을 맡고 있다.
정유경은 2020년 2월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14%를 들고 있으며 신세계 지분 10.3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정유경은 나중에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 18.22%를 물려받을 것으로 점쳐지는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으로 상속세·증여세 등을 내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회사 까사미아 인수
신세계는 2018년 1월 가구회사 까사미아를 인수했는데 정유경이 2015년 신세계 경영전면에 나선 뒤 이뤄지는 첫 번째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신세계는 1월 까사미아와 까사미아 주식 681만3441주(92.4%)를 1837억 원에 취득하는 주식 양수도계약을 맺었다.
단순한 가구회사 인수가 아니라 신세계의 제조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기존 패션(보브, 스튜디오톰보이, 코모도 등), 화장품(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에 이어 까사미아를 통해 ‘라이프 스타일’까지 제조업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가구시장에서 점포망, 고객자원 등 신세계의 유통 인프라와 36년 동안 축적된 까사미아의 제조 인프라가 만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받았다.
다만 까사미아는 2018년 3분기부터 매분기 적자를 거두면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경쟁사들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테리어 및 가구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실적 부진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까사미아는 2019년에 매출 1187억 원, 영업손실 169억 원을 냈다. 순손실 규모는 171억 원이다.
△정용진-정유경 남매경영 구도 완성
정유경은 2016년 4월29일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장내 매매를 통해 교환하면서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경영하고 정유경이 백화점을 물려받는 ‘남매경영’ 구도가 굳혀졌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유경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2.52%(70만1203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사들였다. 매입가는 주당 18만3500원으로 모두 1287억 원 규모다.
정유경도 같은 방식으로 정용진이 소유한 신세계 지분 7.32%(137만9700주)를 매입했다. 매입가는 주당 21만1500원으로 모두 1523억 원 규모다.
주식 교환으로 정유경의 신세계 지분율은 당시 2.51%에서 9.83%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을 각각 18.22%, 18.22% 보유하고 있었다.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취임
정유경은 2015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 총괄사장에 올랐다. 이는 기존에 없던 직책이다.
당시 업계는 그룹 차원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세계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패션본부, 식품생활본부, 영업전략실을 상품본부로 통합했다.
정유경은 2016년 12월15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개점행사에 참석했다. 1996년 입사이래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업계는 정유경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모습을 비추며 후계구도를 더 확고히 해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총괄사장 이전 활동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하며 그룹 경영에 뛰어들었다.
2003년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을 거치면서 디자인 전공을 살려 객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개선 등에 참여했다.
신세계 부사장 시절인 2009년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준비하면서 수시로 두바이, 도쿄, 미국 올랜도 등의 쇼핑몰들을 벤치마킹했고 브랜드 관계자들을 찾아가 설득해 샤넬, 에르메스 등 고급 브랜드의 입점도 이뤄냈다. 정유경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10년 이마트의 생활용품 자체 브랜드 ‘자연주의’를 이마트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로 들고 와 자주(JAJU)로 바꾸고 리뉴얼 작업을 이끌었다.
2014년 신세계백화점 본관의 푸드마켓을 새로 단장할 때 스타벅스 매장을 빼고 떡방을 입점하는 파격적 시도를 선보여 고객들의 호평과 매출 증가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