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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정의선, 정몽구 내놓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은 양보할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2-20 14: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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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와 함께 정몽구 회장이 내놓은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까?

정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구분해온 국내 재벌기업의 흐름에 동참하고 경영구조와 관련한 국제적 기대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이사회 의장을 다른 이사에게 넘길 수 있다는 시각이 고개를 든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9572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몽구</a> 내놓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은 양보할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하지만 미래차 시장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당분간 겸임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3월19일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곧바로 열릴 임시이사회에서 정몽구 회장이 맡았던 이사회 의장의 후임자가 선임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아버지를 대신해 이사회 의장을 그대로 물려받아 대표이사와 의장을 겸임할지, 아니면 대표이사만 맡을지에 시선이 몰린다.

정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만 유지하고 다른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회사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 오너일가가 이사회 의장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으면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나 일감 몰아주기 등의 경영행태를 이사회에서 걸러낼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도 명확한 편이다.

특히 오너일가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맡으면 이런 한계가 더욱 뚜렷해진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2019년 10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국내 상장 계열사 12곳 가운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곳은 2019년 6월 말 기준으로 단 한 곳도 없다”며 “현대차그룹의 이사회 독립성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서 보폭을 확대하면서 그동안 경영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는 점에서도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며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강화해왔다.

특히 힘 쏟았던 부분은 기업의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미래 비전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이에 걸맞은 합리적 경영구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현대차가 2019년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연달아 열고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윤 부회장은 현대차 최초로 도입된 주주 추천제를 통해 선임된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인데 투명경영위원회와 이사회에 참석해 주주 입장에서 회사에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 앞선 2019년 1월에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사내이사에서 사외이사로 변경하기도 했다.

현대차 사내이사에도 창사 이래 최초로 외국인 출신 임원인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을 선임해 다양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들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합리적 경영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 수석부회장 스스로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재계는 본다.

아예 외부 출신의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넘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오너일가가 한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던 사례는 국내 재벌기업에서도 사라지고있다. 삼성그룹은 이미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놓았고 SK그룹도 전문경영인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 문화를 구축해놓았다.

국내 주요 재벌기업 가운데 오너일가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곳은 LG그룹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LG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고 있다.

만약 현대차 이사회 의장이 오너일가를 제외한 전문경영인(사내이사)이나 사외이사 가운데 선임된다면 이는 현대차그룹이 독립해 출범한 이래 최초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다른 사람이 나눠 맡게 되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1999년 3월 현대차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며 동시에 이사회 의장을 맡았는데 이 체제는 21년 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당분간 겸임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친환경차 등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활발해지는 시점에 단순한 완성차기업으로는 경쟁하기 어렵다고 보고 체질 개선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미래차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의사결정 구조를 합리화하는 노력들을 기울여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내용을 발표하며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투자기조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런 대대적 변화를 지속하려면 오너일가의 강력한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에게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기 현대차 이사회 의장은 3월에 열릴 이사회에서 정해질 것”이라며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지 여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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