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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  2020-02-1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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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 생애

김지형은 삼성그룹의 준법경영 감시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다.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변호사다.

1958년 4월22일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등학교와 원광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11기로 수료한 뒤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법조계에 진입했다.

서울민사지법, 전주지법 정주지원, 광주고법, 서울지법, 서울고법을 거쳐 광주지법 순천지원, 서울지법, 특허법원, 서울고법에서 부장판사로 일했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대법원장 비서실장, 사법연수원 연구법관을 맡았고 참여정부 때 대법관에 임명됐다.

대법관을 끝으로 법복을 벗은 뒤 사법연수원 석좌교수를 지냈고 법무법인 지평에 변호사로 합류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조정위원장,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장, 구의역사고 진상규명위원장,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장을 역임했다.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지원보상위원장, 현대제철 안전환경자문위원장,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맡고 있다.

노동법 분야의 권위자로 합리적 진보성향을 띠고 있다.

◆ 활동의 공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김지형은 삼성그룹의 준법 감시자 역할을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2020년 2월4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법을 준수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 외부에서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독립적 기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준법감시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을 한 뒤 설립이 구체화됐다.

김지형은 2020년 1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돼 위원회 설립을 주도했다. 김지형이 직접 선임한 고계현 전 경실련 사무총장, 권태선 전 한겨레 편집인,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심인숙 중앙대 교수 등이 위원으로 선임됐고 이인용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이 회사측 위원으로 참여한다.

김지형은 1월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의 준법윤리경영에 파수꾼 역할을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지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사무국장으로 심희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내정하고 공익법인 두루를 통해 사무국에서 일할 변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준법감시 서약을 하고 준법감시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두는 등 준법경영체계를 강화했다.
▲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2020년 1월9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관 퇴임 후 다양한 사회갈등 조정 활동
김지형은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 모교인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있다가 2012년 말 법무법인 지평에 합류했다.

법무법인 지평으로 자리를 옮긴 뒤 지평의 후원으로 노동법 분야의 싱크탱크인 노동법연구소 해밀을 설립하고 초대 소장을 맡았다. 2014년에는 지평 산하 공익 사단법인 두루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에 올랐다. 

김지형은 2013년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횡령사건 대법원 상고심 변호인단에 합류하고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평가원의 법률대리인을 맡는 등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지형은 사회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많이 맡으면서 더욱 이름을 알렸다.

가장 대표적 활동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장을 맡은 것이다. 김지형은 2017년 7월24일 발족한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3개월 동안 471명의 시민참여단을 이끌었다. 그 결과 건설 재개와 원전 축소로 공론화 결론을 매듭지었다.

김지형은 공론화위원회가 합리적 절차를 밟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위원회는 활동을 종료한 뒤 공론화 전 과정을 기록한 백서 '숙의와 경청, 그 여정의 기록'을 발간했다.

2014년 12월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조정위원장으로 선임돼 2015년 7월 조정권고안을 마련했고 2016년 1월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 3자간 최종 합의를 이끌어 냈다. 김지형은 이 과정에서 '사회적 부조' 개념을 제시해 삼성전자로부터 100억 원의 기금 출연 명분을 마련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2018년 11월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을 맺으면서 마무리됐다. 김지형은 조정위원회의 뒤를 이은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6년 구의역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2019년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위원장 등도 맡았다. 이를 통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위험의 외주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대법원의 '독수리 5형제' 시절
김지형은 참여정부 때 대법원장에 임명돼 김영란, 박시환, 이홍훈, 전수안 대법관과 함께 진보성향으로 분류돼 ‘독수리 5형제’라고 일컬어졌다.

2005년 11월 40대의 나이에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명해 대법관에 올랐다. 대법관 중 유일하게 비서울대 출신이며 법원행정처 근무경력이 없어 대법원 순혈주의를 완화한 인사로 평가받았다.

반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동기모임에서 김지형을 거론하며 “이런 분이 대법관이 돼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철도노조 불법파업을 주도한 김영훈 전 철도노조 위원장에게 원심의 벌금형을 확정할 때에 박시환·이홍훈·전수안·이인복 대법관과 함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단순파업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위법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2007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출퇴근 중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릴 때에도 반대의견을 냈다. 

김지형과 김영란·박시환·김능환·전수안 대법관은 “근로자의 출퇴근 행위는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라며 “합리적 방법과 경로에 의한 출퇴근 과정에서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농림수산식품부가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를 놓고 정정보도를 요청한 사건과 관련해서 보도내용이 허위임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혼인 중이거나 미성년 자녀를 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용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소수자인 성전환자도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권리와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기본권을 외면한 것”이라며 다수의견에 반대의견을 냈다.

삼성 떡값을 폭로한 안기부X파일 보도 사건에서는 “매우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돼 있어 보도는 정당행위”라며 “다수의견은 언론의 자유를 너무 좁게 허용하고 있다”고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임동규 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부의장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에서는 범민련 남측본부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다수의견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 2017년 10월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지형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공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자 권익 보호 판결로 이름난 노동법 전문 판사
판사 시절 노동법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며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여러 판결들을 남겼다.

대표적으로 2003년 1월 서울지법 민사항소6부 부장판사 시절에 여성내의 전문회사 S사가 퇴직사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다.

김지형은 판결문에서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3년 이내 퇴사하면 연수비용의 3배를 배상한다는 근로계약을 놓고 근로자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위배된다며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또 2003년 1월 환경미화원 38명이 퇴직금 산정시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것이 부당하다며 서울 중구청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지형은 일정요건을 갖춘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가족수당을 지급해 왔다며 평균임금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2001년에는 외국기업의 국내 연락사무소도 본사와 합쳐 직원 수가 5명이 넘으면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이 된다는 판결을 했다.

이 외에 신군부의 협박으로 재산을 헌납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 공무원들이 징수편의를 위해 영업자 지위를 승계하려는 업주에게 전업주의 체납 세금을 대납하도록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판결 등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심판하는 판결도 내렸다.

◆ 비전과 과제
▲ 2018년 7월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조정위 3자간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서명식'에서 반올림 황상기 대표(왼쪽부터), 김지형 조정위원회 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가 중재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형은 대법관 출신으로서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고 해소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삼성그룹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과제를 맡았다.

김지형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립 기자간담회에서 준법감시위를 ‘벽을 부수고 소통하고 화해하는 일’로 빗댔다. 이런 의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그동안 삼성그룹이 비판적 여론에 직면했을 때마다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인정받는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김지형도 적지 않은 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한 사법적 거래의 수단이라는 시선을 넘어서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삼성그룹의 준법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김지형의 어깨가 무겁다.

이를 위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면서도 실질적으로 감시 기능을 충실히 하는, 지속가능한 조직을 구축하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위원회의 감시 대상도 초기 7개 계열사에서 차츰 다른 계열사까지 확대해 준법경영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대표변호사로서 이끌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일도 김지형의 몫이다. 김지형은 지평에서 노동법연구소 해밀과 공익법인 두루를 설립하고 이끌어 가고 있다.

그는 2020년 신년사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고객에게 헌신하고 구성원들이 행복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법률전문가 공동체’라는 지평의 비전을 강조했다. 김지형은 “올 한 해도 우리 사회와 구성원 모두에게 골고루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지평은 2019년 로펌 최초로 사회적 가치 경영을 선포하고 두루의 공익 전업 변호사를 20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평가
▲ 김지형 전 대법관이 2017년 7월24일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 위촉장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실>
법원에서 손꼽히는 노동법 권위자로 평가받았다. ‘노동법리의 법적 논증’ 등 노동법과 관련해 많은 단행본과 논문을 저술했다. 대법원 정식연구회로 노동법실무연구회를 발족하고 직접 회장을 맡기도 했다. 퇴임을 기념해 논문집 ‘노동법실무연구’도 냈다.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1년 동안 연수를 하고 와 독일어에 능통하다.

경제법에 관심이 많았으나 독일 연수를 계기로 노동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 전 노동사건 판결을 할 때 참고자료가 없어서 힘들었는데 괴팅겐대학에 가니 노동법 과목이 많아 놀랐다고 한다. 이후 다른 판사나 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동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법관 중 드물게 비서울대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 법대에 두 번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원광대 법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 취임 후 원광대라고 차별 받은 적은 없다며 법원의 인사제도가 매우 공정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지형은 만약 서울대에 합격했다면 재학중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대법관이 되는 일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모교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원광대 개교69주년을 맞아 대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자기 삶을 크게 바꾼 세 가지 일 중 하나로 모교인 원광대 문을 열고 들어온 일을 꼽았다. 퇴임 후 모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석좌교수로 재직했으며 재경총동문회장도 지냈다.

차분하고 합리적 성품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검소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따르는 후배가 많은 편이다. 후배들과 격의없이 대화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겸손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말도 듣는다.

최종영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장 비서실장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면서 안정적으로 최종영 대법원장을 보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보 성향 대법관으로 평가받았고 본인도 인터뷰 등에서 이를 인정했다. 다만 좌파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지형은 “기본적으로 사법부는 보수적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덜 보수적인 쪽을 진보라고 한다면 저는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중앙일보가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연구팀 폴랩(POLLAB)과 함께 역대 대법관 이념성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김지형은 통계적으로 진보 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그의 성향 지수는 –0.89로 집계돼 ‘독수리 5형제’ 중에서 유일하게 –1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란(-1.55), 전수안(-1.4), 박시환(-1.27), 이홍훈(-1) 전 대법관은 모두 –1보다 낮았다.

2011년 10월 참여연대가 낸 보고서에서도 김지형은 대법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 비율이 88.0%로 이홍훈, 박시환, 전수안, 이인복 전 대법관보다 1.7~5.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다만 김영란(88.1%) 전 대법관과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단법인 두루에서 장애인 인권, 아동청소년 교육, 사회적기업 지원, 이주노동자 인권 등의 공익활동을 하고 있다. 김지형은 "법조인이 잘 할 수 있는 공익활동은 소송"이라는 견해를 나타내며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 소송에 직접 참여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을 통해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이 주는 언론상, 대한민국 협상대상 등을 받았다. 김지형은 SFCC 언론상을 받고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다 보이스 피싱이나 몰래카메라를 떠올렸다"며 "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차갑거나 매서운 어조가 많아 이런 엄청난 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에 수상이 더욱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법원장, 법무부 장관 등 공직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김지형은 "대형로펌에 들어온 사람이 다시 공직을 맡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공직에 대한 생각은 아예 접고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 사건사고
▲ 김지형 전 대법관이 2015년 1월16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린 삼성 반도체 직업병 조정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분쟁 사건에서 사측 법률대리인 활동
김지형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된 후 그가 노사분쟁사건에서 사측을 대변해왔다는 비판이 나왔다.

2020년 1월8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등은 김지형이 변호사 개업 후 비정규직 불법파견 소송, 유성기업 노조파괴사건 등에서 사측을 대리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교묘하게 노조파괴 자본을 변호한 김 변호사를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지형은 “제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 제 잘못”이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해당 사건의 담당 변호인 지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활동 논란
대법관 퇴임 후 원광대 석좌교수로 있다가 대형 로펌 변호사로 들어가 ‘전관예우방지법’을 피해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관예우방지법은 퇴임 법관이 1년 동안 사건 수임을 하지 못하도록 한 변호사법이다. 

2015년 11월 한겨레 조사에 따르면 김지형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모두 33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법연구소 해밀 활동을 병행해 2010년 이후 퇴임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평균 수임사건 수(49건)보다는 적은 편이었다.

김지형은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퇴임 후 변호사로 활동할지 묻자 “사회적 분위기나 요청에 따라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사회를 위해 공익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2013년 2월28일 포스코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으나 3월20일 주주총회를 이틀 남기고 자진사퇴했다. 포스코는 김지형이 법관 시절 소속 부서에서 포스코 관련 사건을 다룬 적이 있어 특혜선임 등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상고심 무죄 판결
김지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판결에서 무죄 의견을 냈다.

1996년 에버랜드(현 삼성물산)가 헐값에 발행한 전환사채를 기존 주주들이 인수하지 않아 제3자인 이재용 부회장 남매가 배정받게 됐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 사건으로 허태학·박노빈 전 에버랜드 대표이사가 배임죄로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주주들이 스스로 전환사채 배정을 포기해 3자에게 기회가 배정된 것으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김지형은 해당 판결에서 다수의견인 무죄 쪽에 섰다. 11명이 참여한 판결에서 김영란·박시환·전수안·이홍훈·김능환 등 5명의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기에 진보 성향으로 여겨지는 김지형이 유죄 의견에 함께 했으면 유죄 판결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를 놓고 법학자와 변호사들 사이에서 김지형의 평소 양식과 성향에 비춰볼 때 무죄 의견을 낼지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충격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다.

김지형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며 “삼성이 아니라 일반 회사의 사건이었어도 유죄가 확실한지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에버랜드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 에버랜드가 발행한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한 계열사들에 배임공모로 기소했다면 처벌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력
▲ 2005년 11월21일 노무현 대통령이 김지형 대법관(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4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1986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이동했다.

1989년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판사로 발령받았다.

1991년 광주고등법원과 서울고등법원 판사로 근무했다.

1992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일했다.

1996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부장판사에 임명됐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2003년 특허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맡았다.

2005년 사법연수원 연구법관으로 일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관을 역임했다.

2012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법무법인 지평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2017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에 올랐다.

◆ 학력

1975년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0년 원광대학교 법경대학을 졸업했다.

2012년 원광대학교에서 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부친은 체신부 공무원으로 5형제의 장남이다.

1987년 5월3일 배우자 김희경씨와 결혼했다. 장인은 김용구 변호사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 상훈

2012년 1월2일 퇴임대법관 서훈으로 청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 기타

2011년 11월 대법관에서 물러날 때 전북 부안군 전답, 서울 도곡동 아파트 등 20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981년 12월19일부터 1984년 8월31일까지 해군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저서로 노동법해설(1993), 근로기준법해설(1995년), 근로기준법 주해(2010),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주해(2015), Labor Laws of the Republic of Korea(2015) 등이 있다.

◆ 어록
▲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가 2019년 9월26일 사단법인 두루 설립 5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정동길의 한 카페에서 열린 '두루의 5년 – 보다, 말하다, 듣다'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법무법인 지평>
"‘삼성’과 삼성의 ‘최고경영진’은 구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업으로서 삼성의 성공을 바라지 삼성의 실패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삼성의 문제에 적대적⋅냉소적⋅비판적인 많은 시선은 삼성이 아니라 삼성의 최고경영진을 향하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진이 변해야 삼성이 변하고, 삼성이 변해야 기업 전반이 변하고, 기업 전반이 변해야 세상이 변합니다." (2020/01/09,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벽을 허물어야 대화도 소통도 화해도 가능하다. 당장은 어렵다면 드나들 문이라도 만들면 좋겠다. 그 문을 열고 나오는 첫걸음이라도 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망받는 지도자들이 나서야 변화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2020/01/01, 법무법인 지평 2020년 신년사)

“규제개혁은 항상 이해관계의 조정이라는 과제를 안겨준다. 이해관계 조정의 첫 걸음은 합리적인 논의 절차를 마련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활발한 의견교환을 통해 조정안을 도출해야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논의 주체들 사이에 창의적인 사고와 접근이 요구된다.” (2019/11/11,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규제개혁에 관해)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의 애정 어린 협력과 관심, 따뜻한 후원과 격려 덕에 두루가 5년간 걸어올 수 있었다. 두루는 앞으로도 처음 가졌던 벅찬 소명을 마음에 새기며 끊임없이 세상을 두루 아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 (2019/09/26, 사단법인 두루 설립 5주년 기념행사에서) 

“일터는 깜깜했다. 예상을 뛰어넘었다. 위원회의 심정도 깜깜했다.” (2019/09,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조사결과 종합보고서 발간사 첫 부분)

“진상규명위 활동을 통해 김씨와 같은 비극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정말 절실하게 든다. 김용균의 죽음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이것이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하겠다.” (2019/04/03,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첫 회의에서)

“승패에 몰두하기만 한다면 상대는 항상 적이고 주변은 항상 전쟁터일 뿐이다. 누구라도 먼저 나서서 대립과 다툼을 멈추고 평화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 좋겠다. 어느 쪽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세상, 절충과 타협을 주저하지 않고 나눔이 기쁨으로 돌아오는 세상, 그런 세상이 아름답다. 혹여 서로 주고받은 상처가 있더라도 빠르게 치유·회복해 내기를 바랄 뿐이다.” (2019/01/02, 법무법인 지평 2019년 신년사)

“규제심사는 금형으로 찍어내는 기성품이 아니라 하나하나 맞춤으로 창작해내는 예술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겠지만 위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 (2018/03/23,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심사위원회의 민간위원장에 위촉되자)

“신고리 원전 공론화위원회에서 책에서만 보던 이른바 `숙의 민주주의`를 목격했다. 공론화위는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을 깊이 고민하면 찬반 양쪽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제3의 해결방안이 나온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무리 좋은 명판결도 가장 나쁜 화해보다 결코 낫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다.” (2018/01/25,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올 한해 우리는 새로운 시간을 겪을 것이다.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해에도 수많은 분쟁이나 갈등과 마주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현명하게 해결해야 한다.” (2018/01/02, 2018년 법무법인 지평 신년사)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 있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갈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것을 관리하고 조율·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의 당사자들에게는 각각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핵심적 가치나 입장이 있기 마련이다. 그 중 어느 하나를 완전히 버리기보다는 그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양쪽의 입장과 가치를 일부씩 절충하는 제3의 대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2017/12/27, 아시아경제 신년인터뷰에서)

“노동의 역사는 20만 년이지만 강제노동을 극복하기 위한 역사는 불과 100년 남짓하다. 이점에서 노동법은 인권법이며 노동법의 신화는 인권법으로서 노동법의 세계에서 살아 숨 쉬고 마음 속 깊이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2017/12/17, 서울대 법학연구소와 서울대 노동법 연구회 주최 추계공동학술대회에서)

“‘좋은 절차가 정의일 수 있다’고 믿는다. 입장과 입장은 부딪힐 수밖에 없고 각각의 입장이 서로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 가운데서 불가피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그 선택의 절차가 바르게 진행되면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도 승복할 수 있게 된다. 그 선택된 절차가 정의다.” (2017/10/25, 한겨레 인터뷰에서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론조사는 사회 경제적 비용이 크다. 공론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란 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공론조사는 대의 민주주의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 보완하는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다. 대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면 굳이 공론조사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2017/10/24,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 결과와 관련해)

“20~30대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40대 이후 분들과는 다른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은 현실 문제를 인식하는 데 실용·실재적 측면을 더 많이 보는 게 아닐까 한다. 이 점에 대해 기성 세대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17/10/22,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20~30대 의견이 건설 재개로 기운 것을 놓고)

“제 생애 가장 엄중한 마음가짐으로 이 자리에 섰다. 누구보다 ‘작은 대한민국’으로 불러도 좋을 시민대표이자 우리 시대의 현자 471분 시민참여단은 감동 그 자체였다. 치유와 위로라는 큰 선물을 줬다. 공론화가 성공을 거둔다면 모든 공을 그분들의 몫이다.” (2017/10/20,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하며)
▲ 2005년 11월11일 김지형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풀려면, ‘인간이라면 안전한 환경에서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공동체적 지지가 있어야 한다. 과연 경제 논리와 인권의 가치가 경합할 때 우리 사회가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2016/09/08,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법의 해석과 적용은 사법부 역할이다. 행정부는 법 집행에 주력해야 한다. 양대지침의 제정을 둘러싸고 그것이 삼권분립 원리에 부합하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예가 있는지 궁금하다.” (2016/03, 월간 노동법률에 기고한 칼럼에서 고용노동부의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운영 지침 제정을 비판하며)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지만 당사자들의 양보에 힘입어 결국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다. 아직 보상과 사과에 대해서 견해차가 크지만 재해 예방 대책과 관련한 조정 합의가 세 주체의 완전한 동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상당한 진전이다.” (2016/01/12, 삼성 반도체 직업병 관련 재해 예방 대책 최종 합의를 타결하며)

“노동법원이 생기면 노동계뿐 아니라 경영계 쪽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노동분쟁이 빨리 해결되면 사업장도 안정화된다. 사소한 분쟁인데 5~6년을 끌면 노사 모두 부담이다. 노동법원의 판례가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불안감은 기우다.” (2015/12/03, 시사인 인터뷰에서 노동법원 설립 필요성을 주장하며)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조정위 구성으로 이미 절반은 이뤄진 셈이다. 이번 협상은 주어진 갈등을 처리하기만하는 협상이 아니라 하나의 역사 만들기라고 시각에서 협상 주체들이 임하고 있다.” (2014/12/18,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1차 조정기일에서)

“사용자를 대변하는 법률가든 노동자를 대변하는 법률가든, 둘 다 법률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법률가들이 법리를 왜곡해서 뭔가 다른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조력하려는 행태이다. 이것은 법률가라기보다는 자기 영혼을 파는 일이므로, 법률가로서는 경계해야 한다.” (2014/10/15, 시사인 인터뷰에서 손해배상 청구가 노조운동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두루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법률전문가 공동체'로서 법무법인 지평이 추구해 온 의지를 더욱 굳건히 이어가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두루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온전히 일궈내려 한다.” (2014/09/04, 사단법인 두루 창립기념식에서)

“노동법의 미래는 사회적 정의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회적 정의를 회복하자는 주장은 끝없는 경쟁이 초래할 수 있는 파괴적 상황을 예방하고자 앞선 역사적 경험을 성찰하고 공존과 평화의 국제경제 질서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2014/02, 법학평론 4호에 기고한 연구논문 ‘노동법리의 법적 논증’에서)

"우리 사회가 법원을 아끼고 믿을 수 있도록 애쓰겠다. 법원은 저의 첫사랑이다. 법관을 마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첫사랑을 지키겠다." (2011/11/18, 대법관 퇴임사)

“법관에게는 여러 가지 덕목이 요구되는데 무엇보다 합리적 균형감각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고 어떠한 유혹에도 빠지지 않을 단호한 용기와 신념도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특히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건강에도 신경쓸 것을 권하고 싶다.” (2005/12/01, 전북일보와 인터뷰에서 후배 법관 지망생들에게)

“국가보안법은 완전 폐지보다는 원래 의도했던 정도의 어떤 형식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국보법은 내용물이 문제이지 이를 담는 그릇의 문제는 아니다.” (2005/11/11,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보수를 0, 개혁을 10이라고 보고 5에 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05/11/11,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 활동의 공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김지형은 삼성그룹의 준법 감시자 역할을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2020년 2월4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법을 준수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 외부에서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독립적 기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준법감시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을 한 뒤 설립이 구체화됐다.

김지형은 2020년 1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돼 위원회 설립을 주도했다. 김지형이 직접 선임한 고계현 전 경실련 사무총장, 권태선 전 한겨레 편집인,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심인숙 중앙대 교수 등이 위원으로 선임됐고 이인용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이 회사측 위원으로 참여한다.

김지형은 1월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의 준법윤리경영에 파수꾼 역할을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지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사무국장으로 심희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내정하고 공익법인 두루를 통해 사무국에서 일할 변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준법감시 서약을 하고 준법감시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두는 등 준법경영체계를 강화했다.
▲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2020년 1월9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관 퇴임 후 다양한 사회갈등 조정 활동
김지형은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 모교인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있다가 2012년 말 법무법인 지평에 합류했다.

법무법인 지평으로 자리를 옮긴 뒤 지평의 후원으로 노동법 분야의 싱크탱크인 노동법연구소 해밀을 설립하고 초대 소장을 맡았다. 2014년에는 지평 산하 공익 사단법인 두루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에 올랐다. 

김지형은 2013년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횡령사건 대법원 상고심 변호인단에 합류하고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평가원의 법률대리인을 맡는 등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지형은 사회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많이 맡으면서 더욱 이름을 알렸다.

가장 대표적 활동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장을 맡은 것이다. 김지형은 2017년 7월24일 발족한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3개월 동안 471명의 시민참여단을 이끌었다. 그 결과 건설 재개와 원전 축소로 공론화 결론을 매듭지었다.

김지형은 공론화위원회가 합리적 절차를 밟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위원회는 활동을 종료한 뒤 공론화 전 과정을 기록한 백서 '숙의와 경청, 그 여정의 기록'을 발간했다.

2014년 12월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조정위원장으로 선임돼 2015년 7월 조정권고안을 마련했고 2016년 1월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 3자간 최종 합의를 이끌어 냈다. 김지형은 이 과정에서 '사회적 부조' 개념을 제시해 삼성전자로부터 100억 원의 기금 출연 명분을 마련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2018년 11월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을 맺으면서 마무리됐다. 김지형은 조정위원회의 뒤를 이은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6년 구의역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2019년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위원장 등도 맡았다. 이를 통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위험의 외주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대법원의 '독수리 5형제' 시절
김지형은 참여정부 때 대법원장에 임명돼 김영란, 박시환, 이홍훈, 전수안 대법관과 함께 진보성향으로 분류돼 ‘독수리 5형제’라고 일컬어졌다.

2005년 11월 40대의 나이에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명해 대법관에 올랐다. 대법관 중 유일하게 비서울대 출신이며 법원행정처 근무경력이 없어 대법원 순혈주의를 완화한 인사로 평가받았다.

반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동기모임에서 김지형을 거론하며 “이런 분이 대법관이 돼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철도노조 불법파업을 주도한 김영훈 전 철도노조 위원장에게 원심의 벌금형을 확정할 때에 박시환·이홍훈·전수안·이인복 대법관과 함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단순파업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위법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2007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출퇴근 중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릴 때에도 반대의견을 냈다. 

김지형과 김영란·박시환·김능환·전수안 대법관은 “근로자의 출퇴근 행위는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라며 “합리적 방법과 경로에 의한 출퇴근 과정에서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농림수산식품부가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를 놓고 정정보도를 요청한 사건과 관련해서 보도내용이 허위임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혼인 중이거나 미성년 자녀를 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용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소수자인 성전환자도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권리와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기본권을 외면한 것”이라며 다수의견에 반대의견을 냈다.

삼성 떡값을 폭로한 안기부X파일 보도 사건에서는 “매우 중대한 공공의 이익과 관련돼 있어 보도는 정당행위”라며 “다수의견은 언론의 자유를 너무 좁게 허용하고 있다”고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임동규 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부의장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에서는 범민련 남측본부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다수의견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 2017년 10월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지형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공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자 권익 보호 판결로 이름난 노동법 전문 판사
판사 시절 노동법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며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여러 판결들을 남겼다.

대표적으로 2003년 1월 서울지법 민사항소6부 부장판사 시절에 여성내의 전문회사 S사가 퇴직사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다.

김지형은 판결문에서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3년 이내 퇴사하면 연수비용의 3배를 배상한다는 근로계약을 놓고 근로자들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위배된다며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또 2003년 1월 환경미화원 38명이 퇴직금 산정시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것이 부당하다며 서울 중구청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지형은 일정요건을 갖춘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가족수당을 지급해 왔다며 평균임금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2001년에는 외국기업의 국내 연락사무소도 본사와 합쳐 직원 수가 5명이 넘으면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이 된다는 판결을 했다.

이 외에 신군부의 협박으로 재산을 헌납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 공무원들이 징수편의를 위해 영업자 지위를 승계하려는 업주에게 전업주의 체납 세금을 대납하도록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판결 등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심판하는 판결도 내렸다.


◆ 비전과 과제
▲ 2018년 7월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조정위 3자간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서명식'에서 반올림 황상기 대표(왼쪽부터), 김지형 조정위원회 위원장,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가 중재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형은 대법관 출신으로서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고 해소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삼성그룹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과제를 맡았다.

김지형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립 기자간담회에서 준법감시위를 ‘벽을 부수고 소통하고 화해하는 일’로 빗댔다. 이런 의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그동안 삼성그룹이 비판적 여론에 직면했을 때마다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인정받는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김지형도 적지 않은 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한 사법적 거래의 수단이라는 시선을 넘어서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삼성그룹의 준법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김지형의 어깨가 무겁다.

이를 위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면서도 실질적으로 감시 기능을 충실히 하는, 지속가능한 조직을 구축하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위원회의 감시 대상도 초기 7개 계열사에서 차츰 다른 계열사까지 확대해 준법경영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대표변호사로서 이끌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일도 김지형의 몫이다. 김지형은 지평에서 노동법연구소 해밀과 공익법인 두루를 설립하고 이끌어 가고 있다.

그는 2020년 신년사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고객에게 헌신하고 구성원들이 행복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법률전문가 공동체’라는 지평의 비전을 강조했다. 김지형은 “올 한 해도 우리 사회와 구성원 모두에게 골고루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지평은 2019년 로펌 최초로 사회적 가치 경영을 선포하고 두루의 공익 전업 변호사를 20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평가
▲ 김지형 전 대법관이 2017년 7월24일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 위촉장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실>
법원에서 손꼽히는 노동법 권위자로 평가받았다. ‘노동법리의 법적 논증’ 등 노동법과 관련해 많은 단행본과 논문을 저술했다. 대법원 정식연구회로 노동법실무연구회를 발족하고 직접 회장을 맡기도 했다. 퇴임을 기념해 논문집 ‘노동법실무연구’도 냈다.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1년 동안 연수를 하고 와 독일어에 능통하다.

경제법에 관심이 많았으나 독일 연수를 계기로 노동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 전 노동사건 판결을 할 때 참고자료가 없어서 힘들었는데 괴팅겐대학에 가니 노동법 과목이 많아 놀랐다고 한다. 이후 다른 판사나 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동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법관 중 드물게 비서울대 출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 법대에 두 번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원광대 법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 취임 후 원광대라고 차별 받은 적은 없다며 법원의 인사제도가 매우 공정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지형은 만약 서울대에 합격했다면 재학중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대법관이 되는 일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모교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원광대 개교69주년을 맞아 대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자기 삶을 크게 바꾼 세 가지 일 중 하나로 모교인 원광대 문을 열고 들어온 일을 꼽았다. 퇴임 후 모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석좌교수로 재직했으며 재경총동문회장도 지냈다.

차분하고 합리적 성품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검소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따르는 후배가 많은 편이다. 후배들과 격의없이 대화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겸손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말도 듣는다.

최종영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장 비서실장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면서 안정적으로 최종영 대법원장을 보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보 성향 대법관으로 평가받았고 본인도 인터뷰 등에서 이를 인정했다. 다만 좌파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지형은 “기본적으로 사법부는 보수적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덜 보수적인 쪽을 진보라고 한다면 저는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중앙일보가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연구팀 폴랩(POLLAB)과 함께 역대 대법관 이념성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김지형은 통계적으로 진보 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그의 성향 지수는 –0.89로 집계돼 ‘독수리 5형제’ 중에서 유일하게 –1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란(-1.55), 전수안(-1.4), 박시환(-1.27), 이홍훈(-1) 전 대법관은 모두 –1보다 낮았다.

2011년 10월 참여연대가 낸 보고서에서도 김지형은 대법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 비율이 88.0%로 이홍훈, 박시환, 전수안, 이인복 전 대법관보다 1.7~5.0%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다만 김영란(88.1%) 전 대법관과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단법인 두루에서 장애인 인권, 아동청소년 교육, 사회적기업 지원, 이주노동자 인권 등의 공익활동을 하고 있다. 김지형은 "법조인이 잘 할 수 있는 공익활동은 소송"이라는 견해를 나타내며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 소송에 직접 참여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을 통해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이 주는 언론상, 대한민국 협상대상 등을 받았다. 김지형은 SFCC 언론상을 받고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다 보이스 피싱이나 몰래카메라를 떠올렸다"며 "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차갑거나 매서운 어조가 많아 이런 엄청난 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에 수상이 더욱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법원장, 법무부 장관 등 공직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김지형은 "대형로펌에 들어온 사람이 다시 공직을 맡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공직에 대한 생각은 아예 접고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 사건사고
▲ 김지형 전 대법관이 2015년 1월16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린 삼성 반도체 직업병 조정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분쟁 사건에서 사측 법률대리인 활동
김지형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된 후 그가 노사분쟁사건에서 사측을 대변해왔다는 비판이 나왔다.

2020년 1월8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등은 김지형이 변호사 개업 후 비정규직 불법파견 소송, 유성기업 노조파괴사건 등에서 사측을 대리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교묘하게 노조파괴 자본을 변호한 김 변호사를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지형은 “제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 제 잘못”이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해당 사건의 담당 변호인 지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활동 논란
대법관 퇴임 후 원광대 석좌교수로 있다가 대형 로펌 변호사로 들어가 ‘전관예우방지법’을 피해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관예우방지법은 퇴임 법관이 1년 동안 사건 수임을 하지 못하도록 한 변호사법이다. 

2015년 11월 한겨레 조사에 따르면 김지형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모두 33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법연구소 해밀 활동을 병행해 2010년 이후 퇴임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평균 수임사건 수(49건)보다는 적은 편이었다.

김지형은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퇴임 후 변호사로 활동할지 묻자 “사회적 분위기나 요청에 따라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사회를 위해 공익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2013년 2월28일 포스코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으나 3월20일 주주총회를 이틀 남기고 자진사퇴했다. 포스코는 김지형이 법관 시절 소속 부서에서 포스코 관련 사건을 다룬 적이 있어 특혜선임 등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상고심 무죄 판결
김지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판결에서 무죄 의견을 냈다.

1996년 에버랜드(현 삼성물산)가 헐값에 발행한 전환사채를 기존 주주들이 인수하지 않아 제3자인 이재용 부회장 남매가 배정받게 됐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 사건으로 허태학·박노빈 전 에버랜드 대표이사가 배임죄로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주주들이 스스로 전환사채 배정을 포기해 3자에게 기회가 배정된 것으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김지형은 해당 판결에서 다수의견인 무죄 쪽에 섰다. 11명이 참여한 판결에서 김영란·박시환·전수안·이홍훈·김능환 등 5명의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기에 진보 성향으로 여겨지는 김지형이 유죄 의견에 함께 했으면 유죄 판결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를 놓고 법학자와 변호사들 사이에서 김지형의 평소 양식과 성향에 비춰볼 때 무죄 의견을 낼지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충격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다.

김지형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며 “삼성이 아니라 일반 회사의 사건이었어도 유죄가 확실한지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에버랜드에 대한 배임이 아니라 에버랜드가 발행한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한 계열사들에 배임공모로 기소했다면 처벌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력
▲ 2005년 11월21일 노무현 대통령이 김지형 대법관(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4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1986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이동했다.

1989년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판사로 발령받았다.

1991년 광주고등법원과 서울고등법원 판사로 근무했다.

1992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일했다.

1996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부장판사에 임명됐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2003년 특허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맡았다.

2005년 사법연수원 연구법관으로 일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관을 역임했다.

2012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법무법인 지평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2017년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에 올랐다.

◆ 학력

1975년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80년 원광대학교 법경대학을 졸업했다.

2012년 원광대학교에서 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부친은 체신부 공무원으로 5형제의 장남이다.

1987년 5월3일 배우자 김희경씨와 결혼했다. 장인은 김용구 변호사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 상훈

2012년 1월2일 퇴임대법관 서훈으로 청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 기타

2011년 11월 대법관에서 물러날 때 전북 부안군 전답, 서울 도곡동 아파트 등 20억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981년 12월19일부터 1984년 8월31일까지 해군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저서로 노동법해설(1993), 근로기준법해설(1995년), 근로기준법 주해(2010),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주해(2015), Labor Laws of the Republic of Korea(2015) 등이 있다.


◆ 어록
▲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가 2019년 9월26일 사단법인 두루 설립 5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정동길의 한 카페에서 열린 '두루의 5년 – 보다, 말하다, 듣다'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법무법인 지평>
"‘삼성’과 삼성의 ‘최고경영진’은 구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업으로서 삼성의 성공을 바라지 삼성의 실패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삼성의 문제에 적대적⋅냉소적⋅비판적인 많은 시선은 삼성이 아니라 삼성의 최고경영진을 향하고 있다. 최고경영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진이 변해야 삼성이 변하고, 삼성이 변해야 기업 전반이 변하고, 기업 전반이 변해야 세상이 변합니다." (2020/01/09,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벽을 허물어야 대화도 소통도 화해도 가능하다. 당장은 어렵다면 드나들 문이라도 만들면 좋겠다. 그 문을 열고 나오는 첫걸음이라도 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망받는 지도자들이 나서야 변화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2020/01/01, 법무법인 지평 2020년 신년사)

“규제개혁은 항상 이해관계의 조정이라는 과제를 안겨준다. 이해관계 조정의 첫 걸음은 합리적인 논의 절차를 마련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활발한 의견교환을 통해 조정안을 도출해야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논의 주체들 사이에 창의적인 사고와 접근이 요구된다.” (2019/11/11,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규제개혁에 관해)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의 애정 어린 협력과 관심, 따뜻한 후원과 격려 덕에 두루가 5년간 걸어올 수 있었다. 두루는 앞으로도 처음 가졌던 벅찬 소명을 마음에 새기며 끊임없이 세상을 두루 아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 (2019/09/26, 사단법인 두루 설립 5주년 기념행사에서) 

“일터는 깜깜했다. 예상을 뛰어넘었다. 위원회의 심정도 깜깜했다.” (2019/09,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조사결과 종합보고서 발간사 첫 부분)

“진상규명위 활동을 통해 김씨와 같은 비극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정말 절실하게 든다. 김용균의 죽음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이것이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하겠다.” (2019/04/03,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첫 회의에서)

“승패에 몰두하기만 한다면 상대는 항상 적이고 주변은 항상 전쟁터일 뿐이다. 누구라도 먼저 나서서 대립과 다툼을 멈추고 평화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 좋겠다. 어느 쪽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세상, 절충과 타협을 주저하지 않고 나눔이 기쁨으로 돌아오는 세상, 그런 세상이 아름답다. 혹여 서로 주고받은 상처가 있더라도 빠르게 치유·회복해 내기를 바랄 뿐이다.” (2019/01/02, 법무법인 지평 2019년 신년사)

“규제심사는 금형으로 찍어내는 기성품이 아니라 하나하나 맞춤으로 창작해내는 예술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겠지만 위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 (2018/03/23,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심사위원회의 민간위원장에 위촉되자)

“신고리 원전 공론화위원회에서 책에서만 보던 이른바 `숙의 민주주의`를 목격했다. 공론화위는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을 깊이 고민하면 찬반 양쪽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제3의 해결방안이 나온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무리 좋은 명판결도 가장 나쁜 화해보다 결코 낫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다.” (2018/01/25,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올 한해 우리는 새로운 시간을 겪을 것이다.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해에도 수많은 분쟁이나 갈등과 마주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현명하게 해결해야 한다.” (2018/01/02, 2018년 법무법인 지평 신년사)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결과를 받아들이는 데 있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갈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것을 관리하고 조율·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의 당사자들에게는 각각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핵심적 가치나 입장이 있기 마련이다. 그 중 어느 하나를 완전히 버리기보다는 그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양쪽의 입장과 가치를 일부씩 절충하는 제3의 대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2017/12/27, 아시아경제 신년인터뷰에서)

“노동의 역사는 20만 년이지만 강제노동을 극복하기 위한 역사는 불과 100년 남짓하다. 이점에서 노동법은 인권법이며 노동법의 신화는 인권법으로서 노동법의 세계에서 살아 숨 쉬고 마음 속 깊이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2017/12/17, 서울대 법학연구소와 서울대 노동법 연구회 주최 추계공동학술대회에서)

“‘좋은 절차가 정의일 수 있다’고 믿는다. 입장과 입장은 부딪힐 수밖에 없고 각각의 입장이 서로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 가운데서 불가피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그 선택의 절차가 바르게 진행되면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도 승복할 수 있게 된다. 그 선택된 절차가 정의다.” (2017/10/25, 한겨레 인터뷰에서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론조사는 사회 경제적 비용이 크다. 공론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란 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공론조사는 대의 민주주의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 보완하는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다. 대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면 굳이 공론조사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2017/10/24,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 결과와 관련해)

“20~30대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40대 이후 분들과는 다른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은 현실 문제를 인식하는 데 실용·실재적 측면을 더 많이 보는 게 아닐까 한다. 이 점에 대해 기성 세대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17/10/22,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20~30대 의견이 건설 재개로 기운 것을 놓고)

“제 생애 가장 엄중한 마음가짐으로 이 자리에 섰다. 누구보다 ‘작은 대한민국’으로 불러도 좋을 시민대표이자 우리 시대의 현자 471분 시민참여단은 감동 그 자체였다. 치유와 위로라는 큰 선물을 줬다. 공론화가 성공을 거둔다면 모든 공을 그분들의 몫이다.” (2017/10/20,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하며)
▲ 2005년 11월11일 김지형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풀려면, ‘인간이라면 안전한 환경에서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공동체적 지지가 있어야 한다. 과연 경제 논리와 인권의 가치가 경합할 때 우리 사회가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2016/09/08,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법의 해석과 적용은 사법부 역할이다. 행정부는 법 집행에 주력해야 한다. 양대지침의 제정을 둘러싸고 그것이 삼권분립 원리에 부합하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예가 있는지 궁금하다.” (2016/03, 월간 노동법률에 기고한 칼럼에서 고용노동부의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운영 지침 제정을 비판하며)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지만 당사자들의 양보에 힘입어 결국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다. 아직 보상과 사과에 대해서 견해차가 크지만 재해 예방 대책과 관련한 조정 합의가 세 주체의 완전한 동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상당한 진전이다.” (2016/01/12, 삼성 반도체 직업병 관련 재해 예방 대책 최종 합의를 타결하며)

“노동법원이 생기면 노동계뿐 아니라 경영계 쪽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노동분쟁이 빨리 해결되면 사업장도 안정화된다. 사소한 분쟁인데 5~6년을 끌면 노사 모두 부담이다. 노동법원의 판례가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불안감은 기우다.” (2015/12/03, 시사인 인터뷰에서 노동법원 설립 필요성을 주장하며)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조정위 구성으로 이미 절반은 이뤄진 셈이다. 이번 협상은 주어진 갈등을 처리하기만하는 협상이 아니라 하나의 역사 만들기라고 시각에서 협상 주체들이 임하고 있다.” (2014/12/18,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1차 조정기일에서)

“사용자를 대변하는 법률가든 노동자를 대변하는 법률가든, 둘 다 법률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법률가들이 법리를 왜곡해서 뭔가 다른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조력하려는 행태이다. 이것은 법률가라기보다는 자기 영혼을 파는 일이므로, 법률가로서는 경계해야 한다.” (2014/10/15, 시사인 인터뷰에서 손해배상 청구가 노조운동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두루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법률전문가 공동체'로서 법무법인 지평이 추구해 온 의지를 더욱 굳건히 이어가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두루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온전히 일궈내려 한다.” (2014/09/04, 사단법인 두루 창립기념식에서)

“노동법의 미래는 사회적 정의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회적 정의를 회복하자는 주장은 끝없는 경쟁이 초래할 수 있는 파괴적 상황을 예방하고자 앞선 역사적 경험을 성찰하고 공존과 평화의 국제경제 질서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2014/02, 법학평론 4호에 기고한 연구논문 ‘노동법리의 법적 논증’에서)

"우리 사회가 법원을 아끼고 믿을 수 있도록 애쓰겠다. 법원은 저의 첫사랑이다. 법관을 마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첫사랑을 지키겠다." (2011/11/18, 대법관 퇴임사)

“법관에게는 여러 가지 덕목이 요구되는데 무엇보다 합리적 균형감각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고 어떠한 유혹에도 빠지지 않을 단호한 용기와 신념도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특히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건강에도 신경쓸 것을 권하고 싶다.” (2005/12/01, 전북일보와 인터뷰에서 후배 법관 지망생들에게)

“국가보안법은 완전 폐지보다는 원래 의도했던 정도의 어떤 형식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국보법은 내용물이 문제이지 이를 담는 그릇의 문제는 아니다.” (2005/11/11,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보수를 0, 개혁을 10이라고 보고 5에 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05/11/11,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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