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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정의선, 신종 코로나로 확인된 현대차 부품망 보완 나서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0-02-07 17: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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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신종 코로나로 확인된 현대차 부품망 보완 나서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자동차부품망에 ‘약점’이 발견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부품 확보 차질과 그에 따른 공장 가동중단 사태는 유사시를 대비한 글로벌 부품 네트워크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중대한 과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시장 공략에 나선 동남아시아 지역이 부품망 다변화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계기로 부품망 취약점 발견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 공장이 멈춰 서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 국내 공장의 가동을 이날부터 대부분 중단했다. 기아차도 10일부터 공장 가동중단에 들어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자동차의 신경에 해당하는 핵심부품인 와이어링하니스를 제때 받지 못하게 되면서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분명 천재지변에 준하는 특별한 재난이다.

하지만 이 탓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만큼 위기에 처한 것은 그만큼 현대기아차의 부품망이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와이어링하니스만 봐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공장 의존도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상 중국에서 문제가 생기면 공장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이 이런 취약한 구조를 지니게 된 이유는 과거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현지에 함께 나간 국내 협력기업들의 공장에 부품을 대거 맡기면서 중국 공장 의존도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국내에 생산공장을 둔 협력기업들에게 부품을 조달받는 것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받는 것이 완성차기업에게 이득일 수밖에 없다.

국내 협력기업들 역시 부품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 국내공장을 늘리기보다 중국 생산시설을 확충하는데 공을 들였던 것도 현대차그룹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와이어링하니스 제조기업인 유라코퍼레이션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국내에 3개의 와이어링하니스 제조공장을 두고 있지만 중국에는 9개의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정의선, 동남아시아에 부품망 건설하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중국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

국내 협력기업의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물량을 일부 조달하는 방안도 일부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협력기업들 역시 국내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현대차그룹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와 협력해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 와이어링하니스 생산의 핵심거점인 산둥성에 공문을 보내 공장 생산 재개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일부 공장이라도 엄격한 방역 관리 아래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가동을 승인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중장기적 해법으로 자리잡기는 힘들다. 중국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글로벌 부품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만이 리스크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본 완성차기업들의 사례가 현대차그룹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기업들은 와이어링하니스 사태에서 한 발 비껴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중국에도 일부 부품공장을 두고 있지만 196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부품 협력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구성했기 때문에 중국 공장 폐쇄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완성차기업과 비교할 때 동남아시아에 사실상 협력 부품기업들을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동남아시아 진출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동남아시아를 부품망의 새 거점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분명히 열려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19년 11월 인도네시아에 1조8천억 원을 투자해 자동차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의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의 첫 동남아시아 생산공장 가동시점은 2021년 말로 예정돼 있다. 현대차그룹이 여태껏 중국과 인도,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 진출하면서 협력기업들과 동반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동남아시아에도 부품기업과 함께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부품망 다변화와 관련해 중장기적인 대안을 놓고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 현대차그룹, 과거에도 부품 확보 문제 겪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품 확보 문제로 곤란을 겪었던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2011년에도 엔진부품인 피스톤링을 생산하는 국내 부품회사의 파업으로 공장을 며칠 세웠으며 2016년에도 2·3차 협력기업 문제로 부품 확보에 차질을 겪어 하루 동안 공장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2017년에는 중국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당시 여유롭지 않은 자금 사정 탓에 프랑스 부품기업에 대금 지급을 미뤘고 해당기업이 납품을 거부하면서 공장이 멈춰섰다.

자동차에는 3만 개 안팎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단 하나의 부품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더라도 차량 제작에 차질이 생긴다. 이는 공장 가동중단으로 이어지고 결국 고정비 부담 등으로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효과를 낳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현대기아차의 공장 가동중단 문제 역시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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